말, 그리고 행동
남대진
“말로 떡을 빚으면 조선 사람 다 먹고 남는다.”는 속담이 있다. 살면서 힘 안들이고 쉽게 하는 것이 말이다. 그 중에서도 비판과 비난하는 말은 더욱 그렇다. 누구를 비난하고 비판하고 조롱하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을 비난하는 일들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일례로 오랫동안 정치 평론을 해 온 어느 변호사가 정당에 참여 했다가 한 달 만에 해촉 된 일을 보면 말과 행동을 일치 시키는 것이 참 많이도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인은 말로 국민을 사랑하지만 정작 국민을 위한 행동은 잘 하지 않는다. 목회자가 강단에서는 사랑을 외치지만 정작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주는 일은 별로 없다. 사람들은 말로 비난과 비판은 하지만 그 잘못된 것을 고치기 위한 행동에는 별로 동참하지 않는다.
야당 정치인일 때 비판하던 일을 여당 정치인이 되니 그대로 답습하고, 여당일 때 옳다고 했던 일들을 야당이 되니 틀렸다고 말한다. 필자가 시민·사회·환경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앉아서 말은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행동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당신이 책임지고 고쳐야 하는 것 아니냐, 왜 가만히 있느냐?”는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을 때가 많은데 “그럼 왜 당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느냐”고 말하면 “나는 그런 것 할 줄 모른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할 줄 아는 사람은 없다. 살다보니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이라서 하는 것이고, 해야 할 행동이라서 하는 것이다. 정의감에 불타서도 아니고, 더구나 도덕적으로 완벽한 삶을 살기 때문도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옳은 것은 옳다 말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옳다고 말했으면 자신의 행동도 그래야 하고, 아니라고 말했으면 또 그에 맞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말만 하는 정치인, 말만 하는 평론가, 말로만 하는 관변단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말의 성찬을 늘어놓는 이기적인 사람들은 사라져야 한다. 말을 했으면 행동으로 옮겨라, 그래야 이 세상은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