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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방송 20년의 성실함_방송인 김차동을 만나다
글 : 매거진군산 편집부 /
2012.03.01 18:01:43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달달하고 편안한 목소리와 섬세하고 부드러운 진행으로  전라북도의 새벽을 깨우는, 청취율 6~70%를 자랑하는 MBC FM 모닝쇼의 방송인 김차동을 만났다. 전북에서는 이미 유명한 스타지만 아직은 하고 싶은 일이 많이 있다는 그에게서 살아온 인생과 방송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맥군_ 올해로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61년 11월생입니다. 고향은 진안이지만 군산상고, 군산대학교를 나왔습니다. 고등학교부터 군산에서 성장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왔습니다. 도민들께서는 당연히 군산이 고향인줄 알고 계십니다. 군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교육학석사와 경영학박사를 모두 같은 모교에서 마쳤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군산에서 출퇴근 했습니다만 요즘에는 전주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이 만들어지면서 전주, 군산 간 도로에 안개가 많이 심해져서 운전하기에 위험하더군요. 특히 새벽방송을 하는 저로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사고도 몇 번 있었습니다.

 

맥군_ 와, 박사님이시네요.

네, 은퇴 후에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만, 석사를 하다 보니 박사까지 욕심이 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MBC 내부 프로덕션의 대표를 맡게 되어 경영학 공부가 실제 운영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네요.

 

맥군_ 지금 진행하시는 FM 모닝쇼가 굉장히 오래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방송데뷔는 89년 KBS군산라디오에서 했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MBC FM 모닝쇼는 93년 10월 18일부터 시작되어 이제 19년째 들어갔습니다. 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을 가기가 쉽지 않을 때였죠. 80년도 서울에서 재수생 생활을 했는데 우연히 DJ를 하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습니다. 당시만 해도 DJ가 나름 괜찮은 직업이었습니다. 인기도 좋았지만 시간대비 돈벌이가 좋았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재수생 시절이었지만 친구에게 부탁해서 약 1년 동안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후 군대를 다녀와서 1984년에 군산대학교에 입학을 하고보니 역시 생활비가 만만치 않아 DJ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군산에 DJ가 필요한 업소가 많았습니다.

 

맥군_ 그럼 주로 카페에서 DJ를 하셨겠네요?

안한 데가 없죠. 예전에는 DJ가 호프집, 커피숍, 음악다방 심지어 제과점에도 있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5년 동안 그렇게 일을 했었죠. 생각해보면 지금 인기보다 당시 DJ로서의 인기가 더 좋았던 거 같아요. 예전 구 군산역 부근에 모두랑, 몽마르뜨 라는 호프집이 있었습니다.  술 마시며 춤도 출수 있었던 곳입니다. 군산은 미군부대라는 특수성 때문에 서양문화를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쉽게 접했던 거 같습니다.

 

맥군_ 그런데 어떻게 방송 쪽으로 가시게 된 겁니까?

당시 KBS 서해방송이 지금 가구거리가 있는 죽성동에 있었습니다. 다운타운에서 DJ를 하면서 MC로도 많이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 89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날 저녁 군산에 있는 통기타가수들이 KBS공개홀을 빌려서 공연을 했는데, 제가 사회를 맡아 진행을 했습니다. 그때 KBS 간부 한분과 담당 부장님 두 분이 퇴근을 하다가 구경을 오신 겁니다.   제가 진행하는 모습을 보니까 지방 촌놈치고는 제법 재치도 있고 진행도 깔끔하니까 관심을 두신 거죠. 마침 KBS에서 음악프로그램을 만들면서 DJ를 구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그날이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던 거 같아요. 이듬해 2월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4월에 바로 방송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1년 반 동안 제법 인기가 좋았던 ‘아만나’라고 불렸었던 ‘아홉시에 만납시다’라는 저녁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됩니다.  제 바로 다음 10시에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변진섭씨가 진행하던 ‘밤을 잊은 그대에게’라는 프로가 있어서 더욱 시청률이 좋았습니다.

 

맥군_ MBC로는 어떤 계기로 옮기시게 되나요?

‘아만나’를 제 개인 사정으로 좀 쉬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CBS전북방송에서 잠깐 프로를 진행했는데 MBC 대표 프로그램격인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DJ를 구한다고 해서 도전했습니다. 결국 그 방송은 못 맡게 되었지만, 어쩌다보니 누구도 꺼려하는 아침 방송을 맡게 되지요. 남자가 새벽방송을 진행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에너지소모도 크고 매일 저녁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FM 모닝쇼가 19년째라고 말씀드렸지만, 아침방송 19년과 낮방송 19년은 똑같은 세월이지만 방송인들이 느끼는 체감은 확실히 달라요.

 

맥군_ 방송 시간이 몇 시지요?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방송입니다만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상시간은 매일 4시30분입니다. 저에게 편안한 저녁시간은 아예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매주 일요일에만 녹음방송을 보내기 때문에 토요일 저녁에만 간단히 술자리를 가질 수 있습니다. 제가 맡기 전에는 진행자가 수시로 바뀌었습니다. 몇 개월을 못 버티고 위장병으로 쓰러지는 분, 방송 펑크 내는 분 등등. 누구도 나서는 사람이 없으니까 제가 맡았습니다. 저도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습니다. 그저 열심히만 해보자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오직 목표는 내가 잘 돼서 내가 선택하는 프로그램을 맡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려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김차동’이라는 브랜드가 생기고 ‘깨동신드롬’도 생기더군요. 당시 경쟁했던 아침프로 대여섯 개를 매일 녹음해서 모니터링하면서 대학노트 150권 정도에 기록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모니터링은 계속 하고 있죠. 아침방송이라 교통 안내도 필수라 제 사비로 작가를 뽑아서 전북 큰 길들을 모두 돌아다니면서 교통 지도를 그렸습니다. 일반 지도와 교통지도가 다른 이유는 그 지명을 부르는 사람마다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위치를 알지 못하면 교통정보의 생명력이 없어집니다.

 

 


 

맥군_ 전북에서는 인기가 무척 높으신데, 아직까지 아침방송을 고집하는 이유는?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면서 푹 좀 자고 싶은 마음에 “언제까지 해야 되나”라고 푸념을 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은 천근만금이고 회사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아침방송만이 주는 매력이 있어요. 조간신문 같은 느낌이랄까요?  조간신문을 딱 펼쳤을 때 누구보다 먼저 접한다는 신선함이 있습니다. 심지어 전날 9시 뉴스에 봤던 내용이라도 새벽에 접하면 다시 새롭다는 겁니다.  누구도 손대지 않은 소재를 내 마음대로 건드릴 수 있다는 거죠.  또 아침방송은 스펀지 같습니다.  청취자들께서는 저희들이 주는 대로 다 받아들입니다.  이의제기가 없다는 거지요.  저녁방송은 하루 종일 들었던 뉴스나 방송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또 듣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배들에게 ‘저녁방송은 굳어있는 돌을 이끼로 감싸듯이 만 해라’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또 잔업 등의 이유로 퇴근시간은 불규칙한 경우가 많지만 출근만큼은 항상 일정하거든요.  항상 그 시간에는 제 라디오를 듣게 되는 거지요.

 

맥군_ 이렇게 오래 진행하셔서 이제는 일상의 버릇처럼 되셨겠습니다.

그렇지요.  그래도 매일 매일 아침에 일어나는 건 전쟁이고, 사람이란 게 해떨어지면 자고 해 뜨면 일어나는 기본적인 생체리듬대로 가야 되는데 그걸 역으로 거스르는 게 무척 힘든 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제게 FM 모닝쇼만한 경쟁력은 없는 거 같습니다.

 

맥군_ 언제까지 진행하고 싶으신지요?

딱히 정해 놓은 건 없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까지라도 하고 싶습니다.  지난 10주년(03)에는 브론즈 마우스, 5,000회 때(07)에는 실버 마우스를 받았고, 조만간 20년 (13년 10월 18일)이 되면 골드 마우스를 받을 겁니다.  상징적인 의미지만 제게는 너무나 큰 자산이 됩니다.

 

맥군_ 19년 동안 생방송에 며칠이나 빠지셨나요?

단 하루도 없습니다.  그게 제 최고의 자랑입니다.  딱 한번 7분 지각한 적이 있는 게 유일합니다.  감기약을 먹고 잤는데 못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제가 완전히 자리 잡기 전이어서 회사에서는 “그만두게 해라”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생방송 7분이면 엄청난 사고라고 볼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 7분은 서울 방송을 대신 송출했지만 제게는 씻을 수 없는 오점이지요.  원래는 대기 아나운서가 있어서 대신 진행도 하지만 그 당시는 여건 상 그렇게 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까지 방송하는 동안 다른 경쟁 방송이나 수도권방송은 진행자가 20여명 이상 바뀌었습니다.  이종환씨, 황인용씨, 신동호씨, 오상진씨 등등 쟁쟁하신 분들이 아침방송을 진행하셨습니다.  하지만 보통 1년 반을 넘기기 힘들었던 거 같습니다.

 

 


 

맥군_ 원고는 어떻게 작성하시는가요?

제가 실은 PD책임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가 두 명이 철저하게 제 중심으로 원고를 작성합니다.  방송 전날 주로 작업이 이루어지며, 방송의 오프닝, 중간 섹션, 말미의 내용 등 전체적인 구성을 가지고 어울리는 멘트 등을 정합니다.  오프닝에는 잠을 깨워드려야 하니까 너무 감성적인 내용보다는 보편적인 전달, 뉴스나 날씨, 생활정보 등을 위주로 전합니다.  8시 넘어가면서 부터는 여유 있게 출근하시는 분들을 위해 뽕짝도 한곡 씩 보내드리고, 유머나 퀴즈 등 오락성 있는 코너들로 진행합니다.  작가의존도를 최소화 하고자 하는 이유는 작가들이 일을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아침방송이라 그렇지요.  그래서 60~70%의 원고 내용 결정을 제가 하고 있습니다.

 

맥군_너무 편하게 들리는데 애드리브도 많이?

물론 애드리브도 있어요.  하지만 남들이 들으면 다 애드리브라고 생각하시는데 그게 다 사실은 원고입니다.  아예 원고 없이 방송하는 줄 알고 계신 분도 계십니다.  오로지 애드리브는 인터뷰밖에 없습니다.  제가 항상 애드리브를 칠 정도로 식견이 있지도 않아요. (웃음)  원고 자체가 제 호흡에 맞게 너무나 잘 만들어진 거지요.  편안하게 들으시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맥군_ 지방의 방송인으로서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

수도권방송하고 분명 차이는 있습니다만, 지방방송만의 인센티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수도권에 비해 100점이 아닌 70~80점만 되도 ‘지방이지만 잘한다’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는 것이지요.  지방에서는 조금만 뛰어나도 쉽게 인정받을 수 있는 장점 같은 거지요.  하지만 또 50점 이하가 되면 지방에서는 더욱 살아가기 힘들어 지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맥군_ 군산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정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가 군산출신이라는 것을 확실히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자는 “군산홍보방송이냐?”라는 의심을 받을 만큼 군산이야기가 나오면 열을 내고, 군산대학교는 모교니까 또 자랑을 많이 합니다.  제 자랑 같지만, 이렇게 오랜 방송을 이어 내려온 것도 전라북도와 군산의 문화자산일 것입니다.  좀 더 애정을 가지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저는 군산 시민임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60살이 넘어서도 계속 방송을 하고 싶다는 군산의 자랑스러운 방송인 김차동.  인터뷰 내내 열정적이고 활기찬 모습으로 솔직한 속내를 보여주었다.  최강동안 외모만큼이나 건강과 목 관리를 잘해서 오랫동안 그의 편안한 방송을 듣기를 바란다.

 

 

전주MBC 99.1MHz 김차동 FM모닝쇼 / 매일아침 7:00~9:00 / 문자참여 #0991

간식을 배달해 드립니다 / 사연, 음악신청 / 퀴즈!무한질주 / 우리사는 이야기

/ 웃고 삽시다 / 모닝쇼 알림방 / 모닝비타민 방송내용 / 굿모닝 잉글리시 등의 섹션이 있다

모닝쇼 팬카페 cafe.daum.net/morningshow

김차동 미니홈피 www.cyworld.com/djcha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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