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의 나이에 충치가 커져서 이가 시린 경우, 28개 치아 중에 충치가 커진 이 하나만 시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와 다르게 50살의 나이가 되어 이가 시린 경우에는 여러 개의 치아가 동시에 시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왼 쪽, 오른 쪽, 위아래 치아들이 시리지요. 물론 좀 더 많이 시린 이가 있고, 조금 덜 시린 이도 있습니다. 치경부 마모증, 즉, 치아 허리부분이 패여서 시린 경우가 많지만, 치경부 마모증 뿐만 아니라 치주질환, 충치, 치아 균열, 교합 불균형 등의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 또한 많이 있습니다.
치아 하나가 시린 경우에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서 원인을 제거하는 원인 치료가 정답이고, 그렇게 치료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여러 개의 치아가 시리고, 여러 가지 원인이 얽혀 있는 경우에 원인 치료만을 고집하면 상황이 매우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치아에 여러 가지 원인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먼저 가장 영향력이 큰 원인을 제거(치료)하고 난 후에 치아들이 어느 정도 시린 지, 시린 정도를 파악합니다. 찬 물이 닿기만 하면 이가 시린 정도가 아니라 통증으로 괴롭다면 나머지 원인들을 치료하는 것 보다는, 많이 시린 이를 파악해서 신경치료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겠습니다. 시린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치아에 직접 얼음 조각을 대보는 것입니다. 집에서는 너무나 시려서 괴로웠는데, 치과에서 얼음 조각을 대보니 크게 시린 이가 발견이 안 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그럴 땐 정수기에서 냉수를 한 컵 받아서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서 확인하기도 합니다.
여러 치아가 시린 경우에는 어떤 치아가 제일 많이 시린 지, 본인은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 합니다. 물론 정확하게 구별하시는 분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본인이 생각하는 제일 괴로운 치아와 실제 원인 치아가 다릅니다. 왼 쪽 어금니가 시린 지, 오른 쪽 어금니가 시린 지는 누구나 구별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위 어금니가 시린 지, 아래가 원인인 지를 구별하는 것은 우리 신체 구조상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시린이 주변에 레진으로 때웠던 치아가 있거나, 얼마 전에 금니를 씌운 치아가 있다면 우리의 선입관은 치료했던 치아를 지목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선입관은 논리적 판단을 방해하기 때문에 아무리 치과의사가 설명을 해도, 상황을 이해하는 데 계속 방해를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거울을 보여 드리면서 얼음 조각을 대고 시린 이를 확인하더라도, 본인의 고집을 접지 않는 분도 가끔 계시지요.
여러 개의 치아가 시려서 많이 불편하시다면, 주원인을 먼저 치료합니다. 그리고, 시린 정도에 따라 신경치료를 할 것인지, 덜 시리게 하는 약물을 바르는 치료를 할 것인지 결정을 하시는 게 괴로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조금 시린이를 신경치료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