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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속으로 길을 걷다_군산 양키시장
글 : 서진옥(문화평론가) / seoball@lycos.co.kr
2012.02.01 16:19:25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사람이 그리웠다.  말없이 내려다보는 저 먼 풍경이 아니라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 말이다.  30년 넘게 그곳을 떠나지 않고 하루하루 웃음으로 살아가는 그들은 아름다웠고, 지나간 세월을 잊지 못하고 애달프게 사는 그들은 정이 넘쳤다.  스치듯 안녕이라 지만 기어이 뒤돌아보게 만드는, 그들의 삶 속에서 작은 삶의 기쁨을 얻는다. 

 

 

밀리터리 패션의 메카

이름만으로도 세계적인 양키시장은 1950년도 6.25한국전쟁 때 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군산 미국 비행장에서 유통과정 없이 흘러나온 군수품을 사고팔면서 자연스럽게 붙어진 이름이 바로 앙키 시장이다.  거기에 한국군 부대가 공설운동장, 중앙초등학교 자리에 머무르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더욱 활기가 넘쳐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 이였다.  1960년대 까지 피난민들은 좌판을 벌여놓고 미군용품과 국군용품 뿐만 아니라 없는 것 빼곤 다 있어 전국으로까지 공급도 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1980년도 경제가 차츰 회복되면서 기성복, 남성의류, 양복, 등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점점 바뀌게 되었고 요즘은 젊은이 사이에서는 밀리터리 패션의 천국으로 통한다.

 

 


 

앙키시장은 구 역전 시장과 골목골목 연결되어서 밀리터리 패션 뿐만 아니라 훈훈한 인심 가득한 맛 집도 함께 느낄 수도 있다.  커다란 옷들이 주렁주렁 걸려있고, 쌓여 있는 풍경은 시장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주인은 나름의 무언가의 기준으로 옷을 분류하며 품질에 따라 혹은 소비자의 애교로 가격이 결정된다. 이름바 ‘횡재한다’ 는 말을 하게 할 정도로 잘만 고르면 생각보다 무척 저렴한 가격에 구매를 할 수 있다.  예전처럼 실용성과 다양성을 강조하기보다는 개성과 멋, 희소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밀리터리 패션 마니아들 덕에 앙키시장의 가치도 높아졌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의 옷, 낡고 오래된 느낌을 강조한 패션 트렌드를 만날 수 있어, 요즘 유행하는 믹스 매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다.

 

이렇게 앙키시장은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 왔다.  지금은 30여개의 상점들이 있지만 예전에는 100여개가 넘는 상점들이 운영되기도 했었다.  이 곳 사장님들은 적게는 30년부터 길게는 50년이상 대를 이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군산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쇼핑 공간인 동시에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무장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가족, 연인, 친구끼리 온종일 머물며 즐거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거대한 테마파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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