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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100년 후를 바라보는 건축_BS건축디자인 고인배 대표
글 : 신인혜(자유기고가) / uh1986@naver.com
2012.02.01 15:30:54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저는 건물을 지을 때 50년, 100년 후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을 지나온 건물들은 벽돌 한 장, 기와 한 장에도 추억이 담겨 있다.  오래된 건축물 앞에서 마음이 벅차오르는 것은 긴 시간 속에서도 그 형태를 유지하며 지나온 세월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 개정동에 위치한 BS건축디자인의 고인배 대표는 건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단지 사람이 사는 집, 영업을 하는 가게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 그 자체를 담아내는 공간을 빚어내고 있다.

 


고인배 대표는 서해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 1회 졸업생이다.  졸업 후 친구들과 함께 ‘아이디어 뱅크’라는 업체를 열면서 실내 인테리어 일을 시작했다.  이후 1994년에 오픈한 인테리어 업체 ‘바우하우스’를 통해 감각적인 공간배치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원광대학교 치의대 병원을 비롯 웨스턴 호텔, 삼성 미플러스 병원 등 다양한 업체의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컨셉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고인배 대표의 인테리어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건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고인배 대표는 펜션이나 과수원 건물을 지으며 건축 일의 전반을 배우기 시작했다.  건물의 용도와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한 고인배 대표의 건물은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기존에 인테리어 일을 맡겼던 고객들의 건축문의가 이어졌다.  2009년 고인배 대표는 ‘BS건축디자인’을 설립했다. “제가 본격적으로 건축을 시작한 것은 2009년 8월입니다. 수송동에 위치한 건물이었는데요. 현재 카페 ‘커피콩 초코콩’이 있는 곳입니다. 건물이 완공되었을 때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후 꾸준히 건축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BS건축디자인은 건물의 설계와 디자인부터 시공, 인테리어 까지 건축의 전 과정을 담당한다.  건물을 지을 때는 건물이 위치한 환경, 용도, 건축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분을 고려한다.  고인배 대표는 의뢰가 들어오면 제일 먼저 건물의 위치를 본다.  적법한 절차에 맞춰 건물을 지어야 하는 만큼 그 지역에 건물을 몇 평까지 지을 수 있는지, 몇 층까지 올릴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후 건축주와의 미팅을 통해 건물의 용도와 공간 분할, 외관 디자인을 결정한다.  “건물의 용도와 건축주의 요구에 맞춰 공간을 구성합니다.  공간에 대한 평면도가 나오면 이후에 건물의 외관 디자인을 결정합니다.  이렇게 전체를 구성하는 과정이 길게는 한 달, 짧게는 보름정도 걸립니다.” 

건물을 설계하고 디자인할 때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할까.  고인배 대표는 이에 대해 ‘구조적으로 튼튼한 건물’을 꼽았다.  “건물이 완공되었을 때 외관적으로 아름다운 것도 분명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건물이 오랫동안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건축 철학은 튼튼하면서도 아름다운 건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색을 알 수 있듯, 건물에도 색이 있습니다.  처음 건물을 디자인 할 때 건물이 위치한 환경과 용도를 통해 그 건물만의 색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둡니다.”  기존의 건물과 차별화 된 고인배 대표의 디자인은 어느 덧 BS건축디자인의 색이 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디자인은 어디서 시작되는 것일까.  “건물을 디자인하기 전에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합니다.  다양한 형태와 재료, 색을 반영해서 기존의 디자인과 다르게 접근하려고 합니다.”

고인배 대표는 건축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건축주와의 의견 조율’을 꼽았다.  건축 예산과 건축주의 요구사항이 잘 맞아 떨어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건물을 짓다보면 더 좋게 짓고 싶은 것이 건축주의 마음입니다.  그러다 보니 건축 과정에서 요구사항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지요.  예산이 한정되어 있는 것에 비해 요구사항이 늘다보니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건축주와의 의견 조율은 건물 디자인에서도 중요하다.  “디자인 과정에서 건물의 콘셉트와 건축주의 요구가 상충하기도 합니다. 건물의 용도나 콘셉트와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을 건축주가 요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고인배 대표는 디자인이 왜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다른 대안을 제시한다.  고인배 대표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최종 결정은 건축주가 하는 만큼 그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반영하려고 합니다.  절충안을 찾지 못할 땐 결국 건축주의 의견을 따라가지만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건축 일을 하면서 안타까운 일도 많았다.  특히 4개월간 미팅을 하며 최선을 다해 준비한 건물의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을 때의 허탈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4개월 간 건축주와 미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공사로는 이어지지 못했죠.”  이후 고인배 대표는 서로가 소통하고 교류하는 과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싫은 소리를 하기 보다는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기분 좋게 일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최근 건축은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최근 건설 현장에 군산대학교 학생들이 견학을 나왔었습니다.  디자인부터 설계, 시공과정까지 꼼꼼히 살펴보고 메모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현장 일에 대한 환상도 많다.  고인배 대표는 한 단계 한 단계 배워나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처음 대학을 졸업해 현장에 나오면 청소를 하고, 윗사람 일을 보조하며 허드렛일을 하게 됩니다.  내가 디자이너다, 설계사다, 생각하고 그 일을 허투루 생각하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합니다.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습니다.  잔심부름, 허드렛일을 하면서 현장의 일을 익히고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웁니다.”

고인배 대표는 현장 근무를 하면서 공부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저는 앞으로 건축업에 종사하시려는 분들이 현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그 일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어학공부나 건축공부를 했으면 합니다.  지금은 가장 낮은 단계더라도 그렇게 꾸준히 준비하면 다른 사람들과는 차별화 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일을 하더라도 그 일에 대해 조금씩 더 배워나간다면 10년, 20년이 지났을 때 다른 사람보다 더 우수한 실력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올해 고인배 대표는 종합건설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종합건설면허를 가지고 BS건축디자인의 이름으로 사업 범위를 더 넓혀갈 예정이다.  “저는 제가 지은 건물들에 제 이름을 남긴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종류의 건물이든 그 건물만의 색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튼튼하고 아름다운 집, 오랫동안 사랑받는 집을 통해 사람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고인배 대표가 지은 건물에서 차를 마시고, 사람들과 만나며 일상의 한 부분을 보낸다.  건물의 주인이 바뀌고, 들어오고 나서는 사람들의 흔적과 추억들이 쌓이면서 건물은 자신만의 색을 채워 나갈 것이다.  건축이란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것이라는 고인배 대표.  그가 빚어내는 공간의 예술을 기대해 본다. 

 

BS건축디자인

전북 군산시 개정동 65-9

063-451-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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