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언젠가
출장 떠나는 나에게
“오늘이 며칠이지요?”
“달력 보면 되지”
한 마디 남기고 현관문 나서는 남편을
아내는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다음 날
초등학생 큰 딸 하는 말
“어제 엄마 생일이었어요.”
그렇게 결혼생활 30년이 흘렀네요.
친정아버지 기일이라고
서울 다녀오던 날
평소 보다 조금 더
내 앞을 서성이는 아내를 보며
“잘 다녀왔어?”
한 마디 뿐인 아빠에게
유치원생 둘째 딸 전해주는 귓속 말
“엄마 머리 커트했어요.”
그렇게 살아온 동갑내기 부부 나이
어느 덧
60이 되었네요.
올해는 시골 집 앞마당에
아내가 좋아하는
라일락 한 그루 심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