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에 선 빛바랜 근대 건축과 후미진 뒷골목, 정겨운 뒷길을 두 발로 걸으며 가슴 시린 근대사와 마주했다.
그 길 위에서 쉬이 지워지지 않을, 군산의 흔적들을 가슴으로 걸어 본다.
세월의 무게가 촘촘이 내려앉은 1900년대 근대 건물 위주로 둘러보는 월명동 근대문화 거리 코스중 동국사를 중심으로, 월명산 등산로 입구까지 거리거리의 예술은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을 가장 먼저 반겨준다.
본래 군산에서 2000년대까지 가장 번화한 곳이었지만 신도시 개발 등의 이유로 개발이 묶여 지금은 쇠락했다. 이런 모습이 안타깝게 여겨 동네를 조금이라도 활기차게 꾸며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2011년5월 1일-11월 30일까지 이뤄진, 일명 “동국사 가는길” 마을가꾸기 프로젝트. 뜻을 함께한 월명동 주민센터(동장 김홍식)과 월명동 동국사 가는길 마을가꾸기 추진협의회(대표 이상훈), 지역작가(ICM대표 이진우)등 주민들이 모여 마을 가꾸기 예술 환경꾸미기를 시작했다. 전국 각 지역의 유명한 작가 및 문화생산자들까지 월명동 동국사 가는 길 을 방문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소통의장을 마련하고, 또한 작품도 설치 및 그림도 그렸다.
마을 가꾸기 사업은 7개월여 일 단락 되었지만 그 결과물들은 고스란히 동네에 남았다. 좁다란 골목 곳곳에 숨어 있는 벽화들이 그것이다. 조용한 골목과 오래된 집들, 그리고 총 천연 색 타일 벽화가 묘하게 잘 어울리는 곳. 또한 옹기종기 모인 상점들 사이로 어디선가 삐걱거리는 창문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간 듯 포근한 기분, 거리 상점들의 간판들은 아름다운 한글의 예술혼을 보는 듯 심플하고, 또 어떤 것은 잔잔한 수채화의 느낌을 풀풀 풍긴다. 거리담장 하나하나 상점 간판 하나하나가 캔버스, 골목골목이 갤러리가 되었다.
겨울 햇살과 함께 맞이하는 곳 동국사 가는 길을 주도한 “창작문화 공간 여인숙”이다. 오래된 여인숙을 개조하여 만들 창작문화공간 여인숙은 크게 전시실과 작가작업실로 운영되어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진행중, 또한 월명동 동국사 가는 길 마을 가꾸지 사업의 주민교육 및 아트벼룩시장, 주민놀이 한마당도 진행되었다.
“월명동 동국사 가는 길”은 소박하고, 작은 마을길은 억지로 꾸민 티가 나지 않아 좋다. 가끔 영화촬영까지 열린다니, 지루한 겨울 날 심심한 활력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