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재미가 없는 얘기를 할까 합니다. 재미는 없지만 중요한 얘기거든요.
우리 나라 국민들이 겪는 치과 질환 중 제일 큰 비중은 충치입니다. 그리고 충치를 일으키는 상황으로, 부족한 칫솔질로 인해 충치 원인균이 맘 편히 입 안에 살면서 종족번식 활발하고, 충치 원인균이 먹고 살 충분한 설탕의 공급으로 설명 드렸지요. 결국 치아 구조가 파괴되면서 충치가 진행되게 됩니다.
그렇다면 정확한 칫솔질과, 설탕 공급 차단 두 가지 방법 이외에 충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오랜 세월 치과의사들은 연구를 했습니다. 정말 다양한 방법들, 예를 들면 충치 원인균을 억제하는 성분을 닭에게 잔뜩 먹이고 그 닭이 낳은 알을 우리 아이들이 먹으면 충치가 예방되지 않을까? 미미한 효과로 폐기된 연구 등이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 많은 국민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충치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불소를 이용하는 것을 첫 째로 꼽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거의 대부분의 치약에는 불소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치약에 불소를 첨가하는 것은 충치 원인균을 억제하는 효과와 치아 표면에 불소가 침착되어 충치 원인균의 배설물인 산성 용액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매우 제한적인 효과에 머무릅니다. 치아 자체에 전체적으로 고르게 불소가 침착되어 있다면 산성 용액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커지게 됩니다. 그런데 치아는 한번 잇몸 밖으로 나오고 나면 그 구조 자체에 변화가 전혀 없습니다. 치아가 잇몸 속에서 만들어질 때부터 불소가 적절히 공급되어야만 불소에 의해서 더욱 튼튼한 치아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아기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불소가 공급이 되어야하고 태어난 이후로 지속적으로 불소가 공급 되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모든 국민이 불소를 매일 먹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일부러 불소를 구입해서 먹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수돗물에 적절한 농도의 불소를 첨가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국민이 충치 예방 혜택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이 것이 수돗물 불소화 사업입니다.
수돗물 불소화를 시행하고 있는 외국의 사례도 있고, 우리나라는 청주(1982년 시작)와 진해(1981년 시작)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군산시에서는 93년 무렵 치과의사 주도로 수돗물 불소화를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는 일에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불소를 한 번에 많은 양(불소가 첨가된 수돗물을 한 번에 1,000 리터이상)을 먹게 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고, 불소 자체가 독극물(불소를 많이 먹으면 위험하지요. 소금을 10 숟가락 먹으면 사망합니다. 어떤 것이든 많이 먹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집니다.)이고, 불소가 발암물질(WHO에서 불소를 발암물질로 인정하지 않았고,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는 것을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이다 등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 해보시면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가 많이 있습니다. 다만 근본주의적 생태주의를 지향하시는 분들은 “그냥 아무 것도 첨가 되지 않은 수돗물(심지어 염소계 소독약도 첨가되지 않은)을 마시고 싶다.”라고 주장합니다. 솔직히 이런 의견을 가진 분과 토론을 거쳐 설득할 자신이 저는 없습니다.
개인적인 선택권 때문에 예방할 수 있는 충치를 방치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고통과 많은 비용 부담을 발생시키게 됩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어떤 정책에 대해 찬반 의견이 있을 때, 찬반 토론을 통해 다수의 결정에 따라 정책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선택과 공공의 선택이 충돌할 때, 합리적 토론을 통해서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 우리 군산에도 시행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