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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살롱스토리 01 “내가 사랑한 모던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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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1 13:05:19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모던살롱스토리 01

“내가 사랑한 모던보이”

 

한국복식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참조문헌 1호로 보는 저서가 바로 <조선복식고> (1947.백양당)이다. 지금까지 나온 한국복식사 연구 저서 중에서 상고시대복식에 대한 첫 번째 단일한 연구서 이면서 이 논문을 능가할 저서는 아직까지 없다고 할 정도로 최고의 자료로 꼽힌다.

 

조선복식고를 쓴 저자 이 여성(본명이명건)은 1901년 경북 칠곡에서 금부도사 이선해의 손자이며 만석꾼 팔부자집 장남으로 태어났다. 18세 보성고보를 졸업하기 까지 학생시절에 체조, 마라톤, 테니스, 역도, 스케이트, 등산등 만능 스포츠맨 이며 달변가였고 그림도 잘 그렸다고 한다.

 

이여성은 한국 복식사에서 개척자인 복식학자였으며 진보적 민족주의 정치가, 사회주의 운동가, 독립운동가 였고 <수자조선연구>를 통해 일제의 침탈을 고발한 언론인 이었고 상고시대부터 조선말까지 역사를 그림으로 표현한 역사 화가이며 남화(南畵)의 거두였다.

 

최근에 방영된 영화 ‘밀정’에 등장하는 약산 김원봉과 초대 국회부의장을 지낸 약수 김두전과 여성 이명건은 우국지사 홍성규에 의해 의형제로 맺어진 사이였는데 약산 (산과같이) 약수(물 과같이) 여성(별과같이)이라는 호를 붙여 주었다.

 

독립운동을 하다 투옥되어 옥살이를 하고 일본에 유학을 갔다가 귀국후 언론인과 연구자로서 민족의 전통을 재확인하고 연구 소개하는 일을 하였다. 해방 후 여운형과 함께 건국준비위원회에 참여하여 활동하다가 1948년 월북하였고 김일성대학에서 역사학 강좌 장으로 활동 했다고 한다. 분단은 그의 저서를 금서로 만들었고 <조선복식고>는 1990년대가 되어서야 남한에서 거론할 수 있게 되었다.

<조선복식고>를 저술할 당시는 1930년대 였는데  친일이나 자본주의 경제활동으로 부를 축적한 신흥 부자들이 생겨났고 식민지 조선의 인구학적 변화 및 생산성의 증대로 대중문화와 소비문화 영역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경성이라는 특정 장소를 매개로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서구스타일이 유행했다. 1930년대를 다룬 영화,  암살,  아가씨,  등에서 보여 지는  모던걸∙모던보이들은 부유한 조선인이 누릴 수 있는 사치스런 것들로 가득 찬 경성에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호텔 팜코트에서 에프터눈티를 즐기고 댄스장에서 춤을 추고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며 새로운 사상을 논하고  패션을 입었고 자유연애를 즐겼다.

 

일본 동경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며  엘리트 교육을 받고 신문물을 접한 조선 최고의 모던보이 이여성은 메조소프라노 박인애와 결혼하고 조선에 돌아와 식민지 조선의 자주적인 독립을 꿈꾸며 문화조선의 역사를 알리고자 노력하였다.
포마드를 발라 가지런히 빗은 머리와 둥근테 안경, 잘 다려진셔츠에 핏이 살아있는 슈트를 입고 클래식 하면서 중후한 댄디룩의 그가 약산 김원봉, 악수 김두전과 함께 경성을 거니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영화의 한 장면이다.

 

1930년대 군산역시 광복 전까지 무자비한 수탈에 시달렸다. 수탈과 항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군산에서 나는 지금 모던걸 웨딩스토리에 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모던살롱에서 조선복식고를 읽으며 그를 그리워한다.

 

 

이미숙
차림문화원 대표 복식 수석큐레이터
010-5284-7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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