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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네 민박식당’ 식대가 절반 수준인 이유
글 : 조종안 / chongani@hanmail.net
2016.09.01 15:55:57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승현이네 민박식당’ 식대가 절반 수준인 이유

적은 비용으로 자연산 회를 먹으며 선유도 관광하는 방법  

 


 

 

전북 군산시 옥도면에 속한 고군산군도는 63개(유인도 16개, 무인도 47개) 섬이 무리를 이룬다. 그중 군산에서 쾌속선으로 50분쯤 소요되는 선유도(仙遊島)는 크고 작은 20여개 섬이 호위하듯 감싸고 있다. 신선이 노닐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 선유도. 올망졸망한 섬들과 청정 바다가 어우러지면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한다. 기자는 7월과 8월 두 차례 그곳에 다녀왔다. -기자 말

 

밭 너머 마을, 승현이네 민박식당 가는 길

 

선유도 선착장에서 양반걸음으로 10분쯤 걸어가니 유리알처럼 곱고 투명한 명사십리(해수욕장)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모래밭이 활처럼 굽은 명사십리는 ‘선유팔경’ 중 하나. 바다 위에 점점이 박힌 섬들과 청잣빛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다. 얼마쯤 걸었을까. 신선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 형상의 봉우리 두 개가 나타난다. 선유도를 상징하는 망주봉(104.5m)이다. 

 

선유도에 유배된 충신이 임금을 그리다가 그만 굳어져 바위산이 됐다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지는 망주봉. 이 바위산에는 한여름 폭우가 쏟아지면 웅장한 폭포가 7~8개 만들어져 장관을 이룬다. 이름하여 ‘망주폭포’다. 암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폭포 모양이 선비의 눈물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선유팔경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힌다. 

 

망주봉은 고려 인종 원년(1123) 중국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 일행이 개경으로 향하다가 군산도(선유도)에 머물면서 기록한 <선화봉사고려도경>(서긍의 견문록)에도 나온다. 견문록은 ‘군산정(群山亭: 손님을 맞이하는 정자)은 바다에 닿아있고, 뒤에는 봉우리가 두 개 있는데 그 봉우리는 나란히 서 있어 절벽을 이루고 수백길이나 치솟아 있다'라고 적고 있다. 

 

망주봉을 지나면 전월마을(전월리, 신기리, 남악리)이다. ‘밭 너머 마을’이라 해서 불리게 됐다는 전월리(田越里). 이곳에는 육지에서 보기 어려운 무성한 갈대밭이 조성되어 있어 가을이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남악산(155.6m) 너머 몽돌해변은 듣기만 해도 자갈밭에 파도 구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면서 걸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두 손을 합장한 모양의 신기리 선착장 ‘기도등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식대가 저렴한 이유는 횟감을 직접 구하기 때문

 

편정수 군산시 문화관광해설사가 추천하는 ‘승현이네 민박식당’(주인 송승현)에 도착했다. 지붕이 낮아서 그런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실내는 그 반대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시야가 탁 트이고 운치도 있다. 세월의 나이가 느껴지는 평상이 고향집 뒷마루를 떠오르게 한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가슴으로 파고든다. 더위가 싹 가신다. 바닥이 자갈이라서 발을 움직일 때마다 사그락 사그락 시원함을 더한다. 

 

식당 건물은 허름하지만 망주봉을 배경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 ‘배산임수’ 지세임을 알 수 있다. 땡볕 더위를 피해 평상 밑에서 곤히 잠든 강아지와 코를 스치는 흙냄새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원을 그리며 갯바위를 맴도는 갈매기와 부드럽게 철썩이는 파도 소리, 귀가 따갑도록 여름을 노래하는 매미들, 푸성귀가 심어진 한가로운 텃밭 등 평화로운 섬마을 풍경은 동요 <섬집아이> 가사를 흥얼거리게 한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스르르 팔을 베고 잠이 듭니다···.”

 

편 해설사는 “승현이네 민박식당은 겉보기엔 보잘것없지만, 음식 맛도 좋고 실속도 있다. 생선 모두가 자연산임에도 식대가 저렴하고 회는 서비스로 나온다.”라고 귀띔한다. 그는 “일반식당은 회를 주문하면 매운탕이 서비스로 나오는데, 이곳은 그 반대”라면서 “비싼 회가 서비스로 나오는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덧붙인다.

 

이날 메뉴는 우럭 놀래미 매운탕. ‘조피볼락’으로도 불리는 우럭은 황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로해소에 탁월하고 수라상에도 올랐던 생선으로 전해진다.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른 놀래미(놀래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생선으로 알려진다. 매운탕은 푸~욱 끓여야 머리와 뼈에서 진국이 우러나는 법. 그래서 회가 먼저 나온단다.

 

“자~ 우럭하고 놀래미회 나왔습니다. 보기에는 그래도 선유도 저만의 스타일이에요. 쪼꼼 거시기한 말로 표현해서 ‘뱃놈 스타일’. 전문 횟집에서는 주방장이 얇고 예쁘게 썰어 내놓는데 저는 솜씨가 없어서리···. 하지만 자연산이고, 어제 저녁에 잡은 거라 싱싱하죠. 물(선도)도 좋고 제철 생선이어서 식감도 다를 겁니다. 우럭하고 놀래미는 요즘이 제철이거든요.

 

식대가 저렴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재료인 횟감을 중매인(도매상)에게 사는 게 아니라 제가 직접 잡기 때문이죠. 물때에 맞춰 민박하는 손님들과 갯벌체험을 통해 횟감과 어패류를 구합니다. 선유도는 아직도 해산물이 풍부하죠. 그래서 저는 바다낚시나 갯벌체험 오시는 분들에게 선유도는 노력한 만큼 대가가 따르는 공평한 섬이라고 소개합니다.” 

 

공평한 섬 선유도, 그곳에서 느끼는 바다의 맛

 

송승현(52)씨 고향은 전북 정읍시. 그는 20년 전 ‘어부들이 고생은 하지만 수입은 짭짤하다’는 소문을 듣고 망설일 것 없이 보따리를 쌌단다. 어족이 풍부한 서해의 보물섬 선유도로 이사한 것. 그는 바다로 고기잡이하러 다니다가 넉넉한 인심과 뛰어난 풍광 등 섬의 매력에 빠져 눌러앉았단다. 송씨는 아내(주방장)의 솜씨 자랑도 곁들인다.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주방장 손맛이 좋아서 실망은 안 하실 겁니다. 그리고 참소라, 돌게, 문어, 꼬시래기(해초), 채소까지 상에 오른 음식은 멍게(우렁쉥이)만 빼고 모두 자연산, 아니 선유도 산입니다. 멍게는 전남 여수에서 올라오죠. 음식상 전체를 선유도 산으로 채우고 싶지만, 멍게를 즐겨 먹는 손님들이 찾으니까 서비스로 올리고 있습니다.”

 

도톰하게 썰어놓은 우럭회가 넓은 접시에 한가득.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이 느껴진다. 한 첨을 집어 초장에 찍어 먹는다. 생선회와 찰떡궁합인 토종 마늘이 빠질 수 없다. 싱싱해서 그런지 식감이 쫄깃하다. 천천히 꼭꼭 씹을수록 단맛이 감돈다. 우럭 특유의 고소한 맛과 매콤한 마늘 향이 어우러지면서 입안에 가득 퍼진다. 만족감에 신선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매운탕 국물도 진국이다. 집에서 담근 된장과 간장을 이용해서일까. 생선탕으로 유명한 군산에서도 찾기 어려운 옛날 그 맛이다. 우럭 매운탕 특유의 얼큰하고 깊은 감칠맛과 단맛이 동시에 느껴진다. 푸짐한 살코기가 입맛을 돋운다. 어두일미. 머리를 발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럭 대가리는 참조기 한 마리하고도 바꾸지 않는다’는 옛말이 떠오른다. 

 

반찬이 소박하면서도 알차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들어 있음을 느낀다. 하나같이 개운하고 담백하다. 옛날 어머니가 부엌과 장독을 오가며 차려준 밥상을 떠오르게 한다. 입이 마냥 즐겁다고 한다. 특히 송씨 내외가 직접 담근 젓국으로 버무렸다는 배추겉절이는 이날의 최고 인기스타. 잘 숙성된 젓갈의 구수한 맛과 사각사각 씹히면서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가히 환상적이다. 밥도둑계의 제왕 돌게 간장게장이 외면 받을 정도다. 

 

송씨의 민박식당 경력은 5년. 그는 손님들에게 좋은 추억꺼리를 만들어 드리기 위해 일몰 시각에 맞춰 손님들을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봉고차에 태우고 선유도 명소를 돌아본다. 물때에 맞춰 갯벌체험도 나간다. 해설은 물론 섬 주민들 생활상에서 노을사진 찍는 장소 선정까지 모두가 어부 경력 15년인 그의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그는 주위로부터 압력 전화도 몇 차례 받았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자신의 초심, 즉 식당 운영방침을 이해시키면서 뚝심으로 버텨왔단다. 육지의 일반 식당처럼 제값을 다 받으면 당장은 좋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발길을 끊는 손님이 늘어나 긴 안목으로 보면 손해라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송씨는 민박식당 상호에 ‘승현’을 넣은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자신의 이름을 지어준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약속이라는 것. 다녀간 손님들이 친절하고, 값도 싸다고 칭찬하면 지하에 잠든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단다. 송씨는 “수입도 좋지만, 손님에게 칭찬받는 게 더 즐겁고 가치 있게 여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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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4 22:05:09) rec(532) nrec(521)
엄마 모시고 친정 식구들과 승현네 식당에가서 맛난 꽃게탕과 회와 매운탕을 맛나게 먹고 입담 좋으신 사장님 덕분에 선유도 관광도 잼나게 하고
행복하고 즐건 여행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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