得魚忘筌 (득어망전)
장자 외물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그 뜻은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는 뜻으로,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나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썼던 사물을 잊어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 입니다.
고사유래가 재미있습니다. 송(宋)나라 연문에 부모를 여읜 사람이 있었는데, 몹시 슬퍼하며 상을 치루며 몸이 쇠약해지자 임금이 효자라고 하며 그에게 관사(官師)라는 벼슬을 주었다. 그러자 그 마을 사람들 중에서 상을 치르다 죽은 사람이 태반이나 되었다. 옛날 堯(요)임금은 허유(許由)에게 천하를 물려주려 했으나 허유는 달아나 받지 않았다. 殷(은)나라 湯王(탕왕)은 무광(務光)에게 나라를 주려고 했지만 무광은 매우 화를 냈다. 기타(紀他)는 이 소식을 듣자 나라가 자기에게 돌아올까 겁이 나서 제자를 거느리고 관수가에 은거하고 말았다. 제후들은 3년 동안 사람을 보내어 기타가 물에 빠져 자살할까? 기타를 위로했다.
이 구절에 뒤이어 고사가 나옵니다. 통발은 물고기를 잡는 도구인데 물고기를 잡고 난 뒤에는 통발은 잊어버리고 만다(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덫은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나 토끼를 잡고 나면 덫을 잊어버린다(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그리고 말은 뜻을 나타내는데 쓰이기 때문에 뜻을 알고 나면 말은 잊어버리게 된다(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 내 어찌 저 말을 잊은 사람을 만나서 그와 더불어 말할 수 있을까?(吾安得夫忘言之人 以與之言哉).
장자는 '말을 잊은 사람'을 끌어내기 위해 통발과 덫을 잊는다는 말을 전제했다. 장자가 말하는 '말을 잊은 사람'이란 말 같은 것은 잊어버려 그에 얽매이지 않는 참된 뜻을 깨달은 사람을 가리킨다. 이렇게 결론을 다른 데로 몰고 간 득어망전(得魚忘筌)을 글자 그대로 풀이해서 '일단 목적을 달성하면 수단으로 이용하던 물건을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블로그 인용) 그런데 이 ‘득어망전(得魚忘筌)’이라는 고사성어는 요즈음에 목적을 달성하면 수단으로 사용되던 것을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그 의미가 퇴색되어 자주 사용됩니다. 이를테면 토사구팽(兎死狗烹)이나 배은망덕(背恩忘德) 이런 성어처럼 사용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사용되면 원래 참 뜻이 가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4월 20대 총선이 있었고 10여년 만에 여소야대 국면으로 선거가 마무리 되었으며, 이제 선출된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되는 6월입니다(정확히 5월 30일 부터가 임기라고 합니다). 20대 국회에서는 지난 19대에서 하지 못했던 일을 모두 버리고 새롭게 일을 시작해야하고, 국민이 바랐던 많은 부문의 정치적, 경제적 역량의 결집과 훨씬 더 많은 집중과 노력으로 어려운 나라의 경기를 슬기롭게 끌어 올리는 일도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국민이 아파했던 많은 일들에 대한 꼼꼼한 조사, 책임 있는 조치와 향후 대안의 마련 등 그야말로 책임정치를 실현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선거에 승리를 위한 그 모든 수단이자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 배은망덕하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 많은 은혜 갚음을 하는 신뢰 있는 한 사람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장자의 득어망전(得魚忘筌) 고사처럼, 선거를 승리로 이끌게 하였던 그 모든 인연을 잠시 비켜두고 대의를 위해 나라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국회의원, 이미 뜻을 알아버려서 쓸데없는 말은 잊어버릴 수 있는 참된 뜻을 아는 큰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