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韓非子) 세난(說難) - 역린(逆鱗)이라는 단어가 있다. 얼마전 현빈 주연의 영화로 상영되어 그 뜻이 알려지기도 한 말이다.
「상대가 명성과 높은 지조를 동경하고 있는데 두터운 이익으로 그를 설득하면,
상대는 자신을 지조 없고 비루한 사람으로 대한다고 여겨 멀리할 것이다.
상대가 두터운 이익을 원하고 있는데 명예와 지조로 그를 설득한다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상대가 속으로는 큰 이익을 바라고 있으면서 겉으로만 명예나 지조를 따르는 척할 때,
그를 명예나 지조로 설득한다면 겉으로는 대우해 주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멀리할 것이며,
두터운 이익을 가지고 상대를 설득하면 속으로 그 이익 되는 말만 받아들이고
드러내 놓고 나를 버리고 말 것이다.
용이란 짐승은 잘 친해지기만 하면 올라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목 아래에 직경 한 자쯤 되는 역린(逆鱗)이 있어 만약 그것을 건드리면 반드시 사람을 죽이고 만다. 임금 또한 역린이 있다. 유세하는 사람이 임금의 역린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所說出於爲名高者也, 而說之以厚利, 則見下節而遇卑賤, 必棄遠矣. 所說出於厚利者也, 而說之以名高, 則見無心而遠事情, 必不收矣. 所說陰爲厚利而顯爲名高者也, 而說之以名高, 則陽收其身而實疏之. 說之以厚利, 則陰用其言顯棄其身矣. 夫龍之爲蟲也, 柔可狎而騎也. 然其喉下有逆鱗徑尺, 若人有嬰之者, 則必殺人. 人主亦有逆鱗, 說者能無人主之逆鱗, 則幾矣.)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의회에서, 사회에서, 정치인들 사이에서 많은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살아남으려 하는 자와 새로이 살고자 하는 자, 그리고 잊혀져가는 자와 잊혀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자, 위에 서려는 자와 아래로 밀리지 않으려 하는 자 ... 사람들의 세상에서만 볼 수 있는 치열한 정치적 몸부림이 정치와 아무 상관없이 살아간다는 무지랭이 서민들의 눈에도 보이기 시작했다. 어찌 어찌 정당공천, 어찌 어찌 전략공천, 어찌 어찌 경선후보, 공천탈락자들과 정당 없는 무소속 후보들, 300여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출사표를 던진다. 그리고 그들은 다만 역린을 건들지 않으며 목적을 달성하려고만 하는 사람들이다.
역린(逆鱗)은 신하가 임금을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이야기 하지만 결국, 사람이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가르쳐 주는 말이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이 법칙 같은 방법이 통용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설득했던 말(공약)보다 더 중요한 일은 말을 현실에서 실현해내려는 의지와 노력과 힘의 집중일 것이다. 니가 하는 것보다 내가 하는 것이 더 옳고 내가 해야 세상이 바뀐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이 한알의 씨앗이 되어 온 세상을 덮어 나갈 수 있도록, 꼭 투표하고, 지켜보고, 옳은 선택이었나? 판단해보면 알 일이다. 그 사람들의 속을 아는데 걸리는 시간 4년, 주어진 임기 4년이 그리 긴 세월은 아닐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