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문화도시 재생사업’ 현재를 사는 주민의 삶 중요
주민공동체가 중심 안 될 땐 ‘테마파크’로 전락할 수 도
군산시는 현재 도시재생지구인 월명동 일원에 대한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 2단계를 추진하고 있다. 소설 ‘탁류’를 기반으로 하는 체험형 ‘근대마을 조성사업’(72억), ‘도시재생 선도 사업’(200억), ‘대표관광지 조성사업’(50억)이 진행 된다. 잘 알다시피 1단계는 지난 2009년부터 작년 마무리되었는데(일부 진행 중) 근대역사박물관 조성 및 근대건축물 복원 등을 통해 내항일원의 진포해양테마공원, 조선은행복원, 근대역사벨트화사업, 고우당(게스트하우스)등 상업시설에 총 674억을 투입했다. 이런 집중 투자는 도시 공동화 현상으로 침체일로에 있던 원도심이 연 100만명의 관광객이 오는 관광코스로 바뀌는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1단계와 2단계 사업비 대부분 도로정비 건물 리모델링 등 경관 조성 기반사업 즉 하드웨어에 투자되었고 향후에도 투자될 예정이다. 단, 2단계에 편성 되어 있는 관광진흥과의 대표관광지조성사업비 50억(도비, 년10억씩 5년 지원)정도가 이 사업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 개발 사업 등에 쓰여 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도시든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지가상승, 외지인 부동산 싹쓸이, 시 위탁사업의 외지인 낙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1단계 근대 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하루만 지나면 수많은 카페와 술집이 생겼으나 독특하거나 지역색을 반영하지 못한 서울 홍익대 거리 상점 카피 모양새를 보이며 주인은 자주 바뀌어 있고 주중에는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주말이면 젊은 관광객이 몰려와 이성당에 줄을 서고 부쩍 거리지만 주민들은 왠 일인지 이런 풍경을 낯설어하며 구경하는 쪽을 택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사업을 분석해보면 근대문화도시의 중요한 키워드는 ‘도시’이다. 도시란 한시대의 삶의 양식이 새롭게 창출되고 동시에 지나간 삶의 흔적이 축척되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군산시가 ‘근대’를 테마로 관광객몰이를 하고 있지만 이곳에는 근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70~80년대 삶이 더 깊숙이 녹여 있다. 또 지금이라는 시간이 흘러간다. 그래서 그 속에서 살며 문화를 이룬 주민 즉 인적 자원은 그 도시 변화의 중심이고 핵이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지역은 주민공동체가 주도하고 중심이 되는 관광사업체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민이 선도하지 않으면 관광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주민들의 삶이 윤택해지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만을 위한 관광, 근대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라기보다는 점차 테마파크로 전락할 우려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스스로 즐기고 주도하고 재미나게 근대 축제를 즐기는 모습은 ‘근대’를 소재로 한 관광을 매개체로 도시재생을 하겠다는 시의 계획을 완성 할 수 있는 첩경이며 이를 관광객이 와서 같이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주민들이 행복한 자신들의 일상을 차별화된 문화관광자원으로 투영하는 노력을 통해 수준 높은 지역관광서비스를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선순환체계를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글·그림 이화숙 <군산문화발전소 문화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