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앞니가 벌어져 있거나, 젖니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엄마들은 마음이 급해집니다. 교정을 빨리 해줘야 하는 건 아닌지, 젖니를 조금이라도 늦게 빼서 영구치가 삐뚤게 나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서 치과에 오게 됩니다. 여러 가지 치과 진료 중에 서둘러서 해야 할 치료가 있고 느긋하게 상황을 봐가면서 치료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통증을 일으키고 있는 문제들은 대부분 서둘러서 치료해야 하지만 위에 언급한 상황은 서두르지 않고 경과를 보면서 차근차근 치료하게 됩니다.
영어로 “Ugly Duckling Stage”, 우리말로 하면 “미운 오리 새끼 시절” 이란 용어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 사이 정도의 시기에는 유치 중에 앞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게 됩니다. 그런데 젖니보다 영구치가 훨씬 크니까 새로 난 영구치가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처음 이가 올라올 때에는 사진에서처럼 이 사이가 벌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벌어져 있고, 튀어나와 보이니까 돌출된 오리 주둥이처럼 보인다고 해서 “미운 오리새끼”라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미운 짓 많이 하는 이 시기가 지나면 멋진 청년, 어여쁜 아가씨로 거듭날 테니까 말이죠.^^ 이 시기에 2mm 이내로 벌어져 있다면 대부분은 송곳니가 나면서 저절로 붙게 됩니다. 즉, 교정이 필요 없다는 말이지요. 물론 송곳니가 나고 나서도 가운 데 앞니가 벌어져 있거나, 다른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라면 교정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우리 아이 젖니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첫째 아이라서 모든 게 새롭고 서툰 엄마는 빨리 흔들어서 빼주어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 게다가 옆집 아이는 영구치가 삐뚤삐뚤 나고 있어서 교정해야 한다는 말도 엊그제 들었고, 우리 아이 젖니가 한 달 전에 조금씩 흔들리다가 한동안 안 흔들리다가 그러고 있으니 이래저래 걱정이 더 많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치과에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치과에 오시면 저는 “젖니를 늦게 빼서 영구치가 삐틀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젖니가 저 혼자 흔들리다가 밥먹다가 빠지는 게 제일 안 아프고 좋은 거예요.” 라고 말씀드립니다. 영구치가 틀어져서 올라온다면 그 건 영구치가 방향을 잘못 설정해서 그런 거지, 젖니를 늦게 빼서 영구치가 틀어지지 않거든요. 흔들리기 시작한 젖니를 일부러 흔들어서 뺄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휘청 휘청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흔들리는 젖니에 음식물이 닿으면 아파서 밥먹기가 불편한 경우가 되면 발치를 하는 게 좋습니다. 물론 예외적인 상황이 있는데 아래 앞니 4개가 대표적입니다. 아래 앞니 4개는 젖니가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영구치가 혀 있는 쪽으로 치우쳐서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이도 젖니를 빼주면 안쪽으로 올라오던 영구치가 교정을 하지 않아도 제자리를 잡아서 반듯하게 나게 됩니다.
우리 아이 치아가 삐뚤게 나는 건 아닌지, 교정을 해야 하는 지 걱정이 많은 어머님들은 가까운 단골 치과에 가시면 치과원장님이 자세히 설명해주실 거니까 내일 당장 치과에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