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쑤의 Culture 테이블
각종기획 전시+ 공연, 군산 미술계 ‘활기’
살아 있는 삶 반영하는 ‘상향지향’ 요구도
군산시 원 도심에 미술이 넘쳐나고 있다.
월명동 동국사길 창작문화공간 여인숙(대표 이상훈)은 레지던시 협력 작가들이 참여하는 ‘그때 군산을 만났다’라는 전시를 1월17일까지 열었으며 예깊미술관(관장 임성용)에서는 지난달 29일까지 환경을 주제로 19개국 105개 작품을 기획 전시한 ‘동서양의 만남 : 예술로 가까워지다’의 오프닝에서 김광석 기타리스트, 아름다운 시를 노래하는 가수 박경하를 초대 지역민과 함께하는 예술 공연으로 큰 호응을 얻어 그 힘으로 관람객몰이를 하고 있고, 개복동 시민 예술촌(촌장 박양기)도 지난달 29일까지 침체한 개복동의 골목길에서 미학과 희망을 찾는 ‘골목길 안녕하세요’를 기획 전시하는 한편 시민과 더 가까운 전시 공간을 찾고 있는 중이다. 2월말까지 동절기 휴관에 들어간 영화동 이당미술관(관장 정태균)은 지난해 연말 송현숙 서예가의 ‘붓길은 춤을 추고 먹길은 꿈틀 거렸네’란 주제로 작품을 선보였고 동시에 지역 주민들에게 미술관이라는 예술 공간에서 함께하는 낯선 경험을 연속 제공했다. 또 군산시는 올해의 문화예술 예산중 순수 벽화사업에 1억원을 편성하여 보다 문턱을 낮춘 미술들로 시민을 만날 계획이다. 그 여느 때 보다도 군산 미술이 다양하고 풍성해졌으며 시민들 틈으로 가깝게 와 있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미술관과 거리가 멀었던 원도심상인들은 자신들이 몇 년 전 목욕탕으로 사용하던 건물이 미술관으로 변모하는 광경을 지켜보았고 그보다 앞서 동국사길 진짜 숙박시설이었던 여인숙은 그대로 ‘여인숙’이라는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보면서 멀게만 혹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허용된 듯 했던 미술과 자신의 일상이 자연스레 맞닿아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미술과 일상의 거리를 좁히는데 미술을 생산하고 배포하는 지역 미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의미에서 현재 군산 미술은 한 단계 진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쉬움도 있다. 원도심의 도시재생사업이 근대유산, 문화, 예술, 관광을 매개체로 하는 것이라고 볼 때 공공미술이라든가 미술관 속 기획이 좀 더 감각적이고 기존 틀을 벗을 필요가 있다. 벽화위주의 미술관 밖 미술은 형식을 바꿔 그라피티, 라이프캐스팅 조각, 기념비, 길거리 미술교육과 같은 매체와 형식의 다양화를 시도 해 볼 만하다. 미술이라는 작품을 통해 사람과 감동을 함께 만나고 거기에 특별함을 갖춘다면 관광을 넘어 군산은 미술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이는 우연찮게도 운보 김기창과 우향 박래현이 거리에서 그림을 그렸던 근대문화도시조성지구에 모든 미술관과 갤러리가 입주해 있어 이러한 입지적 조건을 잘 살릴 수만 있다면 서울 인사동 못지않은 문화 예술의 동네로 명성을 높일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11일 군산문화발전소가 마련했던 ‘미술, 세상을 바꾸다’란 강연의 강사를 맡았던 이태호 경희대 교수는 “대중화가 곧 미술의 저질화나 하향평준화를 의미해선 안 된다. 인식과 감각을 고양 시킬 수 있는 (모더니즘의 구분법인) 상향지향 미술이어야 한다” 고 강조 했었다. 현실과 삶의 변화를 그리고 인간의 가능성과 존엄성을 반영하는 살아있는 미술을 하라는 의미 일 게다. 지역 미술계의 고민을 묻는다.
글·그림 이화숙 <군산문화발전소 문화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