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에서 만난 그녀, 바다의 맛을 담다
신시도는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 중에서 면적이 가장 큰 섬으로 면적은 4.25㎢이고, 해안선 길이는 16.5㎞다. 이름부터 상큼한 신시도, 그 이름의 유래는 신시도 앞에 횡경도가 있어 바다 바람을 막아 주기 때문에 아늑한 곳이라는 뜻에서 지풍금, 신치(新峙), 심리(深里) 등으로 불리다가 일제강점기에 신시도로 개칭되었다. 신치산(新峙山)에는 신라시대 최치원(崔致遠)이 단을 쌓고 글을 읽어 그 소리가 중국에까지 들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다음백과사전)
지난 2007년 군산시 직도 사격장 허가에 대한 보상으로 2009년부터 고군산군도 연결 사업이 시작됐으나 아직 완공되지 못한 상태이다. 그래서 신시도로 가는 길은 아직은 험하다. 출입도 통제되어 있어 마을 사람들의 사전 출입 허가를 통해 공사 중인 도로를 따라 한참을 가야한다. 공사 중인 길을 덜컥거리며 가다보니 고즈넉한 마을이 눈앞에 들어온다. 신시도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다. 마을을 따라 쭉 걸어들어가면, ‘신시도횟집’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큰 간판이 없어 잘 찾아야 한다. 이곳에 음식과 민박을 겸하는 업소는 손에 꼽을 정도. 그러니 마을사람 누구에게나 물어보면 찾을 수 있다.
신시도횟집 고옥춘 여사는 고향이 신시도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다. 잠시 뭍에서 살았지만 다시 섬으로 돌아온 고향지킴이다. 한때 군산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횟집을 운영했었지만 IMF시절 문을 닫고 섬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신시도에서는 처음으로 음식점 시작했다. 섬 마을 식당의 원조 격이 되시겠다.
대뜸 가장 맛있는 음식을,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을 물었다. 답은 의외로 간결하다. “그때그때 달라요.” 1월에 잡히는 참조기, 봄에 시작하는 쭈꾸미, 초여름 농어, 꽃게, 한여름 민어. 월별로 수온이 달라 많이 잡히는 생선이 있으니 그 요리와 맛내기가 그때그때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곳의 하루 체류비용은 얼마나 될지 궁금했다. 한 사람당 10만원. 어? 10만원이면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는데. 하지만 설명을 듣고 보니 이보다 합리적인 가격은 없을 듯싶다. 이곳에 체류 하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총 망라한 느낌이다. 우선 배낚시 2시간. 이를 통해 잡은 생선으로 술안주나 식찬으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생선을 잡았든 못 잡았든, 저녁식사와 다음날 아침식사를 준비해준다. 그리고 숙소는 식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사랑채에 준비되어 있다. 그야말로 즐거운 바다낚시, 맛있는 식사, 편안한 숙박이 통째로 녹아든 풀세트며 원스톱서비스다. 이러니 10만원이 아까울까.
고여사의 남편은 주로 비응항에서 낚시 손님을 받아 낚싯배를 운영한다. 그동안 부창부수로 함께 섬에 정착하며 살아왔다. 식당운영에 필요한 생선과 어패류 등은 직접 잡아 요리하니 그 맛이 살아있을 수밖에 없다. 신시도회집은 손님이 일정하게 드나드는 식당이 아니다. 주로 예약을 통해 손님을 받다보니, 식재료도 그때그때 사람에 맞게 준비하니 항상 신선한 음식을 대접할 수 있다고.
신시도를 한 바퀴 돌아봤다. 새만금에서 신시도 1공구는 90% 정도, 신시에서 무녀도 2공구도 90% 정도 완공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3공구인 무녀-선유-장자도 길은 시공사인 벽산건설의 파산으로 60%가 채 되지 않는 공정을 보이고 있어, 조속한 공사마무리가 요구되어진다. 공사가 마무리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방문 할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는데, 고 여사는 “섬 규모와 현존하는 섬마을의 규모로 보아 차량의 소통보다는 사람들만 오가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며 “혹시나 비응항의 경우처럼 스쳐 지나는 섬이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네요. 사람들은 신시도에서 무녀도로, 무녀도에서 선유도로 이동하고 결국 잠은 해수욕장이 있는 선유도에서 자고 가게 되면 신시도는 그저 경유지에 불과하게 되면 소득에 별 보탬이 안 될 것 같아요.”라며 말한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고군산군도 섬들에 규모에 맞는 적정한 규모의 펜션이나 물놀이 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섬 여러 개가 균등한 발전을 통하여 관광객을 분산 유치한다면 서로 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이승복 어린이 동상’, ‘책읽는 소녀상’, ‘체력은 국력 동상’이 서 있는 자그마한 초등분교가 있고, 무녀도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다리가 있는 섬, 최치원의 전설이 살아있는 섬. 새만금방조제로 숫자만 불려온 관광에서 실질소득 향상과 맛의 관광으로 변화되기를 바래본다. 고옥춘 여사의 바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섬과 사람이 공존하며 풍요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신시도, 그 섬에 올 여름에는 한번 꼭 가보자.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크게 욕심낼 것도 없고 또 이루어진다고 크게 좋아할 일도 없어요. 그저 주어진 삶의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면 그걸로 좋아요.”라는 고옥춘 여사의 말처럼 급한 세상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지 말자. 가끔은 스피드한 인생을 잠시 내려놓고 단조롭고 아날로그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신시도횟집/민박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리 116
063-463-2544 / 070-7785-2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