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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으로 만학의 꿈 이룬 SJ오일(주) 김정훈 회장을 만나다
글 : 조종안 (시민기자) / chongani@hitel.net
2015.06.01 10:58:02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캠퍼스 생활은 다시 오지 않는다, 열심히 즐기면서 생활하라!

주경야독으로 만학의 꿈 이룬 SJ오일(주) 김정훈 회장을 만나다 

 

 

김정훈(59) SJ오일 주식회사 회장. 그와의 첫 만남은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어느 날 오후, 그의 사무실이었다. 선배 소개로 만난 김 회장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소박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처음 대하는 순간 빈틈이 없어 보이면서도 시종일관 여유가 넘쳐났다. 마치 모든 질문에 답변할 준비가 되어있는 강의실 교수님처럼.

 

김 회장은 “SJ오일(주)은 1973년 창립 이래 수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으나 그때마다 임직원들이 새로운 각오와 진취적인 마인드로 위기에 맞서 GS칼텍스 대리점 중 으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며 뿌리 깊은 향토기업으로 인정받는 오늘의 영광을 회사 임직원들에게 돌렸다. 김 회장은 현재 SJ인더스트리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예견했다.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 선진국 수준으로 급격하게 발전, 젊은이들이 세계 각국으로 진출해서 꿈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 장애가 되는 첫 번째 요인으로 출산율 감소로 나타나는 인구 감소를 꼽았다. 

 

김 회장은 한국의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 남북통일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중국, 미국, 일본 등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중국보다 일본을 더 경계해야 한다.”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민 지배를 받은 치욕스러운 경험이 있음에도 일본을 ‘쪽발이’라고 무시하는데 한때는 중국(만주)까지 점령했던 무서운 나라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사무소를 오가는 바쁜 일과에도 틈날 때마다 대학 강단에서 경제학 강의를 펼칠 정도로 교육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김 회장. 그래서 그런지 그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는다. (<용비어천가>)”라며 자녀들은 물론 회사 직원들에게도 배려 깊은 사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공부하는 사람이 되라고 권한다.

 

은파호수공원, 구 역전로터리, 선양동 책방골목의 추억


 

김정훈 회장은 군산시 지곡동 백토리(안백두게)에서 태어났다. 백토리는 그릇을 굽는 하얀 흙(白土)이 많이 나오는 마을이라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김 회장은 은파호수공원, 구 역전 사거리, 아리랑고개(콩나물고개) 일대에 있던 책방골목 등에서 성장했다. 제일초등학교 5학년 때 유학을 떠나는 바람에 어린 시절 추억의 앨범은 10년 남짓 분량밖에 저장되지 않았단다. 그럼에도 한마디 한마디에 고향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이 절절히 녹아들었다.
 
“워낙 오래되어 확실한 기억은 없습니다만. 은파호수공원은 생각할 때마다 음악이 흐르는 잔잔한 호수처럼 느껴져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죠. 아버지가 해방 직후 충남 부여에서 건너와 처음 정착한 곳이 은파호수공원 주변 마을인 백토리(지곡교회 옆)였어요. 그때는 농사를 지었는데, 밤이면 금방이라도 귀신이 나올 것처럼 부근 숲이 울창했고, 부엉이를 비롯해 산짐승 울음소리가 가까이서 들리곤 했다고 그래요.

 

구 역전 사거리와 둔율동, 선양동 일대에 있던 책방골목에서도 살았지요. 집 옆에 큰 샘도 있었는데 어느 날 지나면서 보니까 주차장으로 변했더군요. 부근에 즐비했던 책방은 말이 책방이지 신간 서적은 없고, 헌 교과서, 콘사이스, 참고서, 잡지 등을 수북하게 쌓아놓고 판매했죠. 아리랑서점, 백광서점 등이 기억에 남고요. 군산중고, 군산여중고, 군산상고 학생들 등굣길이기도 했는데. 저도 그 길을 따라 학교를 오갔습니다. 한마디로 ‘많은 사람과 추억이 스며든 정든 길’이죠.”

 

김 회장은 “군산 제일초등학교는 비록 5년밖에 다니지 않았지만, 개교 첫해 입학생으로 자부심과 함께 영원한 개나리동산으로 남아있다”며 해방 후 군산에 처음으로 설립된 사립초등교육 기관이 반세기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인성, 지성, 창의성을 지향했던 제일초등학교는 과밀학급 해소라는 국가적 취지에 따라 1963년에 개교, 1998년 2월 30회 졸업생 배출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설립자는 농암 정찬홍(1905~1996)으로 초대 교장이기도 하다.
 
쉰아홉 나이에 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만학의 꿈 이뤄

 

 

지난 2월 23일 군산대학교 아카데미 홀에서 개최된 201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이채로운 풍경이 벌어졌다. 만학의 중소기업 경영인(CEO)이 <대중국 한국 투자기업의 기업가 정신과 교육 지향성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 사랑하는 아내와 회사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박사모를 쓴 주인공은 김정훈  회장이다. 

‘SJ오일’은 본사를 군산에 두고 있다. 1973년 당시 김용만 대표이사(김정훈 회장 부친)가 대흥석유(주)를 인수하여 상호를 성진유업(주)으로 변경하였다. 1991년 김정훈이 대표이사로 취임, 2007년 3월 회사명을 SJ오일(주)로 변경하고 그해 7월 서울지사를 설립한다. 이때부터 전국 대리점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수도권 신규개발에 집중하여 성과를 거둔다. 2009년 3월에 본사를 군산시 장미동 46으로 이전하여 오늘에 이른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 중앙로에서 사진관을 운영하셨고, 세관, 해운조합, 미군부대 등에 다니면서 돈을 모았다고 합니다. 목표를 정하고 노력한 결과 1973년 ‘대흥석유’를 인수하죠, 당시 사옥은 해망동 지금의 ‘군산횟집’ 자리에 있었지요. 그런데 보유하고 있던 유조선들이 해상강도를 당하고 여수 앞바다에서 사고를 내는 등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호경기일 때는 용공으로 몰려 고초를 당하기도 했지만, 고비를 슬기롭게 넘겼죠.”

 

김 회장은 기업을 이끌면서도 학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뒤늦게 박사과정에 도전, 주경야독으로 만학의 꿈을 이뤘다. ‘늦깎이 박사’가 된 그는 “기쁘고 보람을 느끼면서도 한편 담담하다”고 소감을 밝힌다.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아들들에게 학문은 나이와 상관없이 평생토록 하는 것임을 몸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동안 묵묵히 뒷받침해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현재 22대 군산상공회의소 의원으로 군산 발전을 위해 뛰면서 법무부 법사랑 위원 군산·익산지역 연합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1980년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고, 미국으로 유학 덴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취득했다. 그 후에도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며 군산대에서 경영학 강사로 강의하는 등 교육에 열의를 다하면서 기업경영도 무리 없이 병행해오고 있다.

 

“캠퍼스 생활은 다시 오지 않는다, 열심히 즐기면서 생활하라!”

 

김 회장은 30년 가까운 기업 경영 노하우와 미국 덴버대(University of Denver)에서 받은 MBA 석사 이론을 바탕으로 KBS 군산방송국에서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1991년~1995년까지 군산대 경영학과 강사로도 출강했다. 그의 군산대 강의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준비가 제대로 안 되면 젊은 학생들에게 이상한 얘기를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1시간 강의하려면 3시간 넘게 준비합니다. 다행한 것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그 성취감은 학습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됐죠. 시사에도 관심이 많아서 KBS 군산방송국 시청자위원을 하였고, 방송사 측 권유로 <5분 칼럼> 진행을 2년 가까이했는데, 그러한 경험들이 강의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을 앞두고 전에 강의하던 교수가 건네주는 강의안을 받아보니 14년 전 자료에요. 인터넷을 뒤졌죠. 요즘엔 시스템이 잘 되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외국 자료죠. 1986년 미국에서 석사학위 받을 때 전공이 MIS(경영정보 시스템)이었거든요. 그때와 지금은 변화가 있었지만, 대응 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어요. 그렇게 가르치면서 내 공부도 하는 거죠.”

 

김 회장은 지난 5월 12일 오전 <디지털 마케팅 개요>란 주제의 군산대 강의에서 디지털 시대의 거인 ‘스티브 잡스’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1980년대까지도 여고생들이 주산 시험으로 은행에 입행할 정도로 컴퓨터 환경이 열악했었는데 지금은 중소기업체도 인터넷을 통해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환경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캠퍼스 생활은 다시 오지 않는다, 열심히 즐기면서 생활하라.”라고 당부하며 강의를 마쳤다. 

이날 강의를 수강한 무역학과 4학년 정지원 학생은 “김정훈 교수님 수업방식은 획일화된 우리의 생각을 전환시켜주는 시간이 됐다.”면서 “김 교수님 강의는 과거의 유물을 답습하지 않고 그동안 마케팅 시간에 배웠던 여러 방법 등을 어떻게 시장에 접목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같이 의논하는 시간이어서 취업을 준비하는 4학년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해주셨다”라며 만족해했다.

 

 

김항석 전 군산대학교 대학원장은 “김정훈 에스제이 오일(주) 회장은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혁신을 실천하는 CEO(최고 경영자)이다”라며 경영학의 대가 드럭커(Drucker. P, F) 교수는 현대 경영학의 주요 책무는 ‘혁신과 마케팅’이라고 갈파했는데, 김 회장은 마케팅 중심적 사고로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는 학구적인 경영자”라고 덧붙였다.

 

 

SJ오일
군산시 장미동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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