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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대곤 소설집 '퍼즐' 잊혀진 여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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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1 12:19:26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아무리 술에만 미쳐있는 나라고 하지만 질투라는 소리가 나도 모르게 속  마음을 파고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술안주 취급을 하지 않지만 술과 여자가 함께 좋아지고 있다는 논리가 내 머릿속을 파고들고 있었다.
   낮에 잠시 잠깐 다방에 들렀다. 박 마담을 보는 순간 녀석의 ‘노 팬티였다.’는 말이 떠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바짓가랑이 속으로 힘이 벌컥 솟았다. 박 마담의 엉덩이 곡선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았다. 얼굴은 달아올랐지만 다방에 앉아있는 시간이 행복했다. 그렇게 또 열흘인가? 지나고 녀석이 퇴원을 했다고 연락이 왔다. 반가운 마음에 대동옥으로 달려갔다.
   “웃기지 마.”
   “내기할래?”
   “무얼 걸고?”
   “내가 일주일 만에 저 여자를 넘어뜨리면 한 달 동안 술값 밥값 모두 네가 내는 거야.”
   “못 하면?”
   “내 몫으로 하지.”
   왠지 께름칙했다. 그렇다고 물러서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무엇으로 증명 하냐?”
   “팬티를 가져오면 되지?”
   “세상천지가 여자 팬티다.”
   “확인시켜 줄께.”
   무슨 수로 확인을 할까? 나는 속으로 비웃었다. 녀석의 저질 수법을 익히 보아온 나로서는 ‘이번만은 절대 아니다.’ 아니 박 마담을 믿고 싶었다. 제 깐 놈이 빨래 줄에서 몰래 걷어오면 모를까? 무슨 제주로 일주일 안에 박 마담이 입고 있는 팬티를 벗겨온단 말인가? 순간 나도 모르게 ‘대동옥 여인의 팬티는 무슨 생각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내 남성이 벌컥 일어났다. 며칠을 보지 못했다. 그녀를 만나러 가야겠다.
   내 마음과는 다르게 또 녀석에게 끌려 다방으로 갔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고 삼일이 지나도 그녀의 팬티 색깔은 종무소식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이번만은 아니다.’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대동옥에 들렀다가 감시원처럼 다방에도 들러 살펴보곤 했다. 
   한데 이번에는 엉뚱하게 녀석이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연락이 왔다. 교통사고가 난 것일까? 서둘러 병원으로 달려갔다. 마음 한 편으로는 고소한 생각을 하면서 병실 문을 열었는데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가슴까지 칭칭 동여맨 붕대를 보아 보통일이 아닌 것 같았다.
   “무슨 일이야?”
   “사랑싸움.”
   갈비뼈까지 부러졌다는 인간이 얼굴을 찡그리기는커녕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잘도 맞았다.”
   “팬티 사수의 결투?”
   푸 하하하 나는 미친 듯 웃었다. 치졸하게 강간이라도 하려고 덤비다가 이 꼴을 당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을 했다.
   “드디어 팬티를 벗겼다.”
   주절대는 이야기를 대충 정리해보았다. ‘박 마담이 데이트를 허락했다. 분위기를 잡기 위해 공원으로 올라갔다. 별빛이 스며드는 소나무 아래 자리를 잡았다. 그녀가 어깨를 기대왔다. 그녀를 끌어안고 긴 입맞춤을 했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입술이었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 여관비도 아낄 겸 바로 작업에 들어가 치마 밑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녀가 엉덩이를 들어 올려 힘을 덜어주었다. 기분이 황홀해지고 있었는데 그녀가 갑자기 몸을 비틀었다.’ 그럼 그렇지.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하지만 녀석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엉뚱한 것이었다.
   “불량배들이야. 삼대 일로 놈들을 물리쳤지. 이건 영광의 상처야. 덕분에 팬티만 아니라 마음까지 통째로 벗겼다.”
   평소에도 허풍이 심한 녀석이고 보면 어디까지가 허풍인지 의심이 갔지만 녀석이 갈비뼈까지 부러진걸 보면 전혀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약간 혼란스러워졌다. 차마 팬티 색깔을 물어볼 수 없었다. 그리고 약속한 일주일이 지났다. 녀석은 여전히 병원에 누워있고 박 마담은 다방 일에 열심이었기 때문에  겉으로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럼 그렇지 제 깐 놈이 무슨 수로?’
   나는 안심인지 질투인지 모르는 한숨을 쉬었다. 이제 한 달 간 술값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당연히 내가 이겼으니 카페가 아닌 대동옥으로 갔다.
   “좀 어떠냐?”
   “좋아지고 있다.”
   녀석은 여전히 싱글벙글 이었다.
   “갈비가 부러졌다면 몇 달은 고생을 하겠구나. 너는 처음부터 술은 틀렸으니 나 혼자라도 먹어야겠다.”
   “대동옥으로 가면 되지.”
   “주인 없는 집에 혼자는 쑥스럽다.”
   “새삼스럽기는.”
   “일어나라. 박 마담 고무신 거꾸로 신겠다.”
   “벌써 말아먹었다니까.”
   “네 깐 놈이 먹어치웠으면 미련을 갖고 있겠냐?”
   녀석의 습성을 알고 있는 나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놈을 압박했다.
   “내기는 어떻게 하고?”
   “멍청한 놈.”
   “허풍은 여전하네. 색깔이나 보았냐?”
   “노 팬티였다.”
   과연 허풍다웠다. 솔직히 벗기기는커녕 색깔도 보지 못 했다고 시인했으면 나도 그냥 털어버리고 말려고 했다. 어차피 대동옥에 가면 공짜인데 갈비까지 부러진 녀석에게 뭘 더 바라겠는가? 병실이 떠나가도록 크게 비웃어 주었다.
   “참새가 봉황의 뜻을 어떻게 알겠냐?”
   “임마. 빨리 일어나라. 그래야 팬티 색깔이라도 훔쳐보지.”
   쉬운 말로 녀석을 위로하고 병실을 나왔다. 그리고 마침 중앙에서 내려 온 감사 때문에 자주 문병을 가지 못했다. 하지만 다방에는 여러 차례 들려서 박 마담을 감시했다.  별로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분명 헛소리를 한 녀석이 ‘빨리 퇴원을 해야 대동옥으로 술을 먹으러 가기가 편할 텐데.’ 하는 아쉬움만 남았다.
   “노 팬티라?”
   낮에 잠시 잠깐 다방에 들렀다. 박 마담을 보는 순간 녀석의 ‘노 팬티였다.’는 말이 떠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바짓가랑이 속으로 힘이 벌컥 솟았다. 박 마담의 엉덩이 곡선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았다. 얼굴은 달아올랐지만 다방에 앉아있는 시간이 행복했다. 그렇게 또 열흘인가? 지나고 녀석이 퇴원을 했다고 연락이 왔다. 반가운 마음에 대동옥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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