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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음악으로 ‘하나’되는 소통콘서트
글 : 홍진(시민기자) / jhong71@hanmail.net
2014.12.01 10:11:0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시월의 마지막 밤, 가을비가 억수로 내리던 날, 소리로 통하는 소통콘서트가 군산예술의전당대공연장에서 있었다. 공연 전문가가 아닌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에 의해 기획되고 준비된 공연, 7시 30분 공연에 앞서 3시부터 리허설이 시작되었고, 행사를 준비하는 스텝들이 발 빠르게 여기저기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각자의 역할에 따라 악기를 나르고 조명과 음향 시스템을 점검하고 KBS 취재팀과 인터뷰하는 관장님도 볼 수 있었다. 이런 날씨에 사람들이 많이 올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공연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물밀 듯이 모이기 시작했다. 

 

무대의 막이 오르고 소리의 울림이 시작되었고, 1,200석의 대공연장은 많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두 명의 사회자가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빨간 나비넥타이의 젊은 청년과 담당 사회복지사가 오늘 공연을 이끌어가는 사회자로 관객과의 소통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꽃미남 강동현군과 신입직원 이중덕 선생님이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혹여 돌발 상황이 생기지는 않을까하는 염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외였다. 동현군의 자연스런 몸짓으로 많은 사람들 경직을 풀어 주었다. 그리고 감동했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잘할 수 있다고... 

 

 


 

동현군의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공연의 시작을 알리며 첫 번째 손님을 맞이했다. 그들은 경기도 고양시에서 와준 애덕의 집 식구들이다. 13명의 장애를 가진 핸드벨 연주단과 한명의 지휘자, 그런데 보통의 지휘자와는 달리 왼손으론 악보를 감아올리고, 오른손에 쥐고 있는  지휘봉으로 열심히 가리킨다. 그들만의 악보, 그들만이 알아 볼 수 있는 특별한 방식의 헨드벨 공연이다. 그들이 집중하는 모습에서 가슴이 아려온다. 저렇게 연주하기 위해 그들은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그게 화음이 되고 리듬이 되어 음악으로 울려 퍼졌다. 이를 지켜보는 관중들은 심장이 멎은 듯 바라보면서 깊은 탄성과 신비감에 젖어들고 있었다. 

 

 


 

W&W팀의 퓨전 난타와 보컬 밴드 희.노.사(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는 <붉은 노을>과 <나성에 가면>이란 익숙한 대중가요로 흥을 돋우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노래인 만큼 관객들은 함께 호응하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단원들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으로부터 불통되었다면, 음악을 통해서 다시 꿈과 희망을 노래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신나는 몸짓이었다. 

 

흥겨웠던 무대 다음에는 장애를 가지지 않은 ‘브라소닛 밴드’의 재즈공연으로 지방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재즈공연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와 함께 더블베이스, 그리고 여성보컬의 목소리는 깊어가는 가을밤에 심취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무대였다. 

 

 


 

네 번째로 이어지는 무대는 바퀴달린 성악가 이남현의 무대가 펼쳐졌다. 사고로 목을 다쳐서 전신마비장애인으로 폐활량의 30퍼센트 밖에 되지 않아 숨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기적처럼 노래를 한다는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그가 성악을 하기까지 과정을 그린 동영상을 보았다. 얼마나 혹독한 훈련과정을 통해서 여기까지 왔을까... <오솔레미오>와 계절에 맞게 선택했다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들으면서 죽음의 문턱에서 고난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성악가 이남현. 그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어서 왔다는 말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았다. 

 

 


 

이 번 공연에서 최대의 하모니를 자랑했던 전북여성장애인합창단 22명도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분들이 장애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여 노래로써 세상과 소통하는 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행복을 더해주는 노래로 행복한 선물을 안겨 주었다. 

 

콘서트의 마지막은 <버터플라이>란 곡으로, 전 출연진과 관객이 하나 되어 함께 부르는 연합합창으로 끝맺었다. 이때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하는 청년들 8명이 맹렬하게 연습했던 수화로 ‘우리도 할 수 있음’을 보여줘 뜨거운 감동의 박수갈채와 함께 마무리되었다.

 

이날 관장 장상원 신부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똑같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더불어-함께 살면서 희망, 공감, 그리고 사랑이란 또 다른 의미를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장애를 많이 가지신 분들과 장애를 덜 가진 모든 분들이 서로 통하고, 하나 될 수 있는 시간에 기꺼이 와주신 지역주민들과 자신들의 재능을 온전히 기부해 주시는 출현 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과, 이런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을 약속하며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은 여러분들과 늘 함께 있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소통콘서트가 진행되었던 날, 군산예술의전당대공연장은 여느 대형 콘서트장도 아니었으며 고급스러운 공연장도 아니었다. 그저 장애를 가진 사람과 장애를 덜 가진 사람들이 오고갈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소통의 장이었다. 우리 머릿속에 존재하던 공연장의 문턱을 낮추는  또 다른 공연문화로 탄생한 것이다. 

 

무료로 진행된 공연, 비록 군산지역 출신으로 활동 중인 장애를 가진 음악인들의 참여가 적었다는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지만, 앞으로 이 공연이 지역주민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장미허브를 한 포기씩 드리며 더욱 향기로운 만남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초청된 사람들을 구경하는 축제가 아닌 우리가 함께 참여하는 콘서트, 함께 만들어가는 만남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 

Tel. 063)446-79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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