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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白露)엣 추석(秋夕)까지 '포도 순절' 포도 드세요
글 : 조종안<오마이뉴스>시민기자 / chongani@hite.net
2011.09.01 00:00:00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포도는 다산(多産)과 모정(母情)을 상징하는 과일

포도의 계절 9월이다. 8일은 하얀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白露), 12일은 민족의 명절 추석(秋夕)이고, 23일은 밤낮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秋分)이다. <농가월령가> 8월령(음)은 곡식이 무르익어 거두고 추석을 맞이한 장날, 며느리의 근친(覲親) 등을 그렸다.

 

자주색으로 알알이 익은 포도는 탐스러운 자태를 뽐내며 마음을 풍성하게 해주고, 새콤달콤한 맛은 무더위에 지쳐 도망갔던 입맛을 잡아주기도 한다. 또한, 조상들은 백로에서 추석 사이를 ‘포도 순절’(葡萄旬節)이라 했다.

 

백로는 논밭의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히고 가을 기운이 완연해지는 절기이다. ‘백로에 내린 콩잎의 이슬을 새벽에 손으로 훑어 먹으면 속병이 낫는다.’는 말이 전해져오는 걸 보면 예전의 우리 가을이 얼마나 맑고 청명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겠다.

 

갑자기 포도향 그윽한 포도밭에서 데이트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렇다고 시계를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는 일. <청포도 사랑>의 한 대목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 아래로, 그대와 단둘이서, 오늘도 맺어보는 청포도 사랑”을 되뇌면서 위안을 삼는다.  

 

노래에서처럼 포도는 사랑하는 애인과 마주 앉아서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단맛보다는 덜 익어서 신맛이 나는 포도가 더 좋다고. 포도를 깨물 때 구겨지는 상대방 얼굴을 보며 웃는 가운데 사랑이 더욱 깊어지기 때문이란다.

 

민족의 명절 추석(秋夕)과 포도 

옛날에는 추석을 앞두고 고향의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 첫머리에 ‘어머님 아버님 포도 순절에 기체후 일향만강 하옵시고…’란 구절을 자주 사용했다 한다. 백로에서 추석 사이의 며칠을 ‘포도 순절’이라 한 것을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또한, 참외는 ‘중복’까지 수박은 ‘말복’까지 맛있고, 처서(處暑)에는 복숭아, 백로에는 포도가 맛있다고 했다. 흔하게 먹는 과일에서도 자연에 순응하며 세월을 노래했던 조상들의 여유와 멋이 엿보인다.

 

예로부터 알갱이가 주렁주렁 영근 포도는 다산(多産)을 의미했다. 해서 그 해 첫 포도를 따면 사당에 먼저 고한 다음 맏며느리가 한 송이를 통째로 먹었다고 한다. 조선백자에 포도 그림이 많은 것도 이러한 유래와 무관하지 않다고.

 

최근까지도 시골에서는 처녀가 포도를 먹고 있으면 망측하다며 호통을 치는 노인들이 있었다. 처녀와 다산은 어울리지 않는 관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생각하면 우리 문화의 뿌리가 아직 살아 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아 반갑기도 하다. 

 

어머니가 포도 한 알을 입에 넣어 껍데기와 씨를 가려내고 아이 입에 넣어주는 모습을 ‘포도의 정’으로 표현했을 정도로 포도는 어머니의 정을 상징했다. 해서 자식이 부모에게 배은망덕한 행위를 하면 ‘포도지정(葡萄之情)을 잊었다.’라며 개탄했다 한다.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고향을 찾아 어머니 품속에서 고단함을 녹인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고향방문이 어렵다면 ‘어머님 아버님 포도 순절에 기체후 일향만강 하옵시고…’로 시작되는 문안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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