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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빵
글 : 이연희(객원기자) / hbday-@hanmail.net
2013.04.01 18:17:52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려 하나 둘 씩 사라진 동네빵집가운데 군산에서 오래된 동네빵집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빵집이 있다.  누구나 한번 들으면 쉽게 기억하는 가게 이름, 배가 불룩 나온 빵집 아저씨가 한 손 가득 모락모락 김이 나는 빵을 갓 구워 내놓을 것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영국빵집’.  최근 고객들이 절로 찾아오게 하는 새로운 웰빙빵을 개발하면서 침체했던 동네빵집 업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영국빵집의 정석균 대표를 만나봤다.

 

 


 

43년의 경력을 가진 정석균(59) 대표가 운영하는 영국빵집은 30년째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빵집이다.  1970~1980년대 이성당과 쌍벽을 이루던 제과점 ‘조화당’에 취직한 그는 기술습득 후, 지금의 영국빵집을 열게 됐다. ‘조화당’에서 10여 년 동안 공장장으로 일하던 정석균 대표는 중앙로 우체국 옆에서 1984년 처음 영국빵집의 문을 열게 된다.  이후 1991년 지금 위치인 신풍동으로 이전해 온 영국빵집은 군산 토박이라면 다 아는 유명빵집으로 불린다.  영국빵집은 오래된 ‘동네빵집’이라서 그 맛도 변하지 않아 꾸준히 찾는 사람도 많지만 최근에는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에서 절대 만들 수 없는 전매특허 빵을 개발해 소문을 듣고 오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그 빵 맛을 보기 위해 하루에도 전국을 아우르며 주문이 줄을 잇는다.

 

1990년대는 줄곧 서민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든 IMF가 들이닥치고, 근처에 있던 시청의 이전으로 상권이 많이 침체해 힘든 시기도 있었다.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늘어나면서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꿋꿋이 견뎌낸 그에게 세월이 준 선물은 그의 빵맛이 변하지 않듯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 무렵부터 찾아와준 단골손님과 새로운 도전의 기회였다.  성실한 그의 습관과 노력의 결과로 드디어 ‘흰찰쌀보리빵’을 새로운 빵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  영국빵집은 군산의 대표 특산물로써 전국 최초 보리분야 지리적 표시로 등록된 국내산 100% 흰찰쌀보리를 이용한 각종 빵을 개발해 꽁당보리 축제와 철새축제 등에 선보여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국빵집의 모든 제품마다 흰찰쌀보리가 90% 이상 들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가게에서는 한창 빵을 굽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흰찰쌀보리와 호두가 들어간 만주, 또 팥 맛이 일품인 단팥빵을 반절로 뚝딱 갈라 보여주시며 인터뷰에 앞서 갓 구운 빵들을 맛보라며 먼저 배불리 먹여(?)주셨다.  훈훈한 군산의 인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정 대표가 흰찰쌀보리로 빵을 개발하게 된 것은 ‘군산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한 흰찰쌀보리 제과제빵 강습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흰찰쌀보리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된 정 대표는 집념을 갖고 지난해부터 흰찰쌀보리를 이용한 빵을 개발했다.  

 

“농기센터에서 진행한 제과제빵 교육을 듣고 흰찰쌀보리빵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흰찰쌀보리를 넣어서 빵뿐 아니라 쿠키, 만주, 롤케이크 등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연구개발에 돌입했어요.”  결국 그는 전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흰찰쌀보리빵을 탄생시켰다.  흰찰쌀보리로 만든 영국빵집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흰찰쌀보리마루 만주’를 꼽을 수 있는데 선물용으로도 많이 팔린다.  이 밖에도 흰찰쌀보리 쿠키, 흰찰쌀보리 무가당 빵 등은 영국빵집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웰빙빵이다.  흰찰쌀보리로 만든 빵이 점차 입소문을 타고 손님도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자칫 위기에 내몰릴 수도 있었던 동네빵집인 영국빵집의 매출은 흰찰쌀보리빵을 선보인 후 150% 이상 늘어나기까지 했다.  군산시의 향토사업추진단에서 특화시켜 군산 특산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영국빵집은 빵 개발로 시 특산품의 홍보를 절로 돕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그는 아직 흰찰쌀보리빵으로서 상품화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상태로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지역특산품의 상품화를 위해 (선물)세트화해서 전국택배서비스나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군산의 특산품으로 만들어진 빵을 관광상품으로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인터넷 판매, 포장세트 등을 계획하고 있어요.”  그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성탄절이나 명절에는 위탁시설, 지역의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을 찾아 직접 만든 빵들을 전달하는 선행도 베풀고 있다.

 

정 대표의 아들 정요한 씨는 영국빵집의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빵집 아들로 태어나서 어려서부터 보고 자라온 것이 빵 만드는 것이었죠.  원래 음식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아버지가 하시는 일인 빵 만드는 것도 좋아서 빵 만드는 것에 손을 뻗치다 보니 어느 순간 제과제빵을 제대로 배워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에선 다른 전공을 했고,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돌아와서 대한민국 제과명장 서정웅 대표에게 기술을 연수받게 되었고 이렇게 경력으로 따지면 8년째 일을 하게 됐습니다.”

 

 


 

어려서 자주 갔던 동네빵집이 아직도 있네? 추억 떠올리며 다시 찾는 손님도 많아

정 대표가 빵집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바로 고객들과 마주할 때다.  빵을 만들기까지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새벽부터 나와서 일을 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더하기 때문.  그렇지만 빵집에서는 나이 상관없이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와서 즐겁고 맛있게 먹을 수 있고 고객과 업주와의 교감이 잘 통하면 ‘덤’으로 정을 나눌 수 있는 기쁨이 있다.  이런 푸근한 광경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빵집이라는 장소가 가진 매력이다.  오래된 빵집은 이제 고향에 올 때마다 찾는 추억을 나누는 곳도 됐다.  “가게가 문을 연지 30년이 되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찾았던 손님들이 자라서 지금은 아이들을 데리고 오거나 하는 손님이 많아요.  여기에서 미팅하고 결혼까지 골인한 사람들도 많고요.  학창시절에 와서 빵을 먹었던 빵집이 아직도 있어서 다시 찾아왔다고 하는 분들도 많죠.”

 

‘영국빵집’, ‘독일빵집’ 등 몇 십 년 전에는 전국적으로 이런 이름을 가진 동네 빵집이 많았다.  당시에는 이런 이름들이 정감 가고 부담 없는 빵집이름의 대명사로 사용되곤 했다.  이렇듯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국빵집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년)’의 촬영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극 중에서 권상우와 한가인이 비를 피해 들어갔던 군산 크라운빵집의 배경이 바로 영국빵집이다.  아직도 촬영 당시 두 배우와 함께 찍은 사진이 가게에 걸려있다.  군산에 가면 반드시 가봐야 할 맛 집 코스로, 또 영화촬영지로 알만 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빵에 향이 있다는 말 들어보셨어요?

“근면 성실하지 않으면 좋은 빵은 만들 수 없어요.  인내력과 끈기는 맛있고 좋은 빵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죠.  그리고 사람의 혼을 넣어야 해요.  정성의 혼을 넣어야 향기 나는 빵을 만들 수 있답니다.  빵에 향이 있는데 이런 말 처음 들어보시죠?(웃음)  모든 일들이 열정과 혼을 부어 무엇인가를 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처럼요.”  빵 하나를 구워도 장인의 정신을 갖고 혼을 불어넣는다고 하는 정 대표의 예술가적인 기질은 그의 두 딸이 이어받고 있었다.  빵집 곳곳에 걸린 작품은 따님의 솜씨였던 것.  둘째 딸인 정세인 씨는 서양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고, 막내딸은 올해 경희대에 입학해 서양화를 전공하게 됐다.

 

그는 빵집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꼭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한결같이 빵집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의 그 사랑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IMF도, 프랜차이즈 기업 진출의 타격도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그분들의 큰 ‘大’사랑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고객님들이 만들어주신 거에요.  또 영국빵집을 비롯한 흰찰쌀보리를 이용한 가게를 이용하면 군산의 흰찰쌀보리 농사를 하는 농가의 큰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모든 업체와 농가가 함께 윈윈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사)대한제과협회 군산시지부장 16년 넘게 역임하고 있으며, 개복교회의 장로, 군산기독교연합회 회계, 올해 창단한 군산성시화운동본부의 홀리클럽 봉사활동 단체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 도중에도 가게에 미리 주문해둔 빵을 한두 상자씩 들고 가는 손님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또 빵집에 들른 한 창 먹을 나이의 학생들이 갓 만든 맛있는 빵을 보고 감탄을 하고선 빵을 샀는데 돈이 몇 백 원 부족하자 선뜻 DC를 해주고 맛있게 먹으라는 말도 잊지 않는 정 대표.  그는 자신이 만든 빵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그 빵을 통해 만나는 사람 간의 인연과 소박한 즐거움이 지금까지 영국빵집이 오랫동안 매일 아침 빵집의 문을 열 수 있는 비결이 아니었을까.  영국빵집이 군산뿐 아니라 전국을 대표하는 동네빵집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군산영국빵집

전북 군산시 신풍동 1001-11 (대학로 144-1)

063-466-3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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