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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시절부터 먹ㆍ붓과 함께 지내온 서화가 ‘백영란’
글 : 이진우 /
2021.10.01 13:55:57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국민학교 시절부터 먹붓과 함께 지내온 서화가 백영란

 

군산에는 문화아지트로 유명한 한길문고가 있다. 매 주마다 열리는 작가 강연회, 여러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진행되고 있다.

그중 8월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되는 수묵 캘리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모인 지역시민들도 예사롭지 않았다.

정말 흥미로운 일은 수묵 캘리 수업에 참여한 시민 중 대부분이 책을 내거나 에세이작가에 도전하거나 문인의 취미를 즐겨 생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늘 시간에 쫒기는 본인과는 달리 시간의 여유로움을 그림을 그리며 온전히 즐기고 있는듯했다. 8월 한달로 정해진 4번의 수업으로는 수묵화를 표현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수업에 열중하는 모습에 4번이라는 시간을 안타까워하며 한길문고 문지영 대표는 급기야 강사에게 두 달 연장을 의뢰했고 그 덕분에 나를 포함한 회원들은 고급 취미생활을 이어가게 되었다.

 

한길문고 원데이 클래스 수묵 캘리 강사 백영란 서화가

 

사람에게서 향기가 난다. 먹향 이랄까, 흙향 이랄까,,내면의 깊은 향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백영란 서화가를 처음 만났을 때, 붓을 들고 시연을 보이는 모습과 말, 행동에서 그 향기를 느꼈다.

음악을 전공하며 동적인 활동에 익숙한 나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으며 붓을 들고 선 연습을 하는 게 어려움이 크게 느껴졌다.

4번의 정해진 수업이 끝나갈 즈음 아쉬운 마음에 공설시장 2층에서 진행되는 한국화 수업을 신청했다.

토요일에 한번 하던 수업이 한길문고의 연장으로 겹쳐져서 일주일에 3번 수업을 하게 되었다.

붓을 들고 선 연습을 하다보면 낚싯대를 드리우고 명상에 잠기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보이지 않는 시간의 예술을 하던 나는 차곡차곡 기초수준이지만 눈으로 보여 지는 결과물의 작품들을 그리면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마음 내킨 김에 백영란 서화가의 연구실에 방문을 하기로 했다. 한길문고 맞은편 롯데아파트 상가2층에 위치한 학원으로 향했다. 나를 반기며 맞이하는 백 서화가의 움직임은 매우 불편해 보였다. 걸을 때 마다 조금씩 기우뚱거리는 모습. 처음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갑자기 조심스러워졌다.

5살 때 운전 연습 중이던 덤프 트럭기사의 미숙한 운전 때문에 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쳤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여자로써 힐을 신어보고 싶었을 텐데 .. 다행히 당시 부유한 집안의 여유덕분에 힐을 특별주문해서 신었지만 오래 신고 걷기는 힘이 들었다고 한다. 대학 커플로 만난 지금의 남편도 함께 서화가로 활동 중이다.

 

가산서예문인화연구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으셨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연구실에서 많은 제자가 나왔을 텐데요. 그리고 군산에 서예문인화를 배울 수 있는 곳이 한곳만 남아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연구실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많은 학생들이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작가가 된 제자들도 많고 취미로 배우는 제자들도 많고 수양을 위해 오는 이들도 많지요. 작가로서 활동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만 본인은 공모전 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휘호를 하는 대회의 매력에 빠져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어린 초등생부터 성인까지 20여명도 되지 않는 도반들을 45인승 관광버스로 새벽 5시에 출발하여 때로는 서울경북예천남원 등으로 부지런을 떨며 다녔었습니다. 시작은 제자들을 위한 고학상장이라고, 같이 고락하며 스스로도 많은 성장이 있었음을 실감합니다. 군산이 소도시이니만큼 서화를 공부하는 수가 많지 않아서 생활의 애닯음을 예술가의 길이라 여기면서 살아가지만, 그래도 수상실적 만큼은 좋았다고 자부해요.

보통 한 대회에서 초대작가가 되려면 10여년의 시간이 필요한데 4년 만에 초대작가가 된 도반(아림 김우정)이 있고 시작한지 불과 6개월도 되지 않아 출전한 휘호대회에서 문인화 부문 장원으로 입상한 지금은 어느덧 고등학생이 된 수주 임민서 그 외에도 재능과 휼륭한 성품으로 본인의 소질을 개발하며 주변지인들에게도 친절한 귀한 회원들이 있습니다.

 

많은 추억 가운데 두 가지를 뽑는다면 경북예천에서 개최되는 단샘서예휘호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고 늦은 밤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동안 대상은 참가수가 많은 한문 작품에서 받았었는데 그것도 그 해에는 유달리 문인화에서 사군자로만 색도 사용을 금하고 먹으로만 화제글귀도 현장에서 제비뽑기로 정해서 쓴다고 해서인지 예년보다는 참가자가 적었는데 제가 대상이라는 소식에 혹시 잘못 알고 전화 주신것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리고 예년과 다른 점이 또 있었는데 심사방식을 단독책임심사제를 도입했다는 거에요.

그래서 늦은 밤까지 심사가 이뤄졌고 틀리지 않고 맞다고 축하인사를 건네주었습니다.

휘호대회는 준비도 만만치 않고 어려움이 많지만, 성실한 과정에 대한 결과에 명쾌함이 분명해서 또한 서화인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아서 참가했습니다.

그 어려운 휘호대회에서 큰 상과 상금을 많이 받은 것도 기쁘고 좋은 일이였지만 대회 때마다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단 한번도 약속시간 새벽5시에 늦은 사람이 본인 말고는 없었다는 것이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이지만 초정 서에휘호대회가 5회까지 개최되는 동안 우리 학원이 3회 지도자상에 선정되어 주최측에서 고민에 빠진 일이 있었어요. 지도자상은 참가인원과 수상 실적등을 점수화해서 주는 상인데 우리학원이 3회나 선정되어서 다음에는 제외시켜도 되겠냐며 양해를 구하는 전화까지 왔었어요. 정부지원금으로 실시하는 대회여서 주최측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제제를 많이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기꺼이 다른 선생님께 주셔도 된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즐거운 양보에요.

 

귀한 인연

한길문고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는 동안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어떤 반가운 일이었을까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 또한 고향 군산을 무척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그래서인지 시집을 간 것이 아니고 장가를 오는 경우가 되었어요.

책을 많이 읽지도 않으면서 책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다보니 서점을 자주 찾게 되었어요.

집과 작업실을 제외하고 두번째로 자주 가는 곳이 작업실 바로 코앞에 위치한 배지영작가의 '환상의 동네 서점'인 바로 한길문고에요. 군산이 모든 면에서 열악한 환경이지만 유독 군산사람으로서 문화적 자긍심을 갖게 하는 곳이 다름 아닌 한길문고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그러한 한길문고가 무척 커다란 아니, 기적 같은 선물을 안겨주었습니다. 전북도교육청에서 주관하는 학생예능경연 대회에서 중2때에 만난 친구를 43년 만에, 그녀의 전화번호를 한길문고대표로 부터 건네받았던 것입니다. 한길문고에서 8월 매주 토요일에 수묵화와 캘리과목 수업 의뢰가 있었고 좋아하는 곳에서의 수업이라서 저는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수묵화와 캘리 수업알림 공지글을 페이스북에서 본 서예가 김두경선생(그녀의 대학선배)께서 나의 정보를 부탁했던 그녀에게 전했고 마침내 연락이 닿았던 거에요. 이런 일도 놀라운데 더 감격스러운 것은 43년전 그녀에게 보냈던 연하장을 아직도 간직해왔고 사진으로 전해받은 것입니다.

그야말로 감개무량 할 따름이죠. 또한 인연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크게 느꼈습니다!

(김두경선생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인연은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는 말이 딱 맞는듯해요.

 

봉사하는 일이지만 회원분들의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더 감사해진다는 백영란 서화가.

원데이 클래스는 특별한 강사비 지원이 없이 진행되는 예술분야 봉사다. 그것을 잘 알기에 수업 참여자들은 가급적 출석과 시간에 더 집중을 한다. 매주 한가지씩 시연을 하고 집에서 과제로 연습을 하고 단톡방에 과제를 올리기도 한다. 회원 서로가 숙제에 대해 평을 해주고 칭찬을 하며 이제는 정을 나눈다.

단기로 끝나는 수업이지만 처음 접해본 수묵화의 매력에 빠져 아무래도 좀 더 몰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수업을 열어준 한길문고 문지영 대표에게도 이익보다는 참된 수련을 위해 봉사에 응해주신 백영란 서화가에게도 함께 배우는 회원과 함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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