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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원사 박부월 씨의 파이팅~ 인생여정
글 : 이진우 /
2021.08.01 13:17:39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생활지원사 박부월 씨의 파이팅~ 인생여정

 

글 오성렬(主幹)

 

 

박부월 씨의 또 다른 이름은 장금이다. 음식 솜씨가 좋아서다. 그녀의 지인 중 누군가가 그렇게 부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붙여진 별칭이다. 솜씨만 좋은 게 아니라 심성도 후덕해서 그녀의 주위엔 한상 사람이 많다. 작년부터 군산종합사회복지관에 소속되어 독거노인 돌봄 생활지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가 요양보호사로서 노인복지관련 업무에 뛰어든 것은 2014년도, 어느덧 8년차를 맞고 있는데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났음에도 보기와 달리 자신의 지나온 삶은 녹록치 않았다고 회고한다.

 

부월 씨의 고향은 부안, 유복한 가정의 막내딸로 태어나 어려움 없는 성장기를 보냈다. 사실 아빠 나이 51세 무렵 막내둥이로 태어나다보니 위로 오빠, 언니들이 많았고 그만큼 귀여움도 많이 받았다. 풍성하고 맛깔스런 음식들이 일상이었던 가정환경은 특별히 배우지 않고도 자연스레 그녀의 음식 솜씨로 이어졌다. 그녀의 첫 직장은 고창에 있는 우체국이었다.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예쁨을 받으며 아무런 근심걱정 없는 시절을 보내면서 자연스레 남친도 생겼다. 하지만 오빠와 언니들은 그 남친과의 만남을 극구 반대했다. 집안이 너무 가난하다는 이유였다. 당시 돈에 대한 개념도 몰랐고 철없던 나이였던 그녀에게는 가족의 반대는 절대적인 것이었다. 그러던 중 25세 무렵 모 금융회사에 재직 중인 9살 연상 군산 남자와 중매가 이뤄져 결혼하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그녀의 삶은 전혀 예상 밖으로 전개되게 된다.

 

당시 시댁은 시부모 위로 시할머니까지 있는 상태였다. 이후 본인들의 아이가 태어나면서 4대가 한 집에 사는 대가족 가정이 되었는데 고령으로 치매 증상도 있었던 시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시부모와 남편, 아이들까지 챙겨야 되는 생활은 막내딸로 태어나 귀여움만 받고 자랐으나 어쩌다 맏며느리가 되어버린 그녀에게는 너무도 벅차고 힘들기만 했다.

 

얼마 전 시할머니는 96세의 나이로 타계하셨지만 애주가인 남편 역시 악화된 건강으로 사회활동이 불가한 상태에서 연로하신 시부모와 남편을 봉양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녀의 책임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위에 그러한 자신의 힘듦을 단 한 번도 내색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예에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즐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려는 그녀의 고운 심성이 엿보이는데 이로써 그녀를 아는 주위의 응원과 격려도 많이 받고 있다.

 

하지만 생각만 해도 뿌듯한 것도 있다. 자녀의 전부인 두 딸이 반듯하고 기특하게 잘 자라 모두 중국에서 대학을 나와 원어민 이상의 중국어 실력을 갖춤으로써 좋은 직장과 함께 든든하고 멋진 남편들을 만나 잘 살고 있어서다. 그만으로도 그 딸들을 뒷바라지 하는 동안 보험 일을 비롯하여 무슨 일이든 가릴 새 없이 해야만 했던 지난날의 고생에 대한 일말의 보상을 받는 것 같기 때문이다.

 

노인 돌봄으로 얻는 보람

부월 씨가 소속된 군산종합복지관(이하 복지관)은 모 교회재단에서 설립한 시설로 42명의 생활지원사(요양보호사 및 사회복지사)가 활동하고 있다. 부월 씨 역시 모태신앙으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던 터라 신앙적으로도 마음이 갔다. 생활지원사는 산북동, 미성동, 옥서지역 등에 걸쳐 1인당 15~17명 정도의 독거노인을 담당하며 때로는 직접 방문으로, 때로는 전화로 노인의 건강상태 등 안부를 수시로 챙긴다.

 

복지관 차원에서 맨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노인의 생사 여부일 게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도 일본에 이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그에 따른 고독사가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저질환이나 치매 증상이 있을 경우 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거니와 성격이 온화한 사람에서부터 극심한 변덕으로 담당 지원사에게 큰 스트레스를 안기는 경우도 있어 웬만한 사명감 없이는 버티기 쉽지 않은 분야로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부월 씨에게는 어느덧 봉사하는 삶 속에서의 당연한 일상의 일이 되어버렸다. 일찍이 대소변을 받아낸 시할머니와 고령의 시부모를 모시면서 노인의 건강과 성향에 관해 체험으로 터득했고 그래서 어느 노인이든 자신의 부모처럼 여기고 이해하며 받아준다. 때로는 딸처럼 며느리처럼 노인의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하고 불편해 하는 데를 찾아 자신의 능력과 권한 안에서 해결해주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부월 씨로부터 돌봄을 받은 노인 중에는 하루에도 수차례 보고 싶다며 전화를 하는 분도 있다. 그분들 모두 자신을 대하는 부월 씨의 언행 하나하나에서 어른을 대할 줄 아는 진심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부월 씨는 생활지원사의 경우 근본적으로 노인을 이해하고 섬기려는 자세가 되어있지 않으면 감당하기 힘든 업무일 수도 있다고 들려준다.

 

평소 노래와 하모니카 취미를 가진 부월 씨는 시간에 쫓겨 살다보니 제대로 즐기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대신 요즘엔 수송동 보건소 뒤편 파크골프장을 자주 찾는다고 말한다.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의 완전 축소판으로서 18홀이 있는 건 같지만 공이 크고 채도 드라이버처럼 생긴 1종류라는데 막상 해보면 너무 너무 재미있다며 필자에게도 동호회(연회비5만원)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노인 섬김과 자녀 양육을 비롯하여 봉사하는 삶 속에서 힘듦을 감추고 언제나 고운 심성으로 밝은 웃음을 보여주는 부월 씨, 주어진 자신의 일 속에서 보람을 찾고 매사 긍정마인드로 받아들이며 누가 무슨 얘기를 하던 맞장구도 잘 쳐주는 그녀에게 이제 모든 액운을 떨치고 행복하고 웃을 일만 있는 밝은 미래가 펼쳐지길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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