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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수필과 비평’ 등단 강이례 여사
글 : 이진우 /
2021.04.01 09:42:57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86세 수필과 비평등단

파이팅 청노년~ 강이례 여사

 

글 오성렬(主幹)

 

나이는 숫자라는 말이 있다. 인생은 60부터라 하기도 하고 청노년이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세태가 변하고 있다. 무엇을 잘 하거나 못하는 것은 나이 때문이 아니라 열정의 문제라는 말이기도 할 터다. 따라서 나이 때문에 지레 포기하고 못한다기보다는 꿈이 없고 열정이 없는데서 오는 무기력함과 자존감의 결여가 원인이랄 수 있으며 그런 경우 못할 수밖에 없다는 핑계만 찾는다. 굳이 잘하지 않아도 되고 성공을 거두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매사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 무엇이든 배우려고 하는 자세, 도전해보는 자세다.

 

그러다보면 인간관계의 폭도 넓어지고 감성도 풍부해져 자연스레 젊음을 유지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런 면에서 언제부턴가 청노년이라는 용어가 일상어로 쓰이고 있다. 몸은 노년이지만 생각이나 행동이 청년 같다는 뜻이다. 최근 86세의 나이에 수필과 비평에 등단한 강이례 여사가 바로 그에 해당하는 사례가 아닌가 한다.

 

강이례 여사는 김제가 고향으로서 늦은 나이에 김제여고를 졸업한 뒤 23세 무렵 당시 전북대학교 법정대 졸업 후 고시공부 중이던 지금의 남편 김종기 씨를 만나 결혼했다. 여고 시절엔 당시 소설가로 등단했던 국어 선생님으로부터 시()와 관련된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 시를 외우는 게 일상이었고 시작(詩作)을 해보느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문학에 대한 감성이 싹트고 가꾸어졌다.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면서 남편의 고시 도전은 끝이 났다. 생활고는 현실 문제인데 고시 합격은 기약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남편은 공무원으로 방향을 전환, 정년퇴직 때까지 공직에 몸담게 된다. 부부는 슬하에 딸 둘, 아들 둘, 네 자녀를 두었다. 그들 모두 SK대 등 명문대 출신으로 교수, 의료인, 기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구적이면서 가정적인 부모의 DNA를 이어받은 것일 게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복지관 수필창작반

노년에 들어 강 여사는 부군과 함께 군산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많은 여가시간을 보낸다. 복지관은 노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서다. 이들 부부는 특히 탁구를 즐기기도 하는데 강 여사는 얼마 전부터 적성을 찾아 수필창작반에 들었다. 수강생은 20여명 정도 되었다. 강사(김재희 작가)의 지도를 받으며 복지관 내 구불길문우회에 들어 글쓰기에 정진했고 강사의 격려 속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시나브로 글 쓰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새로운 삶의 의욕과 즐거움을 주었다.

 

주제는 생각이 미치는 대로그때그때 정했다. 재작년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늘게 되면서부터는 그만큼 글 쓰는 시간이 많아졌다. 컴퓨터는 서툴렀지만 차분하게 자판을 두드리며 머릿속의 것을 옮겼다. 어느덧 틈틈이 써 둔 수필이 30여 편에 달했다. 월간 수필과 비평3월호 신인상에 당선된 털실로 만든 옷은 그 중 하나이다. 이번의 당선으로 이제 강 여사는 수필과 비평규정에 따라 어엿한 기성작가로 인정받는 수필가가 되었다.

 


강 여사는 수필과 비평’ 3월호에서 밝힌 당선소감에서 세월이 속절없이 흘러가며 식구들 뒷바라지에 신문, 잡지, 책 한 번 구경 못한 채 나이만 잔뜩 먹은 늙은이가 되고 말았다. 평생을 집에만 박혀 있다가 우연히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수필 공부에 푹 빠져 나이를 망각한 채 살고 있다. 수십 년이 흘러 까마득한 기억의 저편에 희미하게 간직되었던 활자에 대한 갈망이 시작 된 것이다. 너무 늦게 시작한 글공부지만 나에겐 새로운 세상과 만남이다. 여생을 이리 뜻있게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지도해주신 선생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당선작 털실로 만든 옷에 대한 심사평- (유인실 작가)

인간의 몸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마음을 전할 때 몸에게 먼저 신호를 보내야 소통이 가능하다. 인간 생활을 하는 데 기본이 되는 의식주 가운데 옷은 우리 몸을 보호해 주는 기능을 한다. (중략) 이 글에서 감지되는 정서는 엄마의 따사로운 손길이 가족들에게 훈훈하게 연결되어 느껴지는 따뜻한 인간적 유대감이다. 옷을 만드는 재료가 되었던 털실이 재생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착안한 화자는 털실의 재생력이 몸은 스러져 가도

그 본질은 새로운 외피를 입고 대대로 전해지는 인간사와 닮아 있다는 것을 환기시킨다. 그것은 사라진 것에 대해 위로 받고, 재생하는 것에 대한 생의 긍정에 닿게 한다. 연속적으로 다음 대상들로 연결되고 둥글게 하나로 이어지는 세상을 <털실로 만든 옷>을 통해 잘 전하고 있다. 당선을 축하한다.

 

남다른 금슬, 청노년의 삶

올해 89세가 된 부군 김종기 선생은 일찍이 8순을 넘기면서 부동산공인중개사 목표를 세우고 서해대 도서관을 찾아 공부를 시작, 3년 전 당당히 합격을 함으로써 노익장을 과시한바 있다. 당시 같은 도서관에서 중개사 공부를 하던 젊은이들은 그 연세에 무슨 공부이며 합격이 가능할까라는 미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그럴수록 의욕을 불태우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이다. 하지만 중개사 개업은 하지 않았다. 그저 공부가 즐거웠고 뜻을 이루었다는 성취감이면 족했다.

 

이들 부부는 거의 함께 하루를 보낼 정도로 금슬이 남다르다. 복지관 탁구장에서 탁구를 즐기고 틈틈이 책도 읽으며 산책도 같이 한다. 문화동 대로변, 93년도에 신축한 자가 건물 3층이 보금자리다. 1,2층은 세를 줬다. 승강기가 없는 건물이다 보니 언제나 걸어서 3층을 오르내린다. 옥상엔 텃밭을 만들어 배추, 상추, , 쑥갓 등을 재배, 자급자족한다. 인스턴트

식품은 피한다.

 

새로운 사조와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컴퓨터 검색도 즐기고, 늙은이로 취급받는 게 싫어 20년 정도 나이차면 격식을 따진 존칭대신 그냥 형님이라 부르라 한다. 건강을 가꾸며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살려고 해선지 평생 보약을 먹어본 적도 없다. 김 선생의 경우 그 연세에 아직도 안경 없이 책을 읽는 게 놀라워 비결을 묻자 젊어서부터 결명자차를 즐겨 마신 것 외에는 특별한 비결이 없다고 들려준다. 공교롭게도 부부가 똑같이 86세에 꿈을 이룬 것에서도 천생배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떠나 멋지게 청노년의 삶을 구가하고 있는 이분들에게 축하와 함께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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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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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8 08:56:52) rec(149) nrec(129)
강 여사님의 숨겨졌던 문학의 재능이 빛을 보게 되어 같은 구불길 문우회원으로 기쁘기 한이 없고 앞날이 많이 기대되며 김종기 형님의 보살핌과 후원에 대해서도 모범이 되는 존경스러운 부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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