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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는 내 삶의 이유이자 행복 발달장애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상헌
글 : 오성렬 /
2019.05.01 16:41:15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Guitar는 내 삶의 이유이자 행복

발달장애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상헌 

글 오성렬(主幹)

 

 

 


 

 

지난 5월16일, 인문학카페 ‘정담’에서 발달장애아 이상헌(27)군의 클래식기타 연주회가 열렸다. ‘명곡의 밤’ 제하의 그날의 공연은 장내를 가득 메운 청중들 모두 상헌 군의 연주 모습에 시선을 고정한 채 숨죽이며 감동에 젖어든 시간이었다. 

 

Romance de amor, Recuerdos de la Alhambra, Asturias, El ultimo tremolo, B. Mangore, Grand solo op.14 in D major, Variations on the Kanon, Pachevel, Grand overture Op.61, Baden jazz suite, Cavatina 등의 곡들을 연주하는 상헌 군의 모습은 너무도 진지하고 행복해 보였다. 상헌 군은 악보도 보지 않았다. 

 

악보는 그의 머릿속에 있는 듯했다. 청중들은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으며, 연주 간간이 상헌 군의 엄마인 김경식 씨가 마이크를 잡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들의 성장과 교육을 위해 온갖 고난을 마다않고 헌신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상헌 군은 자폐성 발달장애 3급이다. 8살이 되도록 말을 하지 못하는 아들을 보며 부모의 애간장은 탈대로 타들어갔다. 그래서 초등학교 입학도 미룰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입학 전에 말이 트이는 온갖 사례를 알아본 끝에 ‘모래놀이’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서울에서 관련 책을 구입,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모래놀이치료에 필요한 ‘피규어’를 구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리기도 했는데 피규어 마련 후 모래놀이에 필요한 모래상자를 목공소에서 맞춰와 집 앞마당에서 모래놀이치료를 시도하게 된다.

 

경제적 어려움의 가정환경에다 전문지식도 없어 어느 것 하나 힘들지 않은 것이 없었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과 사랑으로 시작한 모래놀이는 효과로 나타났다. 시작 3개월 만에 상헌 군이 말을 하게 된 것이다. 이 하나만으로도 부모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 가슴이 벅찼다. 

 

엄마는 아들에게 글을 가르치기 위해 고민하다가 아이가 컴퓨터 화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알고 한글 자판기로 글을 가르쳐 3개월 만에 글자와 숫자는 물론 간단한 수학 셈법 공식도 터득하게 되었다. 상헌 군은 한해 늦은 9살이 되어 입학했다. 

 

막상 입학은 했지만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했던 터라 학교생활은 힘들기만 했다. 그러나 장애가 있는 아들을 흔쾌히 받아준 학교가 고마워 엄마는 1년 동안 매일 아침 교실과 교무실 복도 청소를 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해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그일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상헌 군이 2학년이 되면서 의사소통의 장애로 인한 스트레스를 물건을 파손하는 방법으로 풀었기 때문이다. 교장선생님의 차를 비롯해 학교 선생님들의 차 유리를 훼손하고 과학실 실험도구 등을 망가뜨려 한해에 수십만 원을 배상하는 등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에 엄마는 너무도 힘이 들었다. 복도 유리창을 깨는 일은 한 동안 계속돼서 엄마는 학교 행정실에 드나드는 일이 일상이 될 정도였다. 

 

이 무렵 심리치료 선생님이 상헌 군의 학교생활 적응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주었다. 엄마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3개월 동안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장에서 운동을 시켰다. 아들이 어릴 적 가장 힘들었던 한 시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치료 프로그램들의 덕이라 여긴다. 

 

그러는 동안 상헌 군은 중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친구 하나 없는 아들을 보며 엄마는 아이가 조금이라도 마음을 붙이고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통기타학원에 보냈다. 그러나 학원 원장은 아이의 장애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1개월쯤 됐을 무렵 그만두라는 통보를 해왔다. 부모에게는 또 한 번의 상처였다. 

 


 


 

 

 

아들의 유치원 입학을 거부당했던 일부터, 학교생활 중에는 아이들의 욕설, 폭행 등 집단 괴롭힘의 대상이 됨으로써 그로부터 생기기 시작한 그 상처들은 그간 수없이 곪고 터지고 덧나고 했던 터라 학원에서의 거부는 또 한 번 엄마의 가슴을 후볐다. 아들은 언제나 폭행당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빠와 목욕탕에 감으로써 온몸에 시퍼렇게 멍이 든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학교 측에 이를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학교 선생님들은 그때마다 상헌 군의 편이 아니었다. 학교 입장에서는 문제 학교라는 소문이 더 두려웠던 듯했고 상헌 군이 자신의 의사표시를 정확히 못한다는 이유로 매번 가해학생들의 말만 듣고 미온적인 봉합에 그치기 일쑤였다. 

 

사실 엄마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무렵 언어가 터지게 하는데 도움이 되고 정서적인 감성도 북돋아줄 요량으로 변두리 사토지에 약간의 땅을 사서 뒷마당에 작은 동물원을 만든 적도 있었다. 토끼, 오리, 칠면조, 닭, 오골계, 메추리, 개 등이 그 작은 동물원의 주인공들이었고, 실내에서는 금붕어, 거북이, 햄스터, 앵무새, 뱀 등을 키웠다. 

 

그리고 부화기를 사서 유정란을 구해 생명의 신비함과 소중함을 깨우칠 수 있도록 매일 관찰하면서 습도와 온도를 맞춰주며 알을 굴리기도 하는 등 병아리가 태어나기 까지 부화 과정을 지켜보도록 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체험하면서 정서적 안정 속에 바른 인성을 함양했던 아들이었던 터라 밖에서의 집단 괴롭힘은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그러나 믿었던 학교마저도 적절히 대처해 주지 않음으로써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참고 또 참으며 견디는 일밖에 없다는 것에 억장이 무너졌다.  

 

고등학교 때까지도 시간개념이 부족해 매일 아침 등굣길에 시내버스를 태워주는데 어느 날인가 버스 타러 나가면서 갑자기 상헌 군이 뇌수술을 시켜달라는 말을 했다. 느닷없는 이 말에 엄마는 의아했는데 반 아이들이 계속 장애자라고 놀리며 괴롭힌다고 그래서 수술로 장애가 없게 해달라는 얘기였다. 그것은 큰 충격이었다. 

 

어딜 가나 항상 무시와 거부, 학대와 편견에 익숙해지고는 있었지만 기타학원에서마저 거부를 당한 것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아픔이었다. 하지만 기타를 어깨에 메고 학원에 다니며 즐거워하던 아들의 모습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기타리스트의 꿈


엄마는 아들의 손을 잡고 모 클래식기타학원의 문을 두드렸다. 그때 만난 선생님은 장애를 이해하고 14년에 이르는 지금까지 아들과 함께 하며 지도를 해주는 고마운 분이다. 상헌 군이 기타를 처음 배울 때는 악보를 볼 줄 모를 뿐만 아니라 의자에 단 5분도 앉아있기 힘든 상태였다. 

 

그러나 훌륭한 지도에 힘입어 기타에 재미를 느끼면서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조금씩 향상되는 아들을 보면서 가족 모두는 일말의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기타로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됨에 따라 학교생활과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하루 7시간 이상씩을 연습에 매달렸다. 

 

연습에 집중하며 몰입해 있는 상헌 군의 모습은 무척 행복해 보였으며 어느 곡을 연습하든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면 기타를 내려놓지 않았다.

 


 

 

 

 

수시 1등 대학 입학


진인사대천명이라 했던가, 그토록 열심히 노력한 끝에 상헌 군은 평택대학교 수시 1등이라는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그때 부모의 기분은 하늘을 나는 것 같기만 했다. 대학 합격 후 상헌 군은 기숙사 생활을 해야만 했는데 엄마는 아들이 걱정되어 학교 측에 부탁, 한 달간 아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기도 했다. 

 

엄마는 평택에서 한 달 동안의 학교 안에서의 생활과 등하굣길 버스와 기차 타는 법 등을 익히게 하고 기숙사에서 배식을 하지 않았던 터라 밥을 사먹는 법 등 아들의 사회성 습득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 달의 기간이 지난 후 아이를 혼자 남겨두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엄마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상헌 군이 대학에 다니는 4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대학 2학년 무렵 사춘기를 맞은 아들은 그간 항상 순종하고 반항할 줄 몰랐던 아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부모 말을 거역하고 대드는 일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것은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시련이었다. 결국 2학년 때 1년 휴학계를 낼 수밖에 없었는데 그 때 아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교수님 한 분을 만났다. 매주 한 번씩 그 교수님을 만나면서 상헌 군은 점차 안정을 찾아갔고 1년 뒤 복학, 무사히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UN본부 초청 연주와 소프라노 조수미와의 협연


상헌 군은 그동안 여러 대회에 나가 많은 상도 받고 신문, 방송 등에도 출연했다. 특히 UN본부 초청 연주를 비롯하여 ‘아부다비 패럴림픽’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가졌던 연주회는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최근엔 초등학교 5~6학년 실과 교과서 ‘꿈을 이룬 사람들’편에 실림으로써 같은 환경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지금도 전국 각지의 초청 연주로 연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헌 군은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장애인을 이해시키기 위해 학교에 가서 장애 인식 교육도 하고 있다. 이제 엄마에게 바람이 있다면 아들이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연주 무대가 주어지는 것이다.

 


 

 

 

 

학력 및 연주 / 수상 경력

문창초, 서흥중, 군산상고, 평택대학교 음대 졸

2010 전국음악콩쿨 클래식기타 2등 수상

2011 보건복지부 UCC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2012 부활콘서트(용산 전쟁기념관)오프닝 무대 솔로연주

2013 서울국제기타콩쿨 특별상 수상

2013 서울 장애인종합예술제 보건복지부장관 최우수상 수상

2014 전국음악경연대회 관현악대상(군산학원연합회)

2015 평창 뮤직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 솔로 연주

2015 UN 세계장애인의 날 기념행사 초청공연 

     (그 외 독주회 다수)

 

방송 출연, 교과서 등재

2010 JTV ‘피우자 민들레’

2012 KBS사랑의 가족 1999회 ‘청춘, 꿈을 연주하다’

2012 JTBC 휴먼다큐 20회 ‘당신의 이야기’

2013 MBC ‘살맛나는 세상’

2013 SBS  생방송라디오 ‘당신은 라디오스타’

2013 TJB  대전방송 ‘현장다큐 담’

2015 KBS  사랑의 가족 2591회 ‘아름다운 사람들’

2017 EBS  희망풍경 882화 ‘기타리스트 상헌 씨’

2019 ‘아부다비 패럴림픽’ 초청 연주

2019 초등학교 5~6학년 실과 교과서 ‘꿈을 이룬 사람들’

 

연락처

010-6378-1979

E-mail / jbguit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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