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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예수’라 불리던 남자, 고 김천동 장로의 발자취를 따라서 ‘군산 운전기사 선교회’ 회원들과 함께
글 : 이진우 /
2019.06.01 16:13:55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작은 예수’라 불리던 남자, 고 김천동 장로의 발자취를 따라서

‘군산 운전기사 선교회’ 회원들과 함께

 

이진우(jay0810@nate.com)

 

 

 

 

 


 

 

어떤 삶을 살면 ‘예수’라고 불릴 수 있을까


예수는 기독교에서 절대적인 신으로 존재한다. 그런데 한 사람을 예수라는 별명으로 부를 수 있다면 그는 어떤 삶을 산 사람일까? 며칠 전 필자의 모친은 ‘작은 예수’라고 불리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평범한 개인택시를 모는 운전기사.

 

평생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봉사하면서 살던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심장질환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그저 한 노인의 죽음으로 사람들에게 잊히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그 남자와 함께 살았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그의 이름은 김천동.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소년가장이 되어 가족들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청소년시기에는 대장장이 일을 하면서 돈을 모았고,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 후 택시 운전대를 잡기 시작했다. 군대에 있을 때는 베트남전에도 참전해 제법 돈도 모았다.

 

그렇게 그 남자는 평범하지 않은, 고단하고 힘든 삶을 살아왔지만, 오히려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무소유의 가치를 철저히 실행한 사람. 생활고에 힘들어 아파트를 팔아 작고 오래된 연립주택으로 이사를 가면서도 봉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생활하는 부모가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둘째 딸은 함께 부모를 함께 불러 살았을까.

 


 

 

 

 

아내에게 빵점짜리 남자


그의 인생은 다른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행적이었으나, 정작 아내에게는 빵점이었다. 슬하에 두 딸과 아들, 그리고 아내를 남겨 두었다. 힘든 봉사의 삶을 살면서 가족을 잘 돌보지는 못했지만, 거짓말처럼 자녀들은 모두 성공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 현재 둘째딸은 캐나다에 선교활동을 이유로 떠나 있다.

 

“여보, 나는 내 몸이 왜 안 아픈지 모르겠어.” 남자는 이 말을 아내에게 자주 했다고 한다. “이렇게 내 몸을 혹사하는데 한군데도 안 아파. 아마 주께서 더 열심히 일하라고 보살펴 주시나봐.”

 

그러나 그가 죽기 얼마 전부터, 몸은 고장 나기 시작했다. 머리가 어지럽다고 쓰러지기도 했지만 그저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치료의 시기가 늦어버린 것이다. 2019년 5월1일, 수요 목욕봉사가 있던 날, 힘든 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는 피곤하다며 TV를 보다가 그대로 힘들었던 세상을 떠났다. 고혈압과 심장질환이었던 것이다.

 

그는 평생 하고 싶은 봉사를 마음껏 한 삶을 살다 갔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런 남편과 아버지가 과연 아름답고 좋게만 보였을까? 김천동 장로의 삶이 모두에게 귀감이 되고 칭송받는 만큼 아내와 가족들이 평생 겪었을 마음고생은 아마 상상하지 못할 만큼 컸으리라 생각된다.

 


 


 

 

 

군산에서 시작된 전국 선교회


선교회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요즘 택시기사의 수입이 궁금해졌다. 한 달에 얼마를 벌길래, 이렇게 열심히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지 말이다. 필자는 그 대답을 들었을 때 왠지 모를 창피함에 고개를 숙였다. 지금 대한민국 최저임금에도 안 되는 금액. 평균 100만원, 그리고 좀 잘되는 달에는 150만원을 번단다. 차량의 감가상각까지 생각하면 실제는 그보다도 훨씬 못 미친다고 한 회원은 말한다.

 

“대체 어떻게 그 금액으로 생활을 하십니까? 그리고…… 봉사까지 하신다고요?”라고 물으니, 한 회원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이제는 나이 들어 특별히 돈 쓸데가 없으니 그 돈이면 충분히 산다고 말한다. 그저 하고 싶은 봉사를 하면 너무나 행복하다고 한다.

 

현재 군산의 택시는 천여 대 이상 운행 중이다. 그중 절반 이상이 개인택시다. 현재 선교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박노원 장로는 “이 선교회는 고 김천동 장로가 처음 시작한 겁니다. 김오규, 김홍곤, 김기태, 최재홍, 김명환 등과 함께 1984년에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택시운전기사들이 만든 최초의 선교단체다. 처음 조직할 때에 힘들었던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선교회의 특성상 수요일과 일요일에 휴무를 가지려고 했지만, 군산의 다른 조합들과 협의과정에서 난항을 겪었고 시 공무원들을 설득하는 일도 매우 어려웠단다.

 

포기 없이 끈기를 가지고 일을 추진하면서 그저 열심히 기도했다고 한다. 결국 선교회를 만들어 낼 수 있었고 이는 전국조직인 ‘한국운전기사선교회’를 만드는 마중물이 되었다. 그야말로 군산에서 만들어진 선교회를 시작으로 전북의 시, 군에서 조직화되기 시작했다. 그 활동의 중심에는 고 김천동 장로가 있었다.

 

한국운전기사선교회는 이미 전국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인천, 대전, 광주, 울산, 수원, 성남, 부천, 청주, 강원, 충남, 전남, 전북, 경기서부, 경기북부, 경기남부, 경북, 경남 등 방방곳곳에 빠짐없이 존재한다.

 

전국 조직의 시발점 군산, 그리고 얼마 전 곁을 떠난 ‘작은 예수’라 불리던 남자. 우리 군산이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역사적 가치이다.

 


강두헌 집사 

 


오랜만에 회원들을 만난 이용문장로 

 


유광춘집사 

 


이용문 장로가 고 김천동 장로 이야기를 하다고 오열하고 있다 

 


이태로 지도목사 (조촌동 기쁨의교회) 

 


조인배권사 

 


진병림장로 

 


회장 박노원장로 

 

 

 

그가 남긴 숙제


그야말로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기독교가 조롱받는 시대다. 대형교회 목사들은 축적해 놓은 엄청난 부를 대물림하고 있고, 종교지도자로서 절대 용서받지 못할 성추행 문제도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보도되고 있다.

 

과연 우리는 기독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진정 이 세상에 살아있는 예수가 있다면 과연 그런 목사들을 예수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필자도 가끔 무소유의 삶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일이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단정 한다.

 

우리는 혼자 사는 인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무소유의 삶을 넘어, 가진 것을 모두 나눠주고 몸이 부서져라 봉사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렇지 못한 삶을 사는 우리들은 그들에게 빚지고 산다고 생각한다. 그게 어떤 변명이 됐던지 말이다.

 

선교회의 부회장 문종만 장로는 “우리는 무엇을 바라고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거나, 드러내놓고 하고 싶지 않아요. 이 인터뷰도 김천동 장로가 살아계셨다면 안했을 겁니다.”라고 애써 웃음을 지어본다.

 


고 김천동 장로 

 


고 김천동장로와 진병림장로가 목욕봉사를 하고 있다 

 

 

 

 

‘군산 운전기사 선교회’

063-465-4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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