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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넘어 창해(滄海)로...’ 젊은 화가 이남기
글 : 오성렬 /
2019.05.01 14:57:39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장애를 넘어 창해(滄海)로...’

젊은 화가 이남기

글 오성렬(主幹)

 

 

 

 

근대역사박물관 1층 시민갤러리에서는 지난4월6일부터 5월12일까지 이남기 군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이제는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남기 군은 선천적 발달장애아다.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특히 엄마인 최정숙 씨의 지극정성 돌봄과 사랑으로 어느덧 26세의 청년이 된 그는 이제는 어엿하게 화가의 길을 걸으며 개성 넘치는 화풍으로 인간승리의 감동을 주고 있다. 

 

남기 군은 5살이 되도록 말을 못했다. 부모는 원인을 알고 싶어 국내 유수의 병원을 찾아다니며 수많은 검사를 받아보았으나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언어 및 발달장애’라는 의사 소견만 듣고 올 수밖에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던 차 어느 인지치료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전형적 자폐증상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는데 엄마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그것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암담함을 넘어서 공포로 다가오기도 했다. “어떻게 이 아이를 키워야하나...” 

 


 

 

 

1년여의 고민 끝에 엄마는 15년여 근속 중이던 공기업체에 사직서를 내고 남기가 6살이 되던 해부터 본격적인 치료에 매달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온전한 정신이 아니었던 듯 했다. 하루 종일 아이를 데리고 몸부림을 쳤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움이 된다는 치료란 치료는 모두 받아보았다. 

 

언어, 미술, 모래, 음악, 심리, 인지치료 등 하루 3곳 이상의 치료센터를 전전하고 집에 오면 거의 녹초가 된 몸으로 그 내용들을 또다시 복습하는 일정이 계속되었다. 남기가 말을 할 수만 있다면 엄마로서 못할 게 없었다. 

 

남기에게 험난한 길이 시작된 것은 어린이집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언어도 부족하고 의사표현도 제대로 안 됨으로써 몇몇 아이들의 놀림감과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장차 사회구성원의 하나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비장애아이들 속에 섞여 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여겨져 선택한 것이었지만 남기와 엄마는 학창시절 내내 가슴이 찢기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래서 엄마는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서러움이 복받치고 가슴이 아린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보석 같은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나 즐거웠던 추억도 가슴에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어려울 때마다 엄마는 그 선생님들의 격려에 힘입어 남기를 더 훌륭하게 키워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남기는 단 한 번의 결석도 없었다.

 


 

 

남기는 5살 무렵부터 집에 있는 책들에 사람을 그려놓았다. 머리는 동그라미, 몸통은 세모, 발은 마치 포크와 같은 형상이었지만 나름 집중하며 그림을 그리는 남기의 모습은 무척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 낙서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줄 요량으로 그림일기를 시작하게 했다. 

 

일상 중에서도 놀이동산에 다녀왔거나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고 왔거나 한 날은 엄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받아쓰기 형식으로 하고 관련 그림은 남기 혼자서 그리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그림일기를 쓰다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방과 후 프로그램인 미술반에 들었다. 지도하는 선생님이 남기 이야기를 듣더니 흔쾌히 승낙해주었는데 그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다. 이후 졸업할 때까지 4년간 남기는 커다란 화첩을 들고 방과 후 교실에 가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림 그리는 재미에 빠져들면서 학교에 가는 것을 즐거워하게 되었다. 

 

어쩌면 남기는 그 즐거움으로 친구들 사이에서의 외로움과 고통을 이겨내지 않았나 싶은데 지금 와 생각해보면 그 어려움들 모두 남기가 더욱 성숙해지고 단단해지는 성장통이 아니었나한다.

 


 

 

엄마는 방과 후 수업과 병행하여 아예 미술 개인지도를 받도록 했다. 남기는 특히 말(馬)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놀이동산에 가서도 회전목마타기를 즐거워하여 근교의 승마장을 찾아 주2회 승마도 배우면서 그토록 좋아하는 말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그때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학교, 치료센터, 그림공부, 승마 등을 소화해내느라 강행군이 따로 없었는데 남기는 그 모든 과정을 잘 따르고 소화해냈다. 엄마는 남기가 잠이 들면 항상 머리맡에 잔잔한 클래식음악을 틀어놓았다.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인데 그래서인지 남기는 날이 갈수록 차분하고 의젓해지고 있었다.

 


 

 

중, 고교 시절엔 지속적인 그림 공부와 함께 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운동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충분히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과 동시에 수영도 배워 자유형, 배영, 접영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물 공포증이 심했던 엄마도 남기 덕에 수영을 배움으로써 두 모자가 이제는 정기적으로 수영장을 찾을 정도로 수영 마니아가 되었다. 

 

또한 정서적 순화와 함께 여가활용을 위해 피아노 개인레슨도 병행함으로써 바쁜 청소년기를 보내게 되는데 엄마 역시 어릴 적부터 그림에 취미가 있었던 터라 지인을 통해 나운2동 주민센터 자치프로그램 중 수채화반에 들어 데생을 하다가 담당선생님과 상담 후 남기도 같이 등록하게 되어 회원들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으며 즐겁게 수업을 받고 있다.

 


 


 


 


 


 


 

 

엄마에게 이제는 남기가 미술도, 수영도 함께 하는 아들이자 친구이다. 하루 일과를 거의 같이 하며 늘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남기 역시 그럴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 ‘꿈이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 요즘이다. 어릴 때부터 엄마는 남기에게 “너의 꿈은 화가다, 누군가 장래 무엇이 되고 싶냐 묻거든 화가”라 말하게 했고 그래선지 남기도 항상 “화가가 되고 싶어요” 라 대답했다. 

 

엄마는 그 꿈을 이루어주시기를 항상 눈물로 하나님께 기도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지금까지 모든 어려움을 견뎌내고 자신을 지탱해준 원동력은 신앙의 힘이라 여긴다. 더불어 지난 20여년 부모의 모든 관심을 동생에게 양보한 큰아들과 뒤에서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준 든든한 남편도 고맙다. 

 

또한 오늘의 남기가 있기까지 미술을 지도해준 많은 선생님들은 물론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 남기에게 응원을 보내고 이끌어준 많은 분들께도 모두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제 엄마에게 새로운 꿈이 있다면 남기에게 아담한 작업실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누구한테서도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자신의 내재된 영감을 구현해 낼 수 있는 남기만의 공간, 그 한쪽엔 남기의 작품을 전시하여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느 때든 찾아와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남기를 지도하고 있는 류인하 작가는 이번 초대전의 도록(圖錄)에서 남기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들려준다. 

 


 


 

 

 

“남기는 늘 같은 시각, 같은 보폭으로 걸어 들어오며 매번 같은 인사를 하고 수업을 시작한다. 남기의 팔레트와 물감 박스는 언제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야 한다. 그런 뒤 남기가 그리는 것은 어린왕자의 시선처럼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같은 그림이다. 어른들에게는 모자로 보이는 보아뱀 그림을 간결한 스케치와 화려한 색상대비를 만들며 그만의 세상을 표현한다. 

 

자기만의 세상에서 빚어낸 그림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남기만의 소통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본다. 따뜻하고 행복한 미소가 절로 번지게 하는 남기의 그림이다. 캔버스 공간 속에서는 누구보다 더 자유롭길 바라며 좋은 그림을 선보일 이번 전시회에도 파이팅을 보낸다.”

 

 

 

 

<프로필>

2014 군산제일중,고 졸업

2016 군산명화학교 전공과 졸업

2012 지상전(탁상용캘린더제작)

2015 개인전(군산예술의전당)

2016   “   (나운2동주민센터)

2018   “   (나운동소재‘카페오라’)

2019 초대전(군산근대역사박물관 시민갤러리)

2019 KBS1TV ‘투데이전북’ 방영

 

<수상>

2006 전국 장애아동 미술공모대전 금상

2006 장애아동 미술대회 전북일보 사장상

2007 전국 모악실기대회 특별상

2007 전북 장애학생 미술 실기대회 최우수상

2009 ‘힘내라 대한민국청소년’ 전국학생 글,그림 공모전 특별상

 

연락처 010-4924-1623

E. cjs16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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