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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적이고 다르다는 것이 모두 열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영화 ‘증인’을 보고 나서..
글 : 김정인 /
2019.03.01 12:58:45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일탈적이고 다르다는 것이 모두 열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영화 ‘증인’을 보고 나서..




 


 

나의 절친 중 한 명은 장애를 지니고 있다. 어릴 적 오토바이 사고로 다리를 다쳐 한 쪽 발에 기구를 달고 있었는데 어린 마음에 나는 그 친구를 보면 자동적으로 동정심이 유발되었고 늘 무언가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착한 관념에 빠져있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나의 그런 시선이 혹시 그 친구를 불편하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필요 이상으로 내가 그 친구를 왜곡해서 보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어리석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마치 세월의 보상에서 얻은 값진 인생의 선물이기도 했다. 

 

 

 

나와 다름없는 삶, 그 자체로 보는 시각이 필요했다.

 

영화 ‘증인’은 평소 우리의 관심에서 소외되고 있는 장애인(자폐증)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는 노력에서 인지 이 영화를 보았다는 주변인들로부터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증인’이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과도한 상상과는 달리, 초반에 흥미를 이끌어 낸 것을 제외하고는 중반 이후의 실망스럽고 뻔한 전개가 다소 지루했고 전하고자 하는 감동에 비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폐소녀 ‘지우’역을 맡은 배우 김향기의 명품 연기가 그 빈틈을 훌륭하게 메워주었다는 것이다. 우연한 시간에 맞은 편 주택에서 벌어지는 살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 자폐소녀가 힘겹게 법정에서 증인으로 서게 되는 과정, 그리고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자폐성 장애 중 청각으로 살인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자폐소녀가 겪는 현실 속에서의 고난, 그리고(중복 삭제) 자폐 장애 특유의 몸짓과 눈빛, 표정과 내면까지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해 낸 김향기의 연기에는 최고점을 주고 싶다. 

 

또한 일반인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 1심 재판장과 세속의 경계선에서 인본을 택하며 변화하는 따뜻한 신참 변호사를 연기한 정우성의 연기도 빈약한 스토리를 채워주는 다행스러운 요소이기도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주인공인 지우에게 집중을 하면서도 묵묵히 담담하게 때론 혹독하고 힘겹게 딸의 곁을 지키는 엄마의 모습에 더욱 눈이 갔다. 내 스스로가 엄마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인지 고결하고 숭고한 그녀의 모습이 더욱 존경스러웠고 장애아로 소외되고 왜곡되기 쉬운 자폐아이가 세상 앞에 당당히 ‘증인’으로 나설 수 있음은 그녀 곁에 엄마라는 거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감명도 받았다.

 

그러나 법무법인 대표가 신참 변호사에게 외제차를 사 주고 무료 국선 변호를 맡기는 흔하지 않은 스토리 전개를 통해 혹시 이 사건이 어마어마한 이적 추구의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보았던 상상과는 달리, 갑자기 변호인의 비밀 유지 의무를 져버리는 변호사와 법정에서 판사에게 고성을 내지르며 강하게 비판하는 법무법인 대표의 모습은 픽션 이라고 이해하고 보기엔 다소 당위성이 떨어지는 억지로 보였다.

 


 

 

또한 구성이나 스토리가 이토록 단순하고 뻔한 것이어야 했다면, 자폐소녀인 주인공의 사실적 묘사를 최대한 살려 눈물을 펑펑 쏟을 정도의 제대로 된 감동 선을 살려 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다만, 이 영화가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작품성이나 완성도 보다는 일반인들이 주인공 지우와 같은 자폐 아이들을 새로운 눈으로 보길 바라는 따뜻한 시선의 발견 그리고 세속적인 삶을 버리고 결과적으로는 인본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변호사를 통해 결국 우리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삶에 임해야 하는 지에 대한 답을 주는 데 그 의미를 두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이상해요”

“그러나 이상해서 좋아요”

“정상인 척 안 해도 되니까...”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홍보팀장 김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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