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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선 군산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장
글 : 채명룡 /
2019.01.01 21:36:51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김규선 군산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장

나는 한 길만 걸어 온 ‘배 만드는 사람’

 

 

 

 유난히 추워진 오늘 아침, ‘어머니, 추운데 잘 지내고 계세요’ 라고 일찍 전화했다는 경상도 사나이 김규선. 그의 어머니는 지금도 경북 안동에 살고 계신다. 군산에 와서 정착한 게 1983년 10월이니 그는 36년째 군산사람이다.  

 

 말하자면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동서 교류의 산 증인이다. 정치적인 고비 때마다 서로 고개를 돌리곤 했던 지역정서의 벽 앞에서 마음 고생도 많았다. 지금은 군산이 편하고 좋다.

 

 조용히 기업을 키우는 데에만 전념해왔던 그는 2017년 군산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장을 맡으면서 외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삼원중공업의 공동창업주이자 부사장이며, 같은 계열사인 ㈜티앤지중공업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가까웠던 지인의 소개로 군산에 내려와 대양조선을 첫 직장으로 다녔습니다. 7년을 일했고, 인접한 대신조선에서 다시 3년, 그리고 그 자리에서 지금의 회사를 만들어 지금까지 오직 조선업 한길만 팠지요.”

 

 서울 영동고, 인하대 조선공학과와 원광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거쳤으며, 조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정도로 실무와 이론을 겸비했다. 단단하게 생긴 외모만큼 그의 인생은 ‘외길’, 바로 ‘배 만드는 사람’이었다. 

 

 청년 시절 군산과 맺은 인연이 오늘 그를 군산의 일부로 만들었다.

 

 

 

국내 중·소 조선소 가운데 관공선 실적 1위 

  

 80년대 군산은 수산업이 호황일 때였다. 대학에서 조선공학을 공부하고 전공을 살려 취업을 했으나 처음 시작한 것이 어선을 만드는 일이었다. 지난 1993년 한창범 대표이사, 김규선 부사장이란 명함으로 ‘삼원기업’을 공동 창업했다. 사업 초기 7년여 동안은 수산업의 황금기여서 돛을 단 듯 사업을 했다.

 

 “잘나가던 수산업이 2002년 한중해운 협정으로 안강망 어선 감축이 이어지고 구조조정을 하는 등 어려워졌습니다. 사업 방향을 바꿔야 했는데, 다른 회사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관공선과 특수선 쪽을 눈 여겨 보았지요.”

 

 위기는 곧 기회였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관공선 분야에 진출한 결과 지금은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 조선소 가운데 관공선 실적 1위 기업의 자리에 올라섰다. 

 

 2003년에는 한원엔지니어링을 설립했고, 2006년 신대양조선을 인수하여 ㈜티앤지중공업을 만들었다. 2008년 ㈜삼원중공업으로 회사명을 바꿨다. 3개 공장에서 독립된 일을 하지만 같은 목적과 품질을 가진 배가 나온다.

 

  “우리 회사가 지금까지 만든 선박은 모두 256척입니다. 25년밖에 안된 중소기업이지만 매년 10척 이상씩 건조하면서 한 번도 납기를 어겨본 적이 없습니다. 회사의 모토가 ‘믿음을 주는 기업’ 인데, 그걸 지키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기술력도 일취월장했다. 2006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2007년 경영혁신형 중소기업, 2014년엔 전라북도 전략산업 선도기업에 선정되었다. 2009년에는 삼원중공업 선박기술연구소를 만들어 특수선 건조에 관한 연구개발에 힘썼다. 그 결과는 조선업 불황의 시대를 건널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도전정신으로 이뤄낸 동남아 수출

 

 삼원중공업은 2018년 수주건조중인 관공선 물량만 해도 36척이나 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이 중에 ‘7년간의 노력’으로 지난 2017년 5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하여 인도네시아 국립경찰청과 48m급 고속경비정 5척을 수주한 게 가장 큰 자랑거리이다. 

 

 “동남아 시장은 우리 회사로서는 가장 큰 고객이 될 겁니다. 인도네시아 국립경찰청과의 2,040만 달러 수출 실적을 토대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나라들과 관공선 수주가 활발해지리라고 기대합니다.”  

 

 이와 무관치 않게 필리핀 경찰청에서 경비정과 관련한 프리젠테이션을 받기 위하여 이 회사를 다녀갔다. 7년의 기다림 끝에 경비정 수출이라는 첫 코를 꿰었으니 이제는 날개를 다는 일만 남았다. 

 

 그는 ‘오늘의 결과를 내기 위하여 1983년 군산에 내려와 첫 직장을 다닐 때부터의 오로지 조선업과 살아온 인생의 노하우가 그대로 스며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넘볼 수 없는 성역처럼 여겨졌던 특수선 수출을 변방의 작은 기업인 우리 회사가 이루었다는 사실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지요. 그러나 그 과정은 험난했고, 앞으로도 가시밭길이 예상됩니다.”

 

  열정으로 뭉친 그는 정년이 없는 시대의 인생 2막도 준비 중이다. 동남아와 남미 쪽의 특수선을 수주하는 걸 일생의 마지막 일로 생각하고 있다.

 

 

 

‘변방’ 군산에서 만들어가는 세계 일류의 꿈

 

 대한민국의 조선업은 세계 제일이다. 요즘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세계 최고의 시설.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산업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조선업계에선 변방이나 다름없는 군산에 사업장을 둔 ㈜삼원중공업과 그 계열회사들. 작지만 강한 기업의 모델인 이 회사는 기술력만큼은 세계 일류를 자부한다.

 

 특수한 목적을 가진 선박건조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이다. 해양경찰의 경비정, 해양조사선, 감시선, 어업실습선, 방제함, 탐사선 등 특수선 건조 분야로 특화되어 있다.

 

 계열회사의 주력인 삼원중공업은 지난 11월 3일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이 회사는 장기근속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복리후생은 기본이며, 가족적인 ‘정(情)’의 경영으로 소문나 있다. 오래 근무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경영진의 생각이 가족 경영으로 승화된 셈이다. 

 

 “20년차 장기근속 직원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요즈음 20년이 된 직원에게는 3박4일 해외여행에 휴가비 200만원을 줍니다. 10년 동안 일하면 금 한 냥을 선물하고 직원이 결혼하면 300만원의 신혼여행비를 지원하고요. 또 아이가 있는 여직원은 1시간 늦게 출근하고 30분 일찍 퇴근하는 자유와 함께 출산 휴가 급여도 평소 급여가 100% 지급되지요.”

 

 협력 업체를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삼원중공업과 함께 해 온지 20년이 넘는 협력업체만 해도 10개 업체에 달한다. 그 회사의 기술력은 삼원중공업이 건조하는 선박에 그대로 반영되기에 ‘사람’을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연륜이 묵을수록 경쟁력이 있는 노하우가 축적된다는 그의 믿음처럼 이 회사는 기술은 세계 일류, 경영은 가족 경영이다. 

 

 삼원중공업과 그 계열회사에선 중·소 조선업체 중에서 관공선 건조 1위의 기업인지 모를 정도로 조용한 가운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간간이 쇠를 자르고, 가공해서 붙이고, 갈아내는 소리를 들으며 ‘그렇구나, 여기가 배 만드는 공장이구나’ 깨닫는다. 서해의 입구에서 ‘믿음’이 쌓여가는 현장으로 손색없다. 

 

 

 

 김규선 티앤지중공업 대표겸 삼원중공업 부사장은 2년 전부터 군산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기업 활동에 전념했던 만큼 이 지역의 기업대표로서 경영 현장의 어려움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도 정열적이다. 

 

 그는 20대 첫 직장에서 어선협회에 자주 다녔던 인연으로 1984년 선박안전관리공단(당시 어선협회) 직원이었던 지금의 아내 오기순 여사를 만났다. 1986년에 결혼했고, 두 아들을 두었다. 

 

 “저는 조선을 공부했고, 지금까지 그 길을 천직으로 알고 걸어왔습니다. 또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축적한 기술을 가지고 외국에 관공선을 수출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군산사람이 되었으니 이 지역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의 정리된 모습에서 삼원중공업 계열회사와 군산국가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의 밝은 미래를 엿본다.

  

㈜삼원중공업

㈜티앤지중공업

㈜한원엔지니어링

본사 : 군산시 동장산로 95(소룡동)

(063)468-87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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