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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있어서 못한다? 저는 그릴 수 있어요!”
글 : 조종안 /
2018.12.01 20:09:5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발달장애 있어서 못한다? 저는 그릴 수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핑크색처럼 세상을 예쁘게 만들고 싶어요!”
  

 


발달장애 미술작가 권순영(22)씨의 꿈이다. 순영씨는 “제가 발달장애를 가졌으니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색감을 잘 알고 내 생각을 그려나갈 수 있다.”라고 말한다.

 

“장애가 있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많아요. 하지만 나는 지금 열심히 하고 있고, 또 앞으로 잘 해낼 거예요.”

 

꿈과 포부가 사뭇 당차게 느껴진다. 여덟 살 때 미술에 입문, 그림을 통해 세상과 대화를 시도한 그녀는 천연염색 및 규방공예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권순영 특별기획 작품전이 전북 군산시 개복동 시민예술촌(촌장 박양기) 야외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주제는 <22 설레임>. 전시회 준비 과정에서 권 작가의 느낌과 나이를 주제로 정했단다.

 

전시 출품작은 모두 열여섯 점. 주위로부터 재능을 최대한 발휘, 다채로운 색상과 다양한 도구, 질감을 이용해 정밀하게 표현한 수작들로 평가받는다. 미술에 조회가 깊지 않아 잘 모르지만 형언하기 어려운 아우라가 느껴지기도 했다는 감상평도 들린다.

 

박양기 촌장은 “그녀(권순영)는 하루하루 느끼는 생각을 직관적인 언어표현을 넘어 색채와 형태로 보여주고 이야기한다. 또한 회화뿐만 아니라 천을 이용한 천연염색, 생활에 쓰이는 각종 오브제를 곁들여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내는 뛰어난 작가”라고 소개한다.

 

현실의 벽 높지만 작품 활동 계속할 것

 

권순영씨와 그의 어머니(박청숙)를 시민예술촌에서 만났다. 박청숙씨에 따르면 순영씨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발달장애 증세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사회적인 편견을 피해 2004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미술가 길을 걷게 된 사연은 뉴저지주에 거주할 때 ‘네가 좋아하는 색으로 캔버스를 예쁘게 꾸며보라’는 교사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창의적인 교육을 받으며 ‘Housing Fai’r‘ 1등(2006), ‘Duck Stamp’ 3등(2006), '‘저지시티 주지사 특별상’'(2013), <한국일보> 주최 ‘한미청소년대회’ 특선(2014) ‘Duck Stamp’ 장려상(2014) 등의 수상경력을 쌓은 순영씨는 2014년 10월 귀국, 강원도 삼척예술학교에서 2년 동안 천연염색을 배운다.

 

 

 

작품을 향한 도전과 성숙된 작품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2017년 군산에 정착했다. 이때 시민예술촌 소개로 차림문화원에서 규방공예를 시작했다. 지금은 시내 월명동에 자리한 산돌학교(발달장애 대안학교) 3학년 재학 중이다. 그녀는 이곳에서 독창적인 미학 세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박청숙씨는 “발달장애 2급의 순영이가 학생으로 사회인으로 맞닥트리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 중증장애인 위주의 제도도 큰 부담이 된다. 그런데도 계속 그림을 그리고, 출품도 하고, 전시회도 하는 이유는 도전 정신과 자립을 세상에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그래서인지 순영이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말하는 미술대학 출신 청년 작가도 있다”고 덧붙인다.

 

자신의 생각과 꿈 표현한 작품들

 

다음은 순영씨가 자신이 선택한 작품 여섯 점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다.

 

작품1(목판-아크릭물감-31.5x31): 2014년 작이다. 제목은 (천사),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듯 ‘나는 조화로운 색깔로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천사다’라는 마음으로 그렸다.

 

 

 

작품2(아크릭 물감-40.5x50.5): 2014년 작이다. 제목은 (클레이지 월드). 세상엔 이상한 것들이 많이 모여 있지만 서로 욕하지 않고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는 평화로운 나라, 즉 아름다운 어울림을 표현했다.

 

 

 

작품3(면-소이왁스, 쪽염색-30.5x30.5): 2016년 작이다. 제목은 (홀리데이). 어느 겨울밤 교회와 세상에 눈이 내리는 장면이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온누리에 평화가 깃드는 밤을 상상하며 그렸다.

 

 

 

작품4(파스텔-82x66): 2008년 작이다. 제목은 (봄). 꽃나무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이 되면 예쁜 꽃망울을 터뜨린다. 엄동설한을 견뎌내고 피어서 그런지 봄에 피는 꽃이 더 예쁘게 다가온다.

 

 

 

작품5(아크릭 물감-63.5x79) : 2009년 작이다. 제목은 <점으로 만든 세상>이다. 멀리 보이는 이름모를 꽃들을 점으로 표현했다. 점들이(사람들이) 모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꿈을 꿔본다.

 

 

 

작품6(파스텔, 차콜, 단추, 실-56.5x73.5) : 2014년 한미청소년아트대회(미국 뉴욕) 특선 작이다. 제목은 (슬픈 소녀). 한 소녀가 예쁜 단추를 잃어버려 슬퍼하는 모습이다. 화려하고 더 예쁜 단추는 많지만 소녀에겐 추억과 정이 담긴 단추라서 마음이 더 아프다. 어디에서든 단추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 마음 빼앗는 작품, 구매하고 싶어”

 

군산에서 블로그 기자로 활동하는 사업가 신상철 씨는 “다른 일로 시민예술촌에 갔다가 순영씨 작품을 감상하게 됐는데 ​색감과 배치, 사물의 형상화, 구도 등이 빼어났다. 직관적으로 내 마음을 빼앗는 대단한 힘과 다른 작품에서 느끼지 못했던 아우라도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신씨는 “특히 장애를 극복해내며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 하니, 감동적이었다. 내 가슴을 기쁨으로 채워주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웠다. 그림을 집에 보관해놓고 감상하고 싶어 순영씨 어머니에게 구매 의사를 전했더니 팔려고 전시하는 게 아니라고 사양하더라.”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한편 권순영 특별기획 작품전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덧붙임: 이 기사는 인터넷언론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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