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gun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메인 메뉴


콘텐츠

홈 > ARTICLE > 사회
한국 속의 중국 군산화교(華僑)역사관 여건방(呂建芳)관장
글 : 오성렬 /
2018.01.01 15:00:00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한국 속의 중국

군산화교(華僑)역사관

여건방(呂建芳)관장

 

선대의 한국 정착기

12년 전인 2005년도 폐업한 뒤 닫혀있던 영화동 소재 중화요리점 용문각(龍門閣)이 지난 11월 화교역사관으로 변신했다. 화교로서 용문각의 창업자인 여건방(72)사장은 이제 관장의 명칭을 갖게 됐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부친이 중국을 떠나 한국에 들어온 것은 1926년도. 어민이었던 그의 부친은 고국에서 큰 사고를 당한 뒤 어업을 접고 큰아버지와 함께 한국행을 결심했던 것인데 삼학동에 거처를 마련하고 1930년대 말부터 40년대 초까지 거주하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농가의 품삯 일을 다니며 돈을 모았다한다. 그 돈으로 사정리에 농지도 매입한 큰아버지는 익산에 천화원이라는 큰 중화요리점을 냈고, 부친은 계속 농사일에 전념했는데 6.25직후 집안에 강도가 들어 그간 모았던 재산을 털리는 일이 생겼다. 이후 문화동으로 이사했지만 그 상심 때문이었는지 부친은 여 관장 19세 무렵 별세하고 만다.

 

 

용문각 개업

1968년도 박정희 군사정부 시절 생각지도 않게 외국인 소유 토지 강제매매 정책이 시행되었다. 부친이 어렵사리 마련했던 농지 역시 어쩔 수없이 제값도 못 받고 급히 팔아야만 했는데 농지를 처분한 돈으로 다음해 영화동에 중화요리점 용문각을 개업했다. 본인이 요리 기술이 없던 터라 주방장을 따로 두었고 다들 가난했던 시절이라서 배달원은 밥만 먹여주는 조건으로 그 부모가 데리고 오는 경우도 많았다. 당시만 해도 군산에는 화교가 많았으며 그들이 운영하는 포목점, 철물점 등과 함께 만춘향, 쌍성루, 빈해원, 영취루, 중앙각, 태평각 등 많은 중화요리점들이 성업을 누리고 있었는데 용문각 역시 생각했던 것보다 영업이 잘 되었다.

 

화교학교 발자취

군산에 화교학교가 설립된 것은 1941년도. 당시 만춘향 건물 소유주로서 중화상인회 회장이었던 녹암정(鹿岩亭)씨가 주도하고 우강의(于江義), 두행방(杜行芳)씨 등과 뜻을 같이하여 건물 2층에 화교학교를 연 것이다. 당시 국내 화교학교는 인천, 서울에 이어 군산이 세 번째로 설립된 것으로서 초기 학생수가 200명을 넘을 정도로 큰 환영을 받았다. 수도권을 빼고는 군산이 유일하다보니 학생들이 전국적으로 찾아왔으며 예상했던 것보다 인원이 많아지자 장미동에 별도의 건물을 얻어 수업을 해야 할 정도였다. 가수 주현미의 부친이 군산화교학교 1회 졸업생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어언 화교학교는 70회 졸업생 배출을 맞고 있는데 주현미의 부친은 동문회 때 마다 꼭 참석했으나 고령에 접어든 지금은 참석을 못하고 있다 한다.

 

해방을 맞자 화교학교는 중앙로 구 세무서 뒤쪽으로 잠깐 이사했다가 화재가 발생하는 바람에 명산동 시장 안에 건물을 구입, 이전했는데 임전갑(林殿甲)씨가 전국의 화교를 찾아다니며 모금함으로써 성사된 것이다. 여 관장이 화교학교 교장에 취임한 것은 1990년 초, 이후 15년간 봉직하다가 2005년도 용문각 폐업과 동시 퇴임했다. 90년대 후반 들어 구인광고에 한 사람도 응하지 않을 만큼 종업원 구하기가 어려워지는데다가 난데없는 교통사고가 겹치면서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화교학교는 화교학생 달랑 두 명에다가 한자와 중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한국학생 몇 명만 입학돼있을 정도로 쇠퇴기에 접어듦으로써 무상한 세월과 덧없는 세태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화교역사관 개관

폐업 후 12년간 닫혀있던 용문각이 역사관으로 변신한 것은 근대역사박물관 측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근대역사문화를 콘텐츠로 전국적 관광객이 찾는 군산의 원도심에 화교의 역사를 한눈에 관람할 수 있는 시설로 폐업 상태인 용문각이 제격이었기 때문인 듯하다. 폐업은 했지만 성업 당시의 건물 내,외관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었기에 도배와 진열대 등 일부 시설은 시에서 지원을 했고 전시품은 여 관장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들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화교의 역사, 문화를 비롯해서 짬뽕과 짜장면 등 중화요리에 대한 소개 글이 자세히 전시되어 있거니와 벽에 붙은 한문들도 모두 달필인 그의 글씨이다.

 

인터뷰 말미 여 관장에게 매거진군산에 덕담 한 구절 부탁하자 즉석에서 종이에 恭祝 媒巨珍群山 大展鴻圖라고 써준다. 매거진군산의 큰 발전을 축원한다는 뜻 같다.

평소 부인과 월명공원 운동을 자주 다녔지만 역사관 개관 이후로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예전처럼 운동을 못하고 있다는 그는 아직은 개관 초기이고 겨울이라서 관람객이 그다지 많진 않지만 내년 봄이 되면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향후 차차 콘텐츠를 보완하다보면 전북 유일의 화교역사관으로 또 하나의 근대역사 명소가 되지 않겠느냐며 소년 같은 웃음을 보여준다.

 

 

군산화교역사관

군산시 구영5122(영화동)

T.063)445-4934

HP.010-2996-4934

관람시간 오전10-오후5

(매주 월요일 휴관)

 

 

오성렬님 기사 더보기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닫기
댓글 목록
댓글 등록

등록


카피라이터

주소 : (우)54020 전북 군산시 절골3길 16-2 , 출판신고번호 : 제2023-000018호

제작 : 문화공감 사람과 길(휴먼앤로드) 063-445-4700, 인쇄 : (유)정민애드컴 063-253-4207, E-mail : newgunsanews@naver.com

Copyright 2020. MAGAZINE GUNSAN. All Right Reserved.

LOGIN
ID저장

아직 매거진군산 회원이 아니세요?

회원가입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으셨나요?

아이디/비밀번호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