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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는 내 삶의 여정이자 독백 이지요” 배환봉 시인
글 : 이진우 /
2018.08.01 14:54:32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내 시는 내 삶의 여정이자 독백 이지요

배환봉 시인

 


 

 

유난히 무덥던 며칠 전 배환봉 시인을 만났다. 산수(傘壽)의 연륜에 접어든 노시인은 후학을 지도하느라 아직 열정을 놓지 않고 있다. 평생을 문학도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살아오면서도 꾸준한 시작(詩作) 활동으로 6권의 시집에 총 500여 편의 시를 담아 발표했다. 그 시 모두는 어쩌면 시인 자신의 삶의 독백이자 궤적일 게다. 배 시인은 지난 5월 해양의날을 맞아 전북 문단에서 1,0001의 경쟁을 제치고 유일하게 추천되어 전북일보 주최 해양수산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는데 전주 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가진 시상식에서 주최 측에서 대상자를 찾아서 주는 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고 뜻밖에도 본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게 돼 너무 기쁘다는 수상 소감을 밝힌바 있다. 어려움 속에서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문학 외길을 걸으며 열정적으로 시를 써낸 배 시인의 노력과 순수함을 높이 산 듯하다.

 

배환봉 시인은 순창 출신이다. 초등생 시절이던 6.25 직후 부친은 가족을 데리고 정읍 선운사 인근으로 이주했다. 해마다 봄이면 뒷동산에 진달래가 흐드러졌다. 그 꽃동산에서 배 시인은 동생을 데리고 놀았다. 자연에 대한 감수성이 싹튼 것은 그때였던 듯하다. 여고 시절엔 교내 도서관 담당 학생으로 수많은 문학서적을 탐독하면서 백일장 대회 참가와 더불어 주위의 권유로 웅변대회에도 나가는 등 문학적 자질을 키워갔으며 수도여자사범대 국문과에 진학, 졸업 후 군여상에서 5, 군산영광여중고에서 28년을 국어교사로 봉직 후 65세 때 정년퇴직했다. 글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계기는 군여상 재직 시 문학동인 단체인 청사초롱에 가입하면서부터다.

 

배 시인 나이 56세 들어 첫 시집을 출간했다. 평소 써두었던 80여 편의 서정시들을 엮어 봄볕내리는 뜨락이라는 제호를 달았다. 그때의 설렘은 산고와도 같았다. 돌이켜보면 당시 전북 지역의 걸출한 문인이었던 신석정, 이병훈 선생 등은 배 시인의 문학적 멘토였다.

가정사의 어려움으로 한 때 글쓰기와 멀어진 적도 있었지만 시는 언제나 배 시인의 정신적 안식처였다. 힘든 고난의 순간에서 자연은 시인에게 위안과 영감을 주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자연에 다가서면 자연은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자연과의 대화 속에는 기쁨과 환희, 분노와 슬픔, 욕망과 상실이 섞여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순탄치만은 않았던 시인의 삶 속에서 자신을 지탱케 해준 값진 요소들이었을 게다.

 

배 시인이 일생에 걸쳐 발표한 500여 편의 시들은 자연과 사물을 관조한 데서 느낀 결과물이다. 시를 통해 세상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자아를 표출했다. 응답이 없다 해도 굳이 필요치도 않았다. 시상이 떠오르면 즉시 펜을 잡았고 메모해두었다. 적절한 싯 말이 떠오르지 않으면 마음에 드는 어휘를 떠올리기까지 며칠을 보낸 적도 있다. 첫 시집 봄볕내리는 뜨락(80)’이후 배 시인은 몇 년 씩 간격을 두고 따스한 햇살 조금씩 모아(85)’ ‘서북풍 불다 한때 비(100)’ ‘들 건너 저편(82)’ ‘미루나무골 들목(67)’ ‘절정에서(90)’등을 펴냈다.

 

배 시인은 몇 년 전부터 주 2일 군산노인종합복지관 문예창작반에서 시작(詩作) 강의도 하고 있다. 그리고 제자들의 작품을 모아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자신의 시가 누군가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면 시인으로서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이라 말하는 배 시인, 남은 꿈이 있다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시 쓰기를 계속 하는 일이란다. 시인이 앞으로 또 어떤 시로 우리의 정서를 어루만지고 감동을 줄지 사뭇 기대되기도 한다.

 

 

내 생의 빛깔

얼마나 물들어야 달맞이 꽃빛처럼 연연한

노랑나비의 날개, 그렇게 고운

내 생의 빛깔 될까.

 

한세상, 지독한 아픔도 지독한 설움도 있었지만

나는 아직 살고 있다

정신 말짱할 땐 여유로운 이유,

오로지 당신이 만든 눈부신 작품들

아름다운 꽃, 산과 들에 매혹되어

나는 살고 있노라 한다.

 

노란 은행잎이 떨어진다.

생명을 얻었으니 살아야 했고

그로 살았으니 이제 가야 할 때라고

곱게 단장한 너의 영혼

이 땅 마지막 이별의 모습이 참으로 곱구나.

노랑나비로 살고 싶던 내 생의 끝자락

저렇게 고운 빛으로 물들여

나도 너처럼 지고 싶구나.

 

 

배환봉 시인

문예사조시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수필과 비평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기독교시인협회 이사

기픈시문학회 회원

전북문인협회 회원

전북문학 회원

군산나루문학회·청사초롱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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