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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울리는 감동, 천사들의 선율 ‘은파 어린이 오케스트라’ 양승미 지휘자
글 : 오성렬 /
2017.12.01 14:23:47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가슴을 울리는 감동, 천사들의 선율

은파 어린이 오케스트라

양승미 지휘자

 

군산의 은파 어린이 오케스트라는 초등생들로만 결성된 현악 연주단이다. 이 오케스트라는 6년 전 군산시와 교육청 연합사업의 일환으로 창단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총 40명의 단원으로 바이올린과 첼로로만 구성되었다. 사실 관내에 어린이 오케스트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은 많지 않을듯한데 음악을 좋아하는 필자도 최근 근대역사박물관, 은파 파라디소 등에서의 그들의 공연을 관람한 뒤 큰 감동을 받음으로써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발자취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양승미 지휘자에 따르면 지도하는 여러 선생님들 중 가장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자신이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며 기량이 미흡한 어린이들 상대로 음정, 박자 연습에 이어 셈여림까지 지도하는 과정은 힘이 들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잘 따라주고 열심히 연습에 매달리면서 나날이 기량이 향상되는 것을 볼 때의 마음은 너무도 뿌듯하고 행복 그 자체였다고 말한다.

 

기초반과 합주반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에서 양 지휘자는 기초반의 바이올린을 지도했다. 2년차 되던 해 여름캠프 기간 동안 어린이들이 그간의 기량을 발휘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는데 기량이 미진한 아이의 경우 무대에 세우는 것이 난감해짐에 따라 양 지휘자는 23일 동안 어떻게 날짜가 가는지 모를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 해 연습에 집중했다. 그 때는 밥 먹는 것도, 잠 자는 것도 잊을 만큼 그야말로 몰아(沒我)의 시간이었다. 아이들도 즐겁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노력 덕분이었을까. 성과는 기대 밖으로 좋았다. 캉캉과 베토벤 바이러스에 여기저기서 정기연주회 무대에서 지휘봉을 잡기를 권했다. 처음으로 그녀의 가슴이 뭉클해진 순간이었다.

 

3년차 정기연주회, 40명의 아이들이 작은별도레미송5곡을 연주하면서는 연주 중간 중간에 율동과 추임새 퍼포먼스를 가미해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또한 4년차 들어 007영화 OST연주회 때는 모든 단원들이 선글라스를 착용, 장난감 총을 손에 들고 킬러와 본드의 배역을 정해 연기함으로써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는가 하면, 5년차 연주회 때는

맘마미아뮤지컬 중 댄싱퀸을 연주하면서 색색의 뽀글이 가발차림으로 춤을 선보여 이 또한 큰 반향을 불러 성공적인 연주회로 평가받은바 있다.

 

얼마 전 연주회 때는 영화 시스터액트OST(I Will Follow Him)를 영화 속의 장면을 배경으로 연출, 축제 분위기를 살려냈으며, 대중가요 찬찬찬을 구성지게 연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영화 보디가드OST(I Will Always Love You)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 자막과 함께 어린이 단원들의 돌, 유아기 때 사진과 함께 부모님에 대한 손 편지 글이 슬라이드로 넘겨질 때는 관람하는 이들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아이들의 편지 내용에는 저를 위한 희생 감사드려요” “하나 밖에 없는 딸 예쁘게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딸이 될게요, 사랑해요등등 부모님에 대한 무한 사랑이 묻어났다.

 

양 지휘자에 따르면 연주회를 기획하는 일은 1시간 공연을 위해 1년을 바쳐야 될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단다. 기획했던 연주회의 편곡이 마음에 안 들면 수차례의 재 편곡 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또 다른 버전의 악보를 찾아가며 꼬박 날밤을 샌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매번 공연을 할 때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공연이라는 자부심과 각오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접목함으로써 무대 연출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찬사가 뒤따르고 있다. 관객과 호응하며 지루함이 없는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는 그녀만의 기획이 성공을 거두는 이유이다.

 

아픔을 이겨내고

그러던 그녀에게 기쁨도 잠시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생겼다. 돌발성 난청과 이명증상이

찾아온 것이다. 그것은 우울증을 동반했다. 돌이켜보면 열정에 치우친 나머지 너무 몸을 돌보지 않은 게 화근이 된 듯했다. 음악가에게 난청은 형벌과도 같다. 그럼에도 음악은 그녀에게 삶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여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수도권 큰 병원에서의 꾸준한 치료 덕에 웬만큼 호전은 되었지만 이후 이명으로 인한 소리 집중을 위해

한쪽 귀에 손을 대는 버릇이 생겼다. 언젠가는 연주회 때 귀가 너무 예민해지는 바람에 이러다가 죽는 거나 아닌지 공포감이 엄습한 적도 있었는데 막상 무대에 서 단원들과 호흡하면서 지휘를 할 때의 희열감은 세상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만의 특권이자 행복으로 여긴다.

 

음악 가족

사실 양 지휘자의 가정은 남편과 자녀들 모두 음악과 더불어 사는 음악가족이다. 양 지휘자만 해도 계원예술고 졸업 후 원광대 음악과를 졸업한 전공자이고 남편 역시 결혼 후 뒤늦게 성악을 전공, 합창단과 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는가 하면 고3인 딸은 바이올린, 2 아들은 첼로를 전공 중으로서 가족 모두의 삶이 음악과 더불어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아들과 딸이 군산시립교향악단과 한 무대에서 협연을 가지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는데 올해 군산시에서 수여하는 각 분야별 청소년 상 중 아들이 문화예술분야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엄마가 지휘하는 아이들 정기연주회 때면 온 가족이 엄마를 도와 영상을 담당하기도 하고 연주에 동참하면서 아이들 인솔까지도 힘이 되어주고 있어 큰 뿌듯함과 함께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구치소에 전해준 감동

지난 8월에는 뜻하지 않게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교정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초청공연 섭외가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바쁜 시기였지만 이 소식을 접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모든 일정을 뒤로 미루고 단원들과 함께 서울로 향했다. 구치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철통같은 보안 검열의 과정이 있었다. 공연은 재소자들의 가족들까지 초대된 자리였는데 트위스트시스터액트OST’ ‘찬찬찬연주를 들으며 모두가 너무 즐거워하고 특히 보디가드OST’연주 때는 가족 사랑을 음악과 글로 표현함으로써 장내가 숙연해진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어린아이들의 음악이 때론 웃음으로, 때론 눈물로 큰 감동과 행복을 선물한 것이다. 공연을 마치고 군산에 도착할 즈음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년 교정의 날 법무부 주관의 가장 큰 행사에 꼭 참여해달라는 요청의 전화였다. 이번의 공연이 그분들에게 큰 감명을 준 듯했다. 가슴이 벅차왔다.

 

 

배려와 자율이 존중되는 행복공동체

어린이 오케스트라에는 악장이 따로 없다. 단 공연에 따라 그날의 악장이나 솔리스트 등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의 자율적 의사를 존중하여 결정한다. 양 지휘자는 처음부터 탈권위적인 분위기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량이 출중하다거나 상급생이라 해서 우쭐대지 않으며 낮다고 해서 주눅 들지 않는 것은 매사 민주적 방식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자 하는 지휘자의 소신을 아이들이 잘 따라주었기 때문이어서 그러한 아이들이 너무 고맙고 기특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다보니 나이가 어린 기초반 아이 같은 경우 언니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으며 모두가 친 자매 이상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다독이는 훈훈한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연습실에나 공연장에서나 비록 실수를 하는 단원이 있다 하더라도 면박보다는 웃음으로 감싸고 서로를 격려하는 아이들, 오케스트라라는 행복공동체 안에서 그 아이들은 바른 인성을 함양하며 내일의 꿈나무로 무럭무럭 성장할 것이다.

 

아이들이 들려준 이야기

또래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함께 하면서 우정을 쌓은 오케스트라 활동이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9시마다 나와서 정오 무렵까지, 공연이 임박하여 저녁시간까지 연습할 때는 힘이 들어 가끔은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는 가운데 나의 바이올린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우리들이 잘 못 했을 때도 꾸중보다는 따스한 사랑으로

지도해주신 지휘자 선생님과 첼로 선생님, 제가 성인이 되어서도 은파어린이오케스트라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부설초 6학년 방한나-

 

오케스트라에 들어 2년 동안 활동하면서 저의 장점과 부족한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지도를 정말 잘 해주셔서 나날이 실력도 늘고 단원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바이올린을 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어린이오케스트라를 꼭 소개해주고 싶어요.” -지곡초 5학년 박지연-

 

오케스트라에서 친구들과 추억도 쌓고 재미있게 바이올린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승미 선생님은 햇병아리인 저희들을 지도하시느라 무척 피곤하고 힘드실 텐데도 언제나 웃으시며 가르쳐주시고, 단원 친구들이나 언니, 오빠들도 친절하게 대해줘서 더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저희들과 오케스트라를 위해 헌신하시는 선생님 밑에서 더 열심히 배우고 싶고 앞으로도 좋은 제자로 남고 싶습니다.” -지곡초 4학년 이루다-

 

오케스트라 활동하면서 모르던 것도 알게 되고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부모님도 좋아하십니다. 실수를 했을 때도 서로 위로해주고 웃어주고 했던 일이 즐거웠어요. 연주회 준비하면서는 힘들기도 했지만 청중의 박수를 받은 연주회를 마친 뒤에는 정말 기분이 좋고 오케스트라에 매일 나가고 싶어져요. 선생님 사랑해요”~-지곡초 3학연 이세진-

어린이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면서 느낀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기량이 뛰어날 뿐 아니라 아이들이 무척 천진난만하고 밝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휘자의 권위보다는 아이들의 자율이 존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용모나 사회적 신분, 빈부의 차는 개입될 수 없다. 음악을 떠나 이것은 오케스트라라는 공동체를 통하여 민주주의가 학습되는 과정이기도 할 터여서 바른 인성이 함양되는 데에도 큰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어린이행복도시를 표방하는 군산의 정체성에도 어울리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올린 줄긋기 정도나 하는 초보 아이들도 혼신의 힘을 다하는 열정으로 지도하여 무대에 세울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내는 양승미 지휘자. 고사리 손으로 빚어내는 아이들의 연주가 대중의 마음을 울리는 것을 보면서 새삼 음악의 힘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오늘이 있기까지 양 지휘자의 노력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어렵지 않다. 어쩌면 그녀는 이 성취감 하나로 음악가로서의 자신을 지탱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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