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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소리 ‘근대사 소리박물관’ 이종간 관장
글 : 오성렬 /
2016.11.01 11:25:1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100년의 소리
‘근대사 소리박물관’
이종간 관장

글 오성렬(主幹)

 

 

우리 근대사에서 인간이 귀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를 직, 간접으로 전달해준 것은 신문물로 등장한 라디오, 축음기, 녹음기 등의 음향기기 들이었다. 이러한 문명의 이기들은 기계문명의 발원지인 서양에서 발명되어 동양으로 전달되었는데 우리는 일제 강점기 때 들어 비로소 접하게 되며, 전기가 발명되기 이전의 초기 원시적 형태에서 최근의 첨단 기기들로 진화해 오는 동안 인간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요소로 자리하게 되었다. 최근 개정면 운회리에 개관 준비 중인 ‘근대사 소리박물관’은 지난 100여년 우리의 생활과 함께 해 온 각종 음향기기 등을 수집, 전시하는 민간 박물관으로서 관장인 이종간(李鍾艮/67)씨가 평생 수집한 다양한 기기들로 80평 공간이 꽉 차 있다.

 

본래 운회리 송호부락 농가에서 출생한 이 관장은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직한 전기기사로서 중학생 시절부터 호기심으로 라디오를 분해, 조립하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고 동네 사람들의 라디오를 고쳐주며 점차 음향기기에 대한 관심과 소질을 키운 학생이었다. 이 관장이 본격적으로 음향기기 수집에 나선 건 80년대 들어서다. 당시 30대 초반이던 그는 구식 라디오나 축음기, 녹음기, 전축 등을 하나둘씩 수집하는 재미에 빠져 군산은 물론 전주를 비롯하여 서울의 청계천 일대와 황학동 도깨비시장, 종로3가 등의 골동품상과 대전의 고려당 등 전국을 누비고 다니며 본격적 수집에 나서게 된다.

 

전시된 기기들은 종류도 다양해서 전기가 발명되기 이전인 110년 전의 에디슨 축음기(실린더 형), 10인치 원반형 축음기, 배터리 진공관 라디오를 비롯해서 전기 발명 후의  진공관 라디오, 전축, 카세트오디오 및 레코더, 녹음기, 영사기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그 외에도  100년 전 발명된 수동식 계산기, 타자기, 60년대 LP플레이어, 악기 등 워낙 종류와 수량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렵거니와 빅터 레코드에서 취입한 춘향전 SP음반도 상,하권 20장의 원판 그대로 전시되고 있다. 1877년 제작된 초기 에디슨 축음기는 왁스로 만든 원통에 음파가 수직으로 파여진 곳을 알미늄 호일로 싼 실린더 형 희귀품으로서 현재도 소리의 재생이 가능하다.

 

많은 수집 활동 중 이 관장의 기억에 특히 남는 것은 25년 전 전주 용머리고개에서 ‘조선방송협회 인정2호’ 수신기 라디오를 우연히 발견한 사건이었다. 당시 그 라디오는 오사카 호근무선에서 제조한 히터전압 6.3V 진공관 국민수신기로 안쪽에는 ‘조선방송협회 검사필’이라는 고무인이 선명하게 찍혀있어 진품이 확실했다. 너무도 희귀했던 제품이라서 가슴이 벅차오른 이 관장은 즉석에서 구매의사를 밝혔더니 당시 화폐단위로 5만원에 팔겠다는 것이다. 이 관장은 내심 싸다는 생각에 당장 사겠다고 했더니 주인은 구매자의 반응을 보고 너무 싸게 불렀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금세 말을 바꿔 30만원 아니면 안 팔겠다고 했다는데 당시 30만원이면 축음기 2대 값에 맞먹는 거금으로서 직장인의 월급으로는 무리였지만 이 관장은 워낙 욕심이 나는 제품이어서 흔쾌히 값을 치르고 손에 넣었다. 그 외에도 1925년형 마그나복스 5구 진공관 라디오의 경우 1924년 12월10일 우리나라 최초 시험방송 라디오 모니터용 모델로서 1927년 2월16일 경성방송국(JODK)이 첫 전파를 발사하면서 일본인이 본격적으로 들여온 건전지로 작동되는 기기다.  

 

그러나 수집 못지않게 어려운 것은 감당할 수 없게 늘어가는 기기들의 보관 장소였다. 그러다보니 집도 좁은데다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아무짝에도 쓸 데 없어 보이는 골동품을 사들이는 남편에 대한 부인의 불만이 어느 정도였을지는 짐작이 어렵지 않은데 고심 끝에 그는 아깝기 그지없었지만 수집품 일부를 수원 KBS 방송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80평의 창고 형 건물 안에 현재 전시된 수량은 이 관장 자신도 정확히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데 필자의 눈대중으로도 대략 800~1,000 점은 되지 않나 한다.

 

필자의 과문함 탓도 있겠으나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희귀한 이 수집품들은 지난 100여년 세월동안 우리의 생활 주변에 존재했던 것이고 대개는 그 분야의 종사자거나 재력가 아니면 구경조차하기 힘든 골동품이어서 값으로 따지기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 근대사의 애환을 담은 역사적 기기들이라는 점에서 이 관장 개인의 재산 가치를 떠나 우리 군산의 자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크다. 이 관장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향후 전시관을 좀 더 체계 있게 꾸며 공개할 계획이라며 그에 따른 세부적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는데 박물관이 제대로 면모를 갖추게 되면 비록 개인의 소장품이기는 하지만 일반 시민은 물론 학생들의 견학 장소로도 훌륭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여 시 차원에서도 일정 부분 지원 방안을 강구해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근대사소리박물관
군산시 개정면 운회리 242-2
이종간 관장
HP.010-4643-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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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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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5 23:14:35) rec(457) nrec(426)
드디어 묻힐뻔한 아까운 옛날의 추억과 역사들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할 수 있게되어 다행으로 여기며 그동안의 노고에 경의를.표합니다. 후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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