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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싸좋다 바람분다 : 영화시장 신바람 사진전 이야기
글 : 박유경 /
2016.08.01 14:38:53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얼싸좋다 바람분다 : 영화시장 신바람 사진전 이야기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영화시장에 어허얼싸 신바람 분다

 얼싸 좋네 아 좋네 손님이여

에헤라 영화시장이로구나

 


 

 

빗줄기가 먼지를 씻어낸 화창한 6월의 마지막 토요일. 군산시 영화동의 영화시장은 말끔하게 세수한 얼굴처럼 생기가 돌고 있다. 몇십년 동안 시장을 지켜왔던 채소할머니는 여느 때처럼 자리에 앉아 채소를 다듬고 있지만, 마이크와 앰프, 각종 행사 소품을 나르는 움직임을 연신 흘깃거리고 있다. “금방 잔치 시작할 거잖여. 그거 본께, 내 마음이 이렇게 두근두근 거리고 마음이 바쁘네잉.” 곧 우리들의 잔치가 시작된다. <영화시장 신바람 사진전>의 여는 날 잔치다. 

 

영화시장은 해방 이후 일본, 미국, 중국 등 여러 문화의 바람을 모두 품어 안으며 크게 번창했던 골목시장이다. 1990년대 후반, 중앙로의 시청이 자리를 옮기고, 주변의 주택들이 헐리면서 영화시장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에는 빈 점포가 늘어났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서 삶터를 지키고 있는 상인들이 있다. <영화시장 신바람 사진전>은 그 상인들의 서랍 속에, 앨범 속에서 잠자고 있는 사진들을 꺼내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사진전을 준비한 띄움(대표:이주연)은 군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단체이다. 현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전라북도문화재단, 그리고 전라북도의 지원을 받아서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 사업인 <골목시장의 다시 찾은 봄>으로 영화시장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기획:이주연 강사:김규영,조은옥) 현재 영화시장은 군산시에서 준비하고 있는 도시재생선도사업의 일환으로 리모델링과 함께 새로운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시장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부딪칠 수도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띄움]은 예술이라는 매개자로 들어가 화합과 활성의 바람이 되고자 한다. 

 

띄움은 지난 봄부터 시장 골목을 다니며 상인들의 오래된 이야기를 한 조각씩 모아오고 있다. 앞으로 듣고 모아야 할 이야기가 더 많이 있지만, 먼저 그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귀한지를 눈으로 확인시켜보고 싶었다. 우선 오랫동안 처박아 두었던 사진들을 꺼내어 그 사진에 얽힌 개인의 이야기, 시장의 이야기, 세월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진과 이야기를 다른 곳이 아닌 그들의 삶터인 영화시장 골목에서 나눠보고자 하였다. 

 

시장상인들이 함께 놀러갔던 옛 사진을 구하여 처음 보여드렸을 때, 시장의 할머니들은 사진 앞에 머리를 맞대고 보면서 무릎을 쳤다. 여기는 누구, 여기는 누구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짚으며 이름을 불러보았다. 사진전의 표지 사진이 된 ‘1965년 충남 수덕사’ 사진을 들여다보던 오래된 영화시장 상인들은 반가움에 환하게 웃기도 하고, 그리움에 가슴이 먹먹해하기도 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기도 하였다. 이제는 변해버린 얼굴들 혹은 볼 수 없는 얼굴들 속에서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을 본다. 시장에 없는 사람도, 사진에 없는 사람도, 시장에 걸린 한 장의 사진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순간이다. 그들만의 사진은 시간을 업고 세월의 이야기, 나이듦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사진을 확대하여 시장 골목 천장 기둥에 하나씩 달아 거는 날, 상인들은 다시 모여들었다. 바쁜 장사자리를 털고 나와 사진들을 붙들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장의 모습, 가게의 모습, 결혼식 모습, 아이들 모습 모두가 귀한 사진이었다. 상인들은 스스로 사다리를 꺼내오고, 거미줄을 털고, 사진이 왼쪽으로 기울어졌네 하며 훈수를 두며 사진전 준비를 함께 하였다. 

 

<영화시장 신바람 사진전>을 여느 날. 신명나는 장구가락이 시장 밖에서부터 안으로 들어온다. 채소를 다듬던 손도, 생선을 진열하던 손도 털고 어깨장단을 추며 길놀이(장구 유점숙)를 따라 안으로 들어온다. 사진전의 주인공인 영화시장 상인들은 하얀 장갑을 끼고 색색의 리본을 함께 자르며 사진전의 시작을 알렸다. 경기민요사랑회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흥겹고(최경구, 이경숙, 오윤숙) 팀멍 문화기획 평비재의 포크기타 소리도 즐겁다(조역연). 덩설덩실 장단에 몸을 맡긴다. 무릎도 돌리고 허리도 돌리며 춤을 춘다. 숨이 가빠 주저앉기도 하지만 박자를 맞추는 박수를 멈추지 않는다. 오랜만에 고운 옷을 화려하게 입고 나서본다. 시장 골목골목에 걸린 사진들을 돌아보고 사진에 얽힌 이야기들도 읽어보고 가장 마음에 남는 사진에 스티커도 붙여보았다. 

 

최고 인기상은 대우수퍼의 1987년 사진이다. 80년에 새로 지어올린 가게 앞에서 찍은 것으로 그 전의 가게는 납작하고 비도 많이 샜더란다. 다음 인기상은 건어물상회의 1972년 사진이다. 지금은 중년의 나이가 된 아들이 2-3살일 때, 지금은 뽀빠이식당이 된 건너편 플라스틱 가게 앞에서 노는 것을 영화시장에 살던 미군이 찍어준 사진이란다. 중국집 영화원의 사장님 내외의 젊은 시절 사진도 인기상에 뽑혔다. 중학교 졸업할 때 교복입고 찍은 사진과 영화배우같은 모습의 흑백사진이다. 영화시장에 제일 오래된 정희부식 할머니가 20대에 친구와 ‘정다웁게’ 찍은 사진도 인기가 높았다. 그 외에도 단골손님과 찍은 안젤라분식, 오래전 가게 모습의 영진부식, 멋쟁이답게 꾸민 삼한부식, 아이들과 찍은 우리수퍼 사진 등도 큰 관심을 받았다. 

 

신명나는 사진전 여는날 잔치는 하루 만에 끝났지만, 흥겨운 영화시장의 신바람은 지금부터 신나게 불기 시작할 것이다. 

 

 

<영화시장 신바람 사진전>은 영화시장 골목에서 7월 6일까지 이어집니다. 미처 꺼내보지 못한 사진들도 다시 모아서 10월에 두 번째 영화시장 신바람 사진전을 열 예정입니다. 영화시장의 사진과 이야기를 가지고 계신 군산 시민분들의 출품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기상으로 선정되면 소정의 상품도 드리오니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문의: 김규영 010-3847-6453/ kimkyooyoung@hotmail.com)

글 : 띄움문화기획자 김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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