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gun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메인 메뉴


콘텐츠

홈 > ARTICLE > 사회
노래는 나의 소망, 나의 삶 ♬
글 : 오성렬(자유기고가) / poi3275@naver.com
2015.10.01 17:18:50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그 소녀는 초딩 때부터 노래를 잘 했다. 중학생 시절에는 합창부에 들어 여러 차례 상도 탔고, 고교 시절엔 선생님께서 수업 시작 전 언제나 예쁘장한 그 아이에게 노래를 시키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앞에 나가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가곡을 불렀다. 반 아이들은 환호했고 선생님은 그런 그녀를 무척이나 예뻐했다. 노래와 함께 그녀는 티 없이 성장했다.

정수희. 그녀는 군산대학교 음악대학에 진학했다. 공무원이셨던 부모님은 딸이 취업 유망한 진로를 택하길 바랐으나 그녀의 타고난 끼와 재능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바라던 학과에서 오임춘 교수를 사사하며 성악과 지휘 등 음악 전반에 걸친 공부를 했다. 그리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교회 음악 지도자 과정도 이수, 97년도 군산시립합창단 단원으로 시민들 앞에 섰다.

그녀는 노래가 즐거웠다. 혼기에 이르자 결혼도 했다. 하지만 결혼 후 가정주부로서의 삶은 그녀에게 또 다른 현실이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한 남자의 아내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본분을 다 해야 했고 그만큼 뺏기는 시간도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누구나 슬럼프는 겪는 법, 잠시 음악을 떠나 살고는 있었지만 그녀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마치 분출을 앞둔 휴화산처럼 노래에 대한 열정이 뜨겁게 잠복하고 있었다. 전공을 살리자면 가정적 일에 어느 정도의 소홀함은 감수해야 될 터여서 고민도 깊었으나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자 재능을 썩히는 것을 안타까워 한 남편의 격려에 힘입어 그녀는 다시 그토록 갈망하던 무대로 나올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가정생활과 병행하여 음악가로서 활동한다는 것은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그 두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도 그녀에게는 소홀할 수가 없는 일이었기에 어차피 이를 극복하는 것은 모두 그녀의 몫이었다. 더구나 내성적인 성향으로 어떤 어려움이나 고충이 있어도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혼자서 삭이는 버릇으로 인해 힘든 시간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고 그녀는 안팎으로 주어진 일 모두 최선을 다 했고 그러한 자신의 감정을 오직 노래로써만 달래고 표현했다.

그녀의 주 활동 무대는 군산이지만 때로 전국 어디가 됐든 무대에 설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달려간다. 무대는 성악가에게 있어 어쩌면 숨 줄과 같은 것이기에 그 위에 섰을 때 주체할 수 없는 환희와 생명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노래가 끝난 뒤 받는 관중의 박수와 큰 호응은 벅찬 감동과 보람으로 새로운 에너지원이 된다. 어쩌면 모든 싱어는 그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 것일 터, 돌이켜보면 다만 좀 더 일찍 시작을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을 정도다.

그녀는 최근 들어 더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공대 2학년에 재학 중인 큰 아들은 휴학 후 군 입대를 했고 둘째 아들은 고교에 재학 중으로서 이제 엄마 손길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성장했기도 했지만 다소 척박했던 지역의 문화예술 분야가 활성 기를 맞으면서 그녀의 역할이 커진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저기서 음악에 관한 단체나 합창단이 조직되고 예술의 전당 건립으로 그만큼 다채로운 공연이 풍성해지면서 양적, 질적 성장을 거두고 있는 지금의 군산 공연문화계가 그녀와 같은 인재를 더욱 필요로 하는 환경으로 바뀌어가는 것도 그녀에게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올해만도 특히 문화예술의 계절인 가을에 접어들어 주 평균 1~2회, 월 4~6회 이상은 무대에 선다는 그녀는 그 외에도 섭외가 들어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꺼이 응하고 있다는데 지난 9월19일 영화동 소재 이당미술관 안에서의 첫 공연인 ‘작은음악회’에서는 ‘넬라 판타지아’ ‘코스모스를 노래함’ ‘그리운 금강산’등을 불러 장내를 꽉 메운 청중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내 평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녀가 음악 외길을 걸으며 (한양대학교 SSEMU Master Class Diploma, ITALIA Novara Concerivatorio Master Class Diploma) 지금과 같은 인지도를 얻기까지 그간의 공연 경력도 큰 자산이 되었을 터인데 2004년 전북은행 주최 신년음악회(전주시향 협연)에서의 Guest출연, 호남오페라단 오페라 코러스 단원 활동(라보엠, 라트라비아타, 창작오페라, 노아의 홍수 등 다수)을 비롯해서 전북오페라단 단원(창작 오페라 고은 ‘만인보’ 1, 3, 6편 출연), 군산대학교 60주년 기념오페라 ‘마술피리’ 외에도 다수의 공연에 출연하며 실력과 명성을 쌓아갔다.

현재 Andante음악공간의 대표인 그녀는 노래 뿐 아니라 군산청춘(실버)합창단, 군산은파어머니합창단 등 관내 여러 합창단의 지휘자로도 많은 무대에 서고 있는데 얼마 전까지 군산YWCA어머니합창단 지휘자를 역임하기도 했으며 아리울 Solist & Ensemble회원을 비롯하여 군산예총음악협회 회원, 사랑의 장기기증 홍보대사 등으로도 폭넓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만큼 수상 경력도 많아 몇 가지만 소개하면 2005년도 전북 여성합창제 금상(군산YWCA어머니합창단), 제3회 휘센 합창Festival 본선 인기상, 지휘자상, 제4회 휘센 합창Festival 본선 인기상, 장려상, 2006년도 전북 여성합창제 동상, 제5회 휘센 합창 Festival 본선 인기상, 2007년도 전북 여성합창제 동상, 2008년도 전북 여성합창제 장려상, 제8회 휘센 합창 Festival 호남 본선 장려상(실버팀1위), 제1회 국립합창단 주최 전국 실버합창대회 전북대표 본선 진출, 국립극장 해오름 공연 등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무대에 서 혼신을 다해 노래 부를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때론 밝게, 때론 격정적으로, 때론 슬픔에 젖은 목소리로 분위기를 유도하는 그녀의 노래에는 내적 감정의 상태가 오롯이 녹아 있는 듯하다. 그래서 노래가 주는 메시지 속에는 그녀의 인생도 담겨진다. 법관은 판결로만 말한다지만 가수이기에 그녀는 노래로만 표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집중하게 되는 것도 그런 까닭에서가 아닌가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을 묻자 한국 최초의 뮤지컬인 ‘살짜기옵서예’ 공연 시 관객에게 다가가 꽃 1송이씩을 나누어줌으로써 장내 분위기가 고조되던 때가 잊히지 않는다는 그녀는 수많은 레퍼토리 중에서도 세계적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걸작인 Nella Fantasia(내 안의 환상)를 애창곡으로 꼽는다. 그녀가 좋아하는 성악가는 누구일까 살짝 궁금해 하자 세계3대 테너 중 한사람으로 얼마 전 타계한 루치아노 파바로티, 그리고 세계적 팝페라 가수인 사라 브라잇맨과 함께 국내에서는 재색을 겸비한 강혜정 소프라노의 편안하게 노래하는 모습에 매료돼 멘토로 삼고 있다는 말도 들려준다.

언제나 화려하게 무대에 선 모습만 보아왔던 소프라노 정수희. 알고 보면 그녀의 음악 외적 일상은 의외로 소박하고 가정적이다. 평소 취미인 십자수와 뜨개질 실력은 가족들 옷도 떠줄 정도이고 비즈 악세사리 등 수공예도 수준급이라는 말도 들려줘 그런 감춰진 또 다른 재능에 다소 놀랍기도 하다. 감명 깊었던 영화로는 재소자들의 합창단을 다룬 ‘Harmony’를,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으로는 백반, 된장찌개, 김치찌개, 청국장을 드는데 외래 음식이나 퓨전식이 범람하는 요즘 세태에서도 기질 상 어쩔 수없는 토종 한국인임을 보여줘 정겨운 느낌도 든다.

 

성악가로서 필수인 목소리 관리를 위해 감기 예방 차 꾸준한 비타민 섭취를 한다는 그녀의 향후 계획은 15~20주년기념 특별 자선콘서트를 여는 것이다. 평소 사회적 약자나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그들을 돕기 위한 재능 기부 콘서트도 열어온 그녀이기에 앞으로의 공연마다 매진을 이뤄 그녀의 따뜻한 손길이 우리 사회 소외되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쩌면 그녀의 바람은 이러한 콘서트가 확산되어 온정 넘치는 따뜻한 사회가 구현되는 것일 게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그녀. 그래서 그녀는 열정이 다 하는 날까지 무대를 떠나지 못할 듯하다. *

음악공간 ‘Andante’
군산시 아리랑로(개복동)6-2
정수희 HP.010-9646-2049  
         ​ 

오성렬(자유기고가)님 기사 더보기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닫기
댓글 목록
댓글 등록

등록


카피라이터

주소 : (우)54020 전북 군산시 절골3길 16-2 , 출판신고번호 : 제2023-000018호

제작 : 문화공감 사람과 길(휴먼앤로드) 063-445-4700, 인쇄 : (유)정민애드컴 063-253-4207, E-mail : newgunsanews@naver.com

Copyright 2020. MAGAZINE GUNSAN. All Right Reserved.

LOGIN
ID저장

아직 매거진군산 회원이 아니세요?

회원가입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으셨나요?

아이디/비밀번호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