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ARTICLE > 사회
나무의 아름다운 예의(Crown shyness)
글 : 신솔원 /
신솔원 시인의 아이와 떠나는 자연산책 1
원아, 한여름에 말이야. 숲이 우거지면 그때 꼭 놓치지 않고 볼 것이 있어. 라는 현상이야. 우리말로 하면 ‘꼭대기의 수줍음’이라고도 하고, ‘수관기피 현상’을 의미하기도 한단다. 사람은 저마다 타인이 가까이 오면 꺼려지는 자기만의 범위가 있다고 하지. 나무도 서로 닿으면 부끄러워할 것 같아 Crown shyness라고 했을까? 명확한 과학적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나무 꼭대기가 서로 닿지 않으려고 하는 현상을 말하는 거야. 서로 병을 옮기지 않으려고 또는 아래에 있는 나무들에 햇빛을 보내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럴 거로 추측한단다. 아래에서 보면 마치 누가 일부러 전지를 해놓은 것도 같고, 나무들끼리 길을 만들어 놓은 것도 같지. 나무도 저러한데 우리도 각자의 영역은 침범하지 않고 존중하는 거다. 이건 네가 나한테 할 얘기인가?
신솔원
시인/ 한국아동문학회, 전북작가회의 회원
문 밖에서 만나는 나무와 풀, 곤충을 사진에 담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