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人香萬里)
나이를 일컫는 여러 가지 말 중에서 백수(白壽)처럼 잘못 쓰이고 있는 말도 드물 것이다. 흔히들 백수를 누렸다고 하면 1백 세까지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백수라는 글자를 자세히 보면 일백 백(百)을 쓴 것이 아니라 흰 백(白)을 쓴 것을 알게 된다. 흰 백(白)이란 글자가 일백 백에서 하나〔一〕를 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백수는 100에서 하나가 모자라는 99세를 가리키는 말이다.(백과사전)
어느덧 매거진군산이 백수를 누렸다. 이제 7월호면 진짜 100호가 발행된다.
하루하루 쏟아지는 보도자료와 뉴스를 다루기 보다는 군산의 사람들과 군산의 이야기를 담은 잡지로 여러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제법 긴 시간을 지켜온셈이다.
매월 표지인물이 바뀌니 표지 등장인물만도 100여명(중복 출연자도 있으니 좀 부족하지만)에 이르고, 매월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이 스무명이라면 지금까지 이천여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알려온 그야말로 군산토종잡지가 되었다.
그 수 많은 사람들 이야기 속에서 유일한 한 꼭지인 사설꼭지를 맡아, 어느덧 백수에 이르는 시간을 돌아보니, 한달에 한번 쓰는 글임에도 ‘화두’를 무엇으로 정할지 고민을 하다 마감에 임박하여 숙제를 내듯 글을 낸적이 많은 것 같다.
표지인물이나 사람들의 이야기 보다, 숨은 정치, 경제의 이야기를 나름의 해석으로 풀어내려다 보니, 지식과 경험의 일천함이 세상에 드러나는 듯 하여 몹시 죄송스러운 마음을 늘 가슴에 품고 글을 쓰고 있다는 점, 읽는 이들께서 널리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
매거진군산이 습관처럼 내 손에 들려 있고 그 잡지에서 사람 냄새를 느끼고 함께 살아가는 한 가닥 희망의 끈이라도 발견 한다면, 글을 쓰고 잡지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힘이 되지 않을까 한다.
이제 100이라고 미루어 자만하지 말고, 새로운 한달 한달에 집중하는 언론이되자. 옛 사람들이 화향백리(花香百里),주향천리(酒香千里),인향만리(人香萬里)라 했던가? 사람의 향기를 만리에 퍼트리는 매거진 군산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