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리더십, 곽병선 군산대총장
- 새로운 도전의 시기, 새로운 패러다임 필요
곽병선 군산대 총장은 온화한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이면서 청소년 문제에 열정을 가지고 참여하는 온건합리주의 성향이 짙다. 법학을 전공한 사회과학자이면서 은근슬쩍 인류의 살아갈 길을 내다보는 인문학의 세계는 물론 미래 산업을 한 눈에 펼쳐 보이는 공학자적 기질까지 겸비했다. 그의 박식과 그에 비례하는 다정함이 뻣뻣한 대학의 벽을 허물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받고 있다.
1년여 전, 지난 2017년 12월 21일 총장 선거에서 치러진 2차 결선 투표에서 그는 환산득표수 364표 중에서 208.3표를 얻어 당선되었다. 사회과학대 출신인 그의 총장 당선은 불가능하게 비쳐졌다. 그러나 은근과 끈기로 진솔하게 다가서는 그의 소통리더십에 군산대학교의 구성원들은 뜻밖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곽 총장은 2018년 3월 22일 취임식을 갖고 제8대 군산대학교 총장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13일 ‘군산대학교 비전 선포식’에서 그는 “새로운 곳에 도착하면 새로운 나침판과 표지판이 필요하듯이, 대학 안팎으로 불어 닥치는 환경 변화를 따라잡기에는 기존의 보폭과 패러다임만으로는 어렵다”면서,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용기를 가지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이끄는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군산대는 2018년 국립대학 육성사업과 대학 기본역량 진단결과 자율개선 대학으로 선정되면서 안정적인 새만금 중심대학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대형 해상풍력터빈 해상 실증 기술개발 수행기관 및 해상 풍력 전문 연구센터 타당성 조사 수행기관으로 선정됐고, 수산 양식산업의 고도화와 지역민 소득 증대, 지역 경제 활성화 기반을 구축하면서 지역 중심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려는 곽병선 총장을 만나 대학의 발전 계획과 지역과의 동반 발전 방안, 그리고 곽 총장의 인본주의 성향을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세상을 잇는 대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임 후 신규 UI제작과 제8차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많은 변화를 도모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새로운 UI는 떠오르는 태양과 연결 이미지를 이용해 새로운 비전을 표현하고 있고, 지평선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학생들을 상징한다. 현재는 4차산업혁명이 사회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시기로, 융합과 연계가 매우중요하다. 이러한 면을 염두에 두고 군산대학교가 고등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염원을 표현하였다.
제 8차 종합발전계획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 동안 군산대학교가 나아갈 청사진이다. 흔히 하는 말로 요즈음의 일년은 과거의 여러 해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변화의 폭도 매우 크다. 대학교육을 중심으로 한 고등교육의 현실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우리 대학은 제 8차 종합발전계획을 중심으로 고등교육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격변에 가까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
고등교육 육성, 4차 산업 혁명 등 대학 안팎에 들이닥치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학이 펼쳐야 할 사업은
대학이 펼칠 수 있는 사업은 아주 다양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인재양성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시스템 구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만 이야기하겠다. 4차 산업혁명의 특성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융합이다. 기존의 낯익은 것들이 서로 만나 새롭고 창의적인 신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융합과 통섭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하겠다.
그동안 이루어졌던 융합과 통섭은 어찌 보면 소박한 형태의 것으로,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형태였다면, 4차산업혁명과 함께 진행되는 융합과 통섭은 전혀 새로운 형태의 출현으로 이어진다.
기존의 전공교과목을 나누는 칸막이나 기존의 교수법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 우리는 먼저 전공 사이의 벽을 없애고, 사회 수요에 대응한 융복합 교과목을 개설·운영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폭을 확대하고 다양한 융합형 교육을 통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대학의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은
우리 대학이 새롭게 마련한 비전은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융합교육 선도대학”이다. 글로컬 창의인재 양성, 지역사회 및 산업발전 선도, 소통과 공감을 통한 지속성장을 목표로 한다. 3대 추진전략으로는 미래창의융합 인재양성체계 고도화, 지산학 협력체계 활성화, 지속 가능한 대학운영체계 확립 등을 세웠다. 이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은 교육혁신, 학생행복, 산학연계연구, 지역발전견인, 대학지속발전 등 5개의 전략 분야를 바탕으로 한다.
교육의 질 관리를 철저히 하며, 학생지원체계도 더욱 내실화해 나가겠다. 산학연계 연구를 위한 연구지원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산학이 공동으로 윈-윈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해 나가겠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 운영체계의 효율화를 꾀하고, 학생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취창업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발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지역친화적인 미래 신산업 성장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사람으로 세상을 잇는 대학’,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올랐는지?
취임한지 벌써 1년이 되어가는 시점이다. 지난 일 년의 시간은 앞으로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시기였다.
8차 종합발전계획을 새롭게 수립하고, 교육환경을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하며, 지역산업의 구조를 고도화하면서 지역사회의 장기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신산업을 발굴하는 등 여러 가지로 바쁜 한해였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이질적이거나 동질적인 것들의 융합을 통한 외연 확대가 특성이다. ‘사람으로 세상을 잇는 대학’은 다양함 속에서 필요한 것을 선별하고, 이를 이어주며, 새롭게 창조하는 한 가운데에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이다.
비록 인공지능이 거론되는 시기이지만, 사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어느 면에서는 아날로그적인 정서가 필요한 시기이다.
평교수와 총장의 자리는 어떤 차이가 있었는가
물론 국내 고등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대한민국,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에서는 평교수나 대학총장 둘 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교수의 경우는 자신의 전문분야와 연계해서 학생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길을 제시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방향도 유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일들이 전공 관련분야에 대한 심도 깊은 관심과 비전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총장은 좀 더 포괄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대학은 규모에 관계없이 하나의 완전체인 소규모 사회이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신경시스템이 그대로 대학에도 있다. 행정, 교육, 복지, 지역사회와의 연계, 재정, 수익사업 등 한 사회가 가져야 할 모든 중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총장은 군산대학교라는 대함대를 이끄는 선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성공적인 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더 멀리 보고, 더 먼저 발견하며, 더 넓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참 외로운 자리이다.
시험기간 동안 ‘천원의 밥상’으로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일을 해왔다.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다면
‘사람으로 세상을 잇는 대학’ 관련 질문과 연결해 대답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넓은 의미의 관계지수에 포함되는 자질들이 요구되고 있다. 도덕성 지수인 MQ(Morallity quotient), 감성지수인 EQ(Emotional quotient), 열정지수인 PQ(Personality quotient), 인맥-공존지수인 NQ(Network quotient), 사회성 지수인 SQ(Social quotient) 등 기존의 IQ를 대신할 새로운 자질들이 많이 요구되고 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4차 산업혁명의 기본은 아날로그로의 회귀라고 보고 있다.
학생들과 자주 만나고 소통하는 것은 총장으로서 관계지수를 높이는 일이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에, 나 스스로 그런 만남을 매우 즐기고 있다.
군산대가 지역과 함께 상생하려는 계획이 있다면 어떤 사업들인가
그동안 군산지역이 침체의 위기를 겪으면서 군산대학교 역시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새롭게 마련된 종합발전계획에는 이러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현재 군산이 맞이한 위기는 군산의 산업체질이 급변하는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부분에도 원인이 있다. 다행히 현재 신재생에너지, 미래형 자동차, 스마트 양식, 스마트 팜 등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산업구조의 체질 개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당연히 높은 수준의 연구력과 장기간 집중적으로 전념할 수 있는 지원 및 정책, 연구 환경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학과 지자체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8차 종합발전계획은 군산시의 발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는 대학의 특성화를 지역의 발전과 연계시켜 고려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저장, 해양 바이오 및 해양 수산식품,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 미래형 자동차분야 등과 관련된 학과에 더욱 중점을 둘 계획이다. 우리 대학은 해상풍력분야에 매우 뛰어난 연구력을 가지고 있다. 정부가 새만금을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육성할 계획이 있는데, 군산대학교가 그 중심에 서서 전북을 전국 1위의 풍력에너지산업 지역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대학 구성원들과 군산시민들에게 전할 말씀
군산대학교는 꽤 오랜 시기 동안 지속적인 발전의 궤도에 오르며 성장해왔다. 이제는 더욱 높은 도약을 할 수 있는 변곡점에 이르렀다는 생각이다. 지역대학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역의 랜드마크이다. 지역대학의 위상이 어느 면에서는 대학이 있는 지역의 위상을 결정한다. 하지만 조금 아쉽게 생각하는 점은, 지역사회가 지역대학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지역사회와 지역대학이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 줄 때 더욱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대학 구성원 역시 마찬가지다. 구성원 없이는 대학이 존립할 수 없지만, 구성원 역시 대학 없이는 존속할 수 없다. 완벽하게 상호의존적인 관계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대학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어떠한 난제도 다 풀릴 것이다. 현재 군산대학교 구성원들은 애교심이 높고, 대학에 대한 자부심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사랑과 자부심이 바로 대학 발전의 원동력임을 잘 알고 있다. 항상 감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