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종 바다 종
<서사시로 쓰는 동화> 여울 김준기(시인)
웅이와 종이는
대왕바위 마을 바닷가 언덕 오두막에서
속 정이 깊은 욕쟁이 할매와
엇질이 아빠랑 함께 산다네.
대왕바위 깊은 바다 용궁 선녀가 되었다는
엄마를 그리며 산다네.
Ⅹ-8. 엄마는 무지개를 타고
종소리는 구름나라를 건너
머언 먼 선녀들의 나라까지 퍼져가고 있었습니다.
하늘엔 오색 무지개가 구름다리처럼 떠 있고
그 위로 엄마가 하아얀 옷자락을 바람에 나부끼며
훨훨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손에는 저녁놀처럼 빠알간 꽃 한송이를 들고
입가엔 선생님처럼 예쁜 웃음을 띤 엄마가
웅이를 향하여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엄마아!”
웅이는 소리쳐 엄마를 불렀습니다.
자꾸만 자꾸만 불렀습니다.
엄마는 펄럭이는 옷자락을 한 손으로 휘감아 잡고
다른 한 손에 들고 있던 꽃송이를 웅이에게 던져 주었습니다.
꽃은 바람을 타고 날아오다가
나중에는
함박눈처럼 펑펑 꽃잎을 휘날리며 바다위로 떨어집니다.
엄마는
꽃보라에 가려진 무지개 위에서
두 눈 가득히 이슬을 머금은 채
웅이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온 하늘에 꽃잎이 덮이고
엄마는 꽃보라에 가리어져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습니다.
“엄마아! 엄마아! 선생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