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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시린이 두 개
글 : 이진우 /
2018.08.01 16:54:06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저의 시린이 두 개

 

더운 여름날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하고 퇴근길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 ~~~~~~~ 인생 뭐 별거 있나요? 이런 게 행복이지요. 그러나 이가 시려서 맥주 한 잔을 조심조심 마신다면 행복한 인생에서 조금 어긋나 있는 것이겠지요.

 

저도 시린이 2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치아 옆구리가 패여서 시리고, 다른 하나는 어금니에 금이 간 경우입니다. 치아 옆면 잇몸 가까운 부위가 패이는 것을 치경부 마모증이라고 합니다. 40세 이상의 성인 90% 이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치경부 마모증을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많이 패이거나, 패인 부위가 시리거나 하면 패인 부위를 메꾸어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러나 아주 조금 패이고, 시리지도 않다면 때우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치경부 마모증으로 치과에서 여러 번 때웠지만, 얼마 안 가서 떨어진 경험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온전한 치아 형태에서 어떤 이유로 패인 부분에 때우는 재료의 접찹력으로만 영원히 유지된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접착력이 높은 재료를 사용하고, 패이게 된 원인을 제거하면 오랫동안 유지될 수가 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치료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투자되어야만 하고, 결과적으로 치료비가 높아지게 됩니다. 간편한 방법으로 쉽게 때우고, 떨어지면 다시 때우는 것도 하나의 치료이고, 시간과 노력, 비용을 더 많이 투자해서 오랫동안 유지되게 하는 것도 하나의 치료라 볼 수 있겠습니다. 다행히 저는 치아 하나만 때우면 되니까, 간편한 방법으로 할까 합니다.

 

저의 시린이 두 번째는 금간 어금니입니다. 치아들은 매일 물리적인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음식을 씹거나, 이를 갈거나,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받는 충격 등. 이러한 물리적 충격이 쌓이고 쌓여 조금씩 균열이 가고, 심하면 쪼개지거나 부러지기도 합니다. 구조적으로 멀쩡한 어금니가 과일이나 고기 한 조각을 씹었다고 절대로 부러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금이 가다가 마지막 남은 부위가 과일 정도의 음식물에 부러지고 마는 것이지요. 치과에 오셔서 사과 먹다가 이가 깨졌는데, 이게 이해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도 합니다. 치아 속에는 신경과 혈관이 존재합니다. 이것을 치수라고 하지요. 치수는 매우 매우 연약하고 민감한 존재라서 외부 환경과 절대적으로 차단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실금이 조금 가 있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안 되지만, 금이 간 부위가 점점 벌어진다면 치수가 존재하는 공간과 입안이 미세하게 개통되는 상황이 됩니다. 초기에는 온도 변화 즉, 찬물 뜨거운 물이 입안에 들어가면 금이 간 치아는 민감하게 반응을 하게 됩니다. 균열이 더 진행되면 입안에 우글우글 존재하는 세균들이 치수에 침투하여 치수를 공격하여, 가만히 있어도 묵직하고 찜찜한 느낌이 있다가, 더 심해지면 밤에 엄청난 통증으로 지옥을 경험하게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의 금이 간 어금니 신경치료를 몇 달째 미루고 있습니다. 아직 엄청나게 아프지 않기 때문이지요. 물론 후배네 치과 야간진료 하는 날 가려고 예약도 해 보았지만, 무슨 조화인지 예약한 그 날에 자꾸만 저녁약속이 잡히고 마네요. 이번 주에는 만사 제쳐두고 어금니 신경치료 먼저 해야겠습니다. 제 때 치료 받지 않고 자꾸만 진료를 미루시는 분들에게 지적질 했던 저의 모습 반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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