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없는 세상
오래 전에 작고한 어느 대통령 후보가 상대 후보에게 “밥상머리 교육이 안 되어있다.”고 토론회에서 말한 기억이 있다.
밥상머리 교육이란 가정교육을 말한다. 옛날에는 이른 아침 시간에도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서 식사를 같이 했다. 그 때에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늘 한 마다씩 하신다.
“된밥 먼저먹지 말고 국물부터 떠먹어야 체하지 않는다.”
“학교 갈 때는 친구랑 싸우지 말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어른들 보면 꼭 인사를 해야 한다.”
학식이 높지 않았던 어른들이지만 우리는 늘 그 어른들을 통해서 인성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아이들은 어른들로부터 지적을 받거나 꾸중을 듣지 않으려고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했다. 「공부 잘 해야 한다」는 말보다는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더 많이 들으면서 자랐다.
그러나 오늘 아이들이 제일 많이 듣는 말은 「공부 잘 해야 한다」이다.
어른들은, 늘 공부를 잘해야 하고, 그것도 친구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것만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가르친다.
과거 어른들의 교육은 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지금 어른들의 교육은 남을 이겨야 한다는 교육이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아이들이 부모를 존경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부모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지적 받은 잘못을 뉘우치거나 사과하기 보다는 왜 쓸데없는 잔소리냐, 나도 내 인생이 있다는 식이 되고 말았다.
그들은 오직 휴대폰과 소통하고 인터넷에서 얻은 지식이 진리가 되었고, 부모의 상식은 옛날 이야기이고, sns에서 얻은 상식만을 맹신하게 되었다. 이기적인 삶을 살도록 교육한 대가로 이제는 부모조차 자식들의 거침돌이 되고 만 것이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어른이 아니고, 학교에서는 스승이 어른이 아니다. 직장에서는 상사가 존경 받지 못하고, 길거리에서는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집단 폭행을 당한다.
내가 존경할 만한 어른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인가?
나는 어른으로서 존경 받는 자리에 있는가?
점점 어른 없는 세상이 되어 간다.
그래서 세상은 질서를 잃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