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종 바다 종
<서사시로 쓰는 동화> 여울 김준기(시인)
웅이와 종이는
대왕바위 마을 바닷가 언덕 오두막에서
속 정이 깊은 욕쟁이 할매와
엇질이 아빠랑 함께 산다네.
대왕바위 깊은 바다 용궁 선녀가 되었다는
엄마를 그리며 산다네.
Ⅹ-7. 웅이는 다시
웅이는 다시 종을 올려다봅니다.
“쫑아, 니 종 칠줄 아나?”
“저걸 못쳐? 내 한번 쳐볼까?”
쫑이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나무둥치에 달라붙더니 청개구리처럼 엉금엉금 기어오릅니다.
웅이는 금방 신이 났습니다.
어느새 쫑이는 종이 매달린 가지에 올라가 종 줄을 잡고 웅이를 내려다 봅니다.
“쳐라! 쳐라!”
웅이는 깡총깡총 뛰며 소리칩니다.
“정말 칠까? 정말 칠까?”
몇 번이나 다짐을 받은 쫑이는 종 줄을 잡은 손을 슬그머니 한쪽으로 당겼다가
이내 마구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대엥! 하고 자그맣게 소리가 나더니
마침내 종은 천둥소리처럼 울려 퍼졌습니다.
“땡땡땡땡땡땡땡땡……”
종소리는 거센 파도처럼 밀려와 웅이의 귓속을 웡웡 천둥처럼 울렸습니다.
텅 빈 운동장에도 하늘에도 온통 종소리로 가득 차 버렸습니다.
언제 내려왔는지 쫑이가 빈 운동장을 가로질러 막 달렸습니다.
웅이도 쫑이를 따라 달립니다.
얼마를 달렸을까,
둘이는 바닷가 모래밭에 와서야 겨우 숨을 돌리고 모래위에 벌떡 누워 버립니다.
웅이의 귀에는 아직도 종소리가 우엉우엉 울리고 있습니다.
“대앵 대앵 대앵 대앵 대앵……”
종소리는 먼 하늘로 하늘로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우리 엄마가 이 소리를 들을까?’
정말 선생님 이야기대로
하늘에 있는 엄마가 이 종소리를 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