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석이 치주염의 원인!
이번 달에는 예고해 드린 대로 치석과 치주염에 대해 조금만 더 학술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 째 그림 왼쪽 부분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붉게 손가락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 잇몸이고, 잇몸 왼쪽에 위아래로 길게 벽처럼 서있는 것이 치아 뿌리 쪽 표면입니다. 치아 표면에 시커멓게 치석이 부착되어 있는 게 보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치석이 잇몸 끝에서 치아 뿌리 방향으로 길게 부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잇몸 아래쪽에 생쥐가 좋아하는 치즈 모양의 잇몸뼈가 끝부분이 불규칙하게 파괴되어 있습니다.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치석이 치아 표면에서 뿌리 쪽으로 넓게 부착되어 있고, 잇몸뼈가 파괴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오른 쪽 부분에서는 기다란 이쑤시게같은 것이 치석을 긁어내고 있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치석은 치아 표면에 돌처럼 단단하게 부착되어 있는 이물질을 말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어떤 특정한 상황이 형성되면 치석은 치아 뿌리 방향으로(잇몸 속으로) 더 넓게 부착되게 됩니다. 이렇게 잇몸 속으로 치석이 많이 끼게 되면 잇몸뼈가 파괴되어 치주염의 상태가 됩니다. 잇몸뼈가 많이 파괴되어 치아 뿌리를 지탱해주는 물리적 구조가 손상되는 정도만큼 치아는 흔들리게 되어 씹을 때 시큰거리고, 잇몸에서 피가 납니다. 스켈링은 치석을 제거해서 치아 표면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을 말하지요. 그런데 잇몸 속으로, 치아 뿌리 쪽으로 깊게 부착된 치석은 스켈링으로는 제거할 수가 없습니다. 아파서 그렇게 할 수가 없지요. 스켈링으로 치아 표면의 치석을 제거하고, 이후에 마취주사를 놓고 잇몸치료를 합니다. 정확한 용어는 치주소파입니다. 그런데 잇몸에 놓는 주사는 근육에 맞는 예방접종보다 더 많이 아프기 때문에 잇몸치료는 상당한 고통을 이겨내야만 합니다. 현재까지는 뿌리 쪽 치석을 안 아프게, 쉽게 제거하는 방법이 없고, 향후 30-40년 이내로는 안 아픈 잇몸치료 방법은 개발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두 번 째 사진에서 보이는 치아는 큰어금니입니다. 치아 머리는 하나이고 뿌리가 두 개입니다. 두 개의 뿌리 중에 왼쪽 뿌리 표면은 붉은 피가 묻어 있고, 오른 쪽 뿌리는 어두운 갈색의 치석이 뿌리 끝까지 붙어있습니다. 치석이 뿌리 끝까지 부착됐다는 건, 잇몸뼈가 뿌리 끝까지 파괴돼서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어금니에서 하나의 뿌리는 건강하게 잇몸뼈가 살아있고, 다른 뿌리는 완전히 치석이 뒤덮는 정확한 이유를 현재의 치의학은 알지 못 합니다. 충치와 치석, 치주염을 연구하는 것이 치의학의 가장 중요한 연구분야인데 말이지요. 아직까지 암의 원인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 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인 것입니다.
이번 달에는 복잡한 내용을 짧은 글로 이해하시려니 참 힘이 들었을 것입니다. 다음 달에는 사진 속 어금니가 어떤 운명을 겪고 발치에 이르렀는지 그 파란만장한 여정을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