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와 지도자
6. 13 지방선거가 있는 유월,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인지 지난 석달이 숨 가쁘게 지난 듯하다. 각 정당별로 도지사, 시장 후보와 도의원, 시의원과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하느라고 생각하지도 못한 내홍을 겪기도 하고, 후보간 정당간 여론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들이 많이 엿보이는 시간들이었다.
말로는 ‘일꾼’을 뽑는다지만 실제로는 도지사와 도의원, 시장과 시의원, 교육감 등 작게는 내가 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시의원 역할에서부터 시와 도를 대표하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이 선거인 셈이다. 그러나 선거를 치르고 나면 반드시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고 그 선거의 지지율과는 무관하게 다수 득표자가 그 지도자의 역할을 거머쥐게 되는 셈이니, 절대다수의 지지율을 득한 후보를 제외하면 절반의 지지 아니 그 이하도 많지만, 어쨌든 많은 지지를 받은 사람이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는 지도자를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으며 지속적인 비판과 견제의 시각으로 일관하는 경향을 보이는 사람과 무리가 생기기 마련이고 꼬투리 하나 잘못이라도 생기면 그 것을 빌미로 다수의 시민이 선출한 사람을 밀쳐내리기에 급급한 것이 오늘 날의 선거의 뒷모습은 아닐지 모르겠다.
그런데 왜 자기가 선출한 사람을 지도자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것은 지도자(특정한 집단이나 사회를 앞장서 거느리고 이끄는 사람)가 가져야 할 권위와 품격, 그리고 사람들의 신뢰가 충분치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닌가 한다. 사람들은 늘 투표 하기전에는 후보들의 됨됨이를 두고 수 많은 논평을 쏟아내지만, 막상 선거장에 들어서면 “나 홀로 던지는 표가 무의미 하게 버려지는 사표가 되지 않게 ...”하는 마음으로 다수당이나 특정인에게 집중해서 투표를 던지는 소위 ‘투표장 변심’ 이라는 것도 있으니, 사람살이처럼 투표도 정한대로 뜻한 대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런 투표의 과정을 거쳐 선출된 지도자이기 때문일까? 아직도 우리 사회는 내 손으로 뽑은 지도자를 지도자로 인정하지 못하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것일지 모르겠다. 그런 불신을 씻어버리기라도 하듯 후보자들이 먼저, 엄격한 자기기준의 잣대를 스스로에게 적용하여 출사를 하기 전에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신독(愼獨)의 자세를 견지하고, 혹여 문제가 될성 싶은 사안이 있을 경우에 스스로 물러섬이 올바른 선택이 아닐까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 선거문화를 스스로 자정하여 수준을 높이자는 많은 시민들의 여론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일 것이다.
민주주의의 역사에서 선거가 지니는 의미는 두말 할 필요도 없이 가장 중요한 절차이고 권능을 부여받는 수권능력이며 권한을 행사하는 권력을 부여받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래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 일 것이다. 혹, 내가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고 해도 모두의 이익을 위한 선택을 하는 선거, 내가 속한 곳이 있어도 진정한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나만의 선거를 하는 순간, 나는 한 걸음 앞선 민주주의 도시의 시민이 되는 것이다.
나는 6월 13일 투표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