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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은 습관입니다!

 저희 치과에 치료받으러 다니시는 50대 남자분이 있습니다. 원색이 선명한 옷을 즐겨 입으시고 (빨간 바지까지) 활달한 성격의 아재입니다. 이 분이 치과에 오실 때마다 거울을 보여드리며 칫솔질이 안 된 곳을 설명드리고, 칫솔질 방법도 말씀드리기를 4 번 정도 했습니다. 처음 저희 치과에 오셨을 때보다는 칫솔질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현재 칫솔질 점수를 수. 우. 미. 양. 가. 로 구분하자면 미와 양 사이 정도 됩니다. 칫솔질을 정확히 하실 때까지 오실 때마다 설명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이제 더 이상 칫솔질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도 3번이 넘어가면 잔소리가 된다.”는 옛말도 있듯이 칫솔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설명하는 상황이 점점 유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6개월 후 정기 검진 받으러 오시면 칫솔질에 대해서 다시 설명을 할 예정입니다.

 60대 중반의 여자 분이 계십니다. 1년 전 항암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거의 모든 치아에 심한 충치가 진행돼서, 몇 개의 어금니는 뽑고, 3개의 어금니는 금니를 씌웠고, 나머지 대부분의 치아는 충치 먹은 부위를 갈아내고 때우는 치료를 했습니다. 항암치료 과정에 심각한 수준으로 충치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항암치료 과정에서는 특별히 칫솔질에 신경을 써야만 합니다. 이 분도 오실 때마다 칫솔질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거울을 보여드리며 칫솔질이 부족한 부위를 설명 드리기를 4-5번 반복했었지만 현재는 칫솔질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위에 남자분과 같은 이유로요. 특히 이 여자 분은 칫솔질을 정확히 해야만 하는 분인데, 속으로 안타까워하고만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충치가 모든 치아에 발생했고, 아무리 제가 잘 때워 놓았다 해도, 칫솔질이 안 되면 금방 충치가 다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칫솔질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먼저, 화장실에서 일회용 칫솔로 이를 닦고 진료실에 들어오시게 합니다. 그런 다음 제가 자세히 살펴봐서 칫솔질이 안 된 부위가 다면, 거울을 보여드리면서 치태를 긁어서 환자분의 눈으로 확인시켜드리게 됩니다. 그 다음에 저희 직원이 칫솔질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드립니다. 이런 과정을 2번이나 3번 정도 시행하면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칫솔질이 많이 개선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무리 보여드리고, 설명 드려도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제법 됩니다. 사춘기 반항하는 남자 아이의 경우에는 대화 자체가 어렵지요. 하지만 활달한 성격에 의사소통이 잘 되는 분들 중에서 칫솔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저희는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30년 동안 익숙해진 습관을 고치는 데에는 30년 세월의 무게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30년, 40년 동안 해오던 칫솔질 습관을 바꾸는 데에는 세월의 무게만큼 각성과 노력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겠지요. “누구나 다 하는 칫솔질, 대충하려면 쉬운 일이지만 정확히 하려면 매우 힘든 일입니다. 칫솔질 할 때마다 노력하고 훈련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세요!” 제가 매일 환자분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